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팀 합동 산행-33] 아미산 : 아름다운 바위 능선 그리고 깊게 내려가는 산비탈길
[산행 일시] 2023.04.23(일) 10:32~15:45(5시간 13분 // 산행 시간 : 4시간 8분 / 휴식 시간 : 1시간 5분)
[날 씨] 흐림
[산행 인원] 17명(서울팀 4명, 대구 참사랑산악회 13명 / 이하 존칭 생략)
(서울팀) 시인마뇽, 하이맛, 범솥말, 성봉현
(대구팀) 차수근·박금선, 임상택, 박영홍, 기경환, 차성섭·나경숙, 박상훈·최미애, 정강재·김신자, 김형득, 권재형
[지형도 명] 1:50,000 화북(국토지리정보원 1:25,000 2013년 on-Map 편집), 부산일보사 '군위 아미산' 지도
[접 근] 서울역 → 동대구역 : 열차(KTX) / 동대구역 → 아미산 주차장 : 대구팀 전세버스
[복 귀] 아미산 주차장 → 동대구역 : 대구팀 전세버스 / 동대구역 → 서울역 : 열차(KTX)
[산행 시간] 아미산 주차장(10:32) → 앵기랑바위(11:10~11:15) → 큰작사골 삼거리(12:03) → 590능선 안부(12:06~12:21)
→ 절골 삼거리(12:24) → 무시봉(12:40~12:42) → 680능선(13:00~13:35) → 아미산(13:45~13:50)
→ 밭미골 삼거리(13:58) → 병풍암(15:04) → 380능선 삼거리(15:14~15:17) → 대곡지(15:35) → 아미산 주차장(15:45)
[산행 지도]
[구글 어스]
[산행 기록]
한낮 뿐만 아니라 그 열기가 저녁까지 느껴지는 사월의 시간도 흘러가 어느덧 네 번째 일요일이 낼모레다. 나이를 먹을수록 빠르게 흘러가는 것이 시간이라 그랬나, 지난 해 시월의 만남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사월의 후반부에 들어선 것이다. 제2의 인생을 이어가는 직장 근무지가 화성시에 있어 금요일 밤늦게 도착한 서울 집, 서둘러 배낭을 꾸린 후 짧은 잠을 잤나 보다. 이른 아침 신내동에서 출발하여 서울역에서 독립군 회장님과 고문님을 만나 동대구로 향한다.
두어 시간을 달려준 KTX 열차는 동대구에 도착하고 언제 보아도 반가운 대구참사랑산악회 회원들과 만난다. 이번 합동 산행은 원래 서울에서 하려고 했지만 생각지 못한 해프닝으로 졸지에 군위에 있는 작은 암산인 아미산으로 바뀌었다. 아미산, 그 이름이 특이하여 산행 전 선답자의 산행기를 검색해 보니 설악산의 축소판이라는 글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래서인가 작은 설레임으로 들뜬 기분인지 대구팀의 전세 버스는 가볍게 순간 이동하여 삼국유사면에 있는 주차장에 도착한다.
버스에서 내려서 보는 아미산 들머리에 솟아오른 뾰족한 암봉이 예사롭지가 않다. 그 뒤로 이어지는 능선은 평범하게 보이는 것과 달리 상당히 위압적이지만 사람들 가는 길이니 어련할까 하면서 원점회귀하는 산행을 시작한다(10:32).
거의 말라붙은 개울 위 아치형의 나무 다리를 건너서 암봉 아래에 있는 기도터(?)를 살펴보고 계단길을 오른다. 짧지만 약간 경사진 오름길은 금방 끝나는데 조금 전 주차장에서 보았던 송곳처럼 솟아오른 바위 아래에 도착한 것이다(10:41). 그 모습이 송곳처럼 보여서인지 부산일보에서 발행된 아미산 등산지도에 송곳바위라 표시되어 있다. 등산로는 송곳바위를 넘는 것이 아니라 왼쪽에 두고서 지나가지만 대구팀 임상택 대장이 그 바위에 올라가 있어 우리도 올라 본다. 주차장에서 보는 것과 달리 등산로에서 올라가는 길은 그리 높지도 않을 뿐더러 의외로 수월하다.
