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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산행

[2023-10-28] 부산 황령산 → 금련산 → 황령산 : 나들이 산길

황령산 → 금련산 → 황령산 : 나들이 산길

 

[산행 일시]  2023. 10. 28(토) 13:06~17:55(4시간 49분)

[날       씨]  맑음

[산행 인원]  성봉현

[접       근]  부전동(서면) → 부산진구 국민체육센터 : 도보

[이       탈]  부산진구 국민체육센터 → 부전동(서면) : 도보

[산행 시간]  부전동(13:06) → 부산진구 국민체육센터(13:30) → 황령산(14:18~16:05) → 금련산(16:32~16:36)

                  → 황령산(16:53~17:04) → 부산진구 국민체육센터(17:31) → 부전동(17:55)

[산행 지도]  1:50,000 부산(국토지리정보원 1:25,000 2013년 온맵 편집)

 

[구글 어스]

2023-10-28_황령산~금련산.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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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기록]

   9월 마지막 주의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부산 현장으로 내려왔으니 벌써 3주가 흘렀다. 부산으로 내려와서도 서울에 다녀오느라 주말에 시간이 나질 않았다가 이번주는 이곳에서의 시간을 보낼 수가 있었다. 하여 부산 현장으로 내려간다고 하니 황령산 야경과 이기대 해안길을 적극 추천하였던 학교 후배의 말이 생각나 숙소에서 지근거리에 있는 황령산을 다녀오기로 한다.

 

   서면 숙소에서 나와 휴대폰의 GPS 트랙 기록용 앱인 트랭글을 실행하고 등산이 아닌 걷기 종목으로 설정하고 시작한다. 초반 평지길을 걷나 싶었지만 전포역을 지나면서부터 고개를 드는 오르막길이 예사롭지가 않다. 부산진구 국민체육센터로 올라가는 찻길 역시 상당한 경사길인데 이런 길을 매일 다니는 지역 주민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걷다 보니 어느새 용해사 입구에 도착한다.

 

   황령산 가는 산길 초입을 몰라 잠시 헛갈리다가 잡목에 가려진 '황령산 둘레길 나들숲길' 안내판을 보고 그 옆으로 이어지는 희미한 산길로 발길을 옮긴다. 사람의 인적이 뜸한 것인지 별로 안 좋은 상태의 산길은 초반부터 가파르게 올라라 한다. 이렇게 급경사의 산길은 황령산 산마루에 올라갈 때까지 이어지는데 이에 보상이라도 해 주려는 듯 황령산 능선 상에서 보여주는 조망은 시원스럽기 그지 없다.

 

   올라선 능선 바위에서 지척에 있는 사자봉(400m)을 거쳐 내려가는 길은 '봉화대 아래' 이름표를 달고 있는 안부 사거리를 지나 다시금 계단길로 올라야 한다. 통나무로 정비된 오름길은 그리 길지 않지만 약간 가파른 길로 이어지다가 이내 완만한 흙길로 바뀌는가 싶으면 돌계단이 나온다. 이제 황령산 봉수대에 다다른 것이다. 돌계단을 올라 좌우 양방향으로 진행되는 길은 넓은 공터에 이르고 '황령산 봉수대' 안내판이 반겨준다.

 

   위편의 봉수대에 올라서면 사방으로 막힘없이 트이는 전망이 시원스럽다. 시청 방향으로 보면 태백의 매봉산(△1303.1m) 아래 백두대간 산줄기에서 갈라져 나온 낙동정맥이 다대포를 향해 달려가는데 나는 역으로 진행하여 산줄기 흐름을 시약산에서 백양산 방향으로 읽고 있는 중이다. 다만 미세 먼지인지 약간 뿌연 대기질 때문에 원경이 선명하질 못한 것이 아쉽다.

 

   황령산(△427m)의 삼각점[부산 422 / 2007 재설]을 확인하고 봉수대에서 내려와 황령산 전망쉼터로 발걸음을 옮긴다. 시멘트로 포장된 길을 따라 조금만 걸어가면 KBS와 MBC 황령산중계소가 나오고 그 옆쪽으로 넓은 데크의 전망쉼터가 있다. 이곳 역시 남해 방향으로 시원스럽게 펼쳐지는 풍광이 아름다운데 깊은 밤의 야경은 어떨까 궁금해진다. 금련산 방향으로 살짝 떨어진 곳의 암봉 구릉에 서 있는 정상석과 주변의 풍광을 눈에 담고서 11월 중순에 서울에서 내려올 아내와 작은애를 위해 아래편에 있는 주차장을 확인하러 내려간다.