가야 할 능선을 대충 훑어본 후 송곳바위를 내려와 앞선 일행들을 따라 나무 계단길로 오른다. 대구참사랑산악회 임상택 대장 말에 의하면 한참 전에는 등산로가 지금처럼 정비되질 않아 거칠었다고 한다. 이후 아름아름 유명세를 타면서 정비된 것인지 그냥 동네 뒷산처럼 편한 산길이다. 완만하게 오르는 산길에서 물기가 없는 척박한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예쁜 소나무가 잠시 쉬어가라 유혹한다(10:41). 사진 한 장 찍고 조금 더 올라가면 2봉으로 부르는 곳인지 두루뭉술한 바위가 자리잡은 구릉이다(10:56).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줄이 설치된 등산로는 바로 앞쪽으로 솟아오른 바위 구릉을 향한다. 주차장을 내려다본 후 암질의 등로를 따라 걷는데 조금 전에 보았던 것으로 추측되는 바위 방향으로는 안전로프가 가로막고 있으며 '낙석주의' 팻말이 아래로 우회하는 길을 따르라 묵시적으로 표현하고 있다(10:58). 전에는 바위를 넘어섰을 것 같은데 지금은 안전상의 이유로 우회로를 만든 듯하다.
오른쪽 아래로 살짝 내려섰다가 올라가면 '마당바위0.1km'라 표기된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가 나온다. 조금 전에 보았던 바위가 '앵기랑바위'인지 직진하면 0.1km지점이라 한다(11:00). 앵기랑바위 방향으로 조금만 더 올라가면 또 삼거리인데 앵기랑바위로 올라가도 다시 이 지점으로 내려와 산허리를 돌아가는 직진하는 길을 따라야 한다(11:06).
앵기랑바위를 향해 올라가니 '앵기랑바위의 유래' 안내판이 있고 그 너머로 뭉뚝한 모습의 바위 봉우리가 보인다(11:07). 안내판 너머의 앵기랑바위 정상까지 올라가는 것이 위험하다는 여론에 중간부까지만 올라서니 아미산을 향해 가야 할 능선길이 시원스럽게 보인다. 지형도 상 아미산으로 표기된 402.4봉(부산일보 사의 등산지도에는 4봉)의 암봉으로 오르는 계단길 그리고 무시봉을 거쳐 아미산의 모습이 잘 보인다. 잠시나마 조망을 즐긴 후 다시 내려와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로 복귀하여 큰작사골 삼거리 방향의 산길을 따른다(11:16).
데크 계단길의 왼쪽으로 병풍처럼 생긴 바위를 보면서 올라서서 앵기랑바위를 다시 보니 뭉툭한 바위 위에 작은 돌덩이들을 얹저놓은 모습처럼 보인다. 계속해서 데크 계단길을 따라 올라선 바위 구릉이 402.4봉이나 보다(11:26). 앵기랑바위를 다시 한번 더 보고서 아미산을 향한 발길을 이어가는데 '현위치 NO.1 구조위치' 표지목이 나온다(11:28).
이제부터는 암릉길이 아닌 육산의 능선으로 이어지는 듯한 분위기의 산길을 따라 걷는다. 나뭇가지들로 시선이 가리는 산길은 조금씩 고도를 올려가다가 절골 삼거리와 대곡지로 분기되는 삼거리를 만나는데 이정표에는 이곳을 '큰작사골 삼거리'라 하고 있다(12:03). 절골 삼거리 방향으로 603봉을 우회하여 올라가니 앞서간 일행들이 나무 장의자가 있는 곳에서 휴식을 하면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12:06). 590능선의 완만한 안부 상에 의자가 있는 곳으로 이곳에서 간단한 간식거리를 먹으면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움직인다(12:07~12:21).
절골 삼거리 방향으로 진행하는 산길은 완만히고 아직 흐릿한 분홍색의 진달래 같은 꽃이 남아 있는데 연달래라고 한단다. 서너 가지에 남아 있는 연달래를 보면서 기경환 님과 함께 후미에서 천천히 걷는 발걸음은 무시봉과 병풍암 삼거리로 분기되는 절골 삼거리에서 왼쪽의 무시봉 방향으로 진행한다(12:24). 산행의 끝부분인 대곡지를 지나면 병풍암 삼거리 방향으로 길이 이어지는데 이 지점으로 내려서는 길인 듯하다.
후미에서 천천히 걸어가다 보니 선두와 꽤 많이 떨어진 것 같지만 오늘 산행길이 짧으므로 바삐 서둘러야 할 이유가 없다. 산행 초입의 가파른 길과 달리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길은 작은 돌탑 위에 정상석이 세워진 무시봉(667.4m)에 도착한다(12:40). 무시봉 역시 나무들로 조망이 가려 약간 답답한 느낌이 드는 능선 구릉이다. 그런데 봉우리 이름이 왜 무시봉인지 궁금하지만 찾아볼 수 없기에 아미산으로 발길을 옮긴다.