 

   중계소 진출입용 도로를 따라 조금 내려가다가 왼쪽 계단길로 내려가니 이삼십여 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있다. 하지만 이미 빈 자리가 없을 뿐만 아니라 진출입로 상에도 주차되어 있는 것이 평상시 주차하기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주차장도 확인했으니 다시 전망쉼터의 블루뱅 카페 황령산점에서 차 한 잔 마시러 올라간다.

 

   블루뱅 황령산점은 아침 11시부터 익일 새벽 2시까지 영업한다고 한다. 전망쉼터 아래에 자리잡은 카페는 좋은 전망 때문에 빈 자리가 별로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예상 외로 여러 자리가 비어 있다. 차 한 잔 마시면서 남는 시간 어떻게 할까 망설이다가 금련산이 지척에 있으니 다녀오기로 한다. 제법 긴 시간을 보낸 카페에서 나와 황령산 정상석을 뒤로하고 금련산으로 향하는 산길을 내려간다.

 

   약간 경사진 내리막길을 따라 십여 분 조금 넘게 걸었나 보다, 왼쪽의 연산동에서 오른쪽 남천동 방향을 연결하는 차도에 내려선다. 왕복 2차로의 도로를 통행하는 차량이 심심찮게 보인다. 도로 건너편의 산길로 들어가니 한 사람만 지날 수 있는 좁은 산길인데 이곳으로는 잘 다니지 않는 것 같다. 카카오맵으로 길을 확인하면서 오르락내리락 서너 번 하고 나니 이제 오른쪽 오르막길로 가라고 한다. 이곳 부산의 지형은 바닷가라 완만하겠거니 생각했던 것과 달리 경사진 오르막길이 많다. 금련산 오르는 길은 그리 길지 않은데 한순간 평지같은 느낌이 드는 갈림길을 만난다.

 

   금련산(412.1m) 정상에는 kt 금련산중계소가 있어 올라갈 수가 없어 [국가지점번호 마라 4520 8638] 표지판 아래 누군가 '금련산 415m'라고 적은 코팅지가 매달려 있고 조금 떨어진 곳에는 '광안동 금련산 413.6m / 부울경트레일러' 팻말도 보인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정상으로 올라가 보지만 역시나 펜스 철망이 길을 가로막는다. 되돌아 내려와 올라왔던 길 대신에 도로 방향으로 내려간다.

 

   도로를 따라 황령산에 걸린 석양을 보다 보니 어느새 내려왔던 지점에 도착한다. 황령산으로 향하는 오르막길은 조금 전에 내려왔다고 낯설지 않고 쉬엄쉬엄 올라서니 저녁 해가 흐릿한 하늘선 너머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 지금 시간부터 야경을 보려면 너무 긴 시간을 보내야 할 뿐만 아니라 숙소로 내려가는 길이 아직은 익숙치 않아 다음으로 기약하면서 황령산 정상석과 눈인사만 나눈 후 봉수대 방향으로 발걸음을 이어간다.

 

   다시 도착한 봉수대 아래에 있는 황령산전망대에서 낙동정맥의 산줄기와 부산 시가지를 훑어보고 숙소로 향한다. 사자봉에서 왔던 길을 복습하듯이 역으로 진행하는 산길을 벗어나 새로운 곳으로 내려가는데 아무래도 방향이 너무 틀어진다. 하여 올라왔던 방향으로 내려가기로 한다. 올라올 때처럼 경사진 내리막길을 딛는 발걸음이 조심스럽다. 그렇게 한참을 내려갔다고 생각들 즈음 용해사로 이어지는 산길 초입부에 내려서서 산길 입구에 세워진 '황령산 나들숲길' 안내도를 살펴본다.

 

   황령산 올라가는 산길도 가팔렀지만 부산진구 국민체육센터에서 내려가는 찻길 역시 거친 경사길이다. 이제 도로를 따라 내려가는 길만 남았으니 천천히 걷는다. 그렇게 전포역이 있는 전포동부산은행앞사거리를 건너 서면에 도착하니 '2030 부산의 청춘' 축제로 시끌벅적하다. 내가 있는 숙소와는 도로 하나 차이인데 분위기는 완전 딴판이다. 젊은 청춘들과 부딪히면서 서면로에 도착하여 트랭글 앱을 종료함과 동시에 짧았던 나들이 산길을 끝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