야트막한 내리막길에 정면으로 보이는 저 앞쪽의 봉우리가 아미산이나 보다. 아미산으로 내려가는 능선 상에서는 왼쪽으로 약간의 조망이 트이면서 2014년 4월에 15차 합동산행을 했던 면봉산과 보현산이 흐린 하늘 아래에서 하늘선을 그리며 반갑다고 인사를 건네온다. 완만한 육산같은 산길을 따라 봄을 맞이하는 연초록색 나뭇잎들의 기운을 온몸으로 받으면서 걸어가는데 다소 넓은 장소에 어디에서 온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꽤 많은 산객들이 점심 식사하는 장소를 지난다. 그래서인가 앞서간 선두와의 간격이 줄어든 것인지 목소리가 들리는가 싶었는데 아미산을 지근 거리에 둔 680능선 상에 우리 팀도 점심을 먹으려 자리를 펼치고 있는 중이다(13:00).
언제나 풍성한 먹거리를 챙겨오는 대구참사랑산악회 회원님들의 식탁에 오늘도 밥만 준비한 채 무임승차를 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그랬나, 진수성찬을 음미하도록 지나가는 산객이 없는 호젓한 식사 시간을 끝내고 자리를 정리한다. 조금 전 지나쳤던 단체 산행팀은 아마도 우리와 역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인지 그들의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머물렀던 자리를 아니온 듯 정리하고서 지척에 있을 아미산을 향해 다시 출발한다(13:35).
별 기복이 없는 산길에서 만나는 위치 표지목에는 '현 위치 NO.3 구조위치'라 표기되어 있고 등로에는 썩지 않은 참나무 낙엽이 널려 있다. 다시금 왼쪽으로 조망이 트이면서 보이는 보현산과 면봉산에 눈길을 주면서 걷다 보니 밋밋한 능선 구릉인 아미산(737.3m)에 도착한다(13:45). 이곳도 무시봉처럼 작은 돌탑 위에 정상석이 올려져 있을 뿐 달리 특별한 것이 없는 그냥 그저 그런 육산의 봉우리이다.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하산길을 재촉하는 발걸음으로 선두가 떠나 버린 아미산 정상의 모습을 휴대폰에 담고서 뒤따른다(13:50).
국가지점번호 '마마 2234 9624' 표지판이 붙어 있는 이정표의 방가산 방향으로 내려간다. 왼쪽 사면으로 완만하게 내려가는 길 앞쪽으로 엇비슷한 높이로 보이는 저 구릉이 방가산인 듯하다. 오늘 합동산행 경로는 주차장으로 원점회기하는 산행이므로 저 방가산은 눈으로만 살펴보다 보니 '밭미골 삼거리'라 새겨진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을 만난다(13:58). 방가산은 지금 걸어온 산길을 따라 왼쪽으로 진행하면 1.8km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고 이정표가 알려주지만 아무런 표시가 없는 오른쪽으로 살짝 올라가는 길로 앞서간 선두를 따른다.
돌들이 듬성듬성 박혀 있는 내리막길에 낙엽마저 수북한 산길이 다소 급해지는가 싶더니 오른쪽으로도 길이 있는 곳을 만난다(14:25). 기경환 님이 우리는 오른쪽 길이라 하지만 바로 앞의 전망 바위에 내려서서 저 멀리 서북쪽으로 펼처지는 풍광을 잠시 헤아린다. 산 정상부에 군시설물을 이고 있는 팔공산이 눈에 제일 먼저 띠고 아름아름 산줄기를 따라 각 봉우리의 이름을 불러 본다. 그렇게 독립군 회장님인 범솥말 선배님과 짧은 시간의 조망을 끝내고 갈림길로 돌아가서 왼쪽으로 급하게 내려가는 길을 이어 간다.
이곳의 해발 고도는 약 590m이고 병풍암의 해발 고도는 약 350m이니 240m의 높이를 낮추어야 하는급한 내리막길이다. 그만큼 가파른 능선이라 그런지 산등성이로 내려가질 못하고 사면을 이리저리 에돌아가는 산길이 조심스럽기만 하다. 그렇지만 중간중간 간간이 트이는 조망은 멀리 팔공산을 보여 주고 그 앞쪽으로 풍력 발전기도 보이는데 저기가 어디인지 휴대폰으로 검색해 본다. 휴대폰의 오룩스 맵의 설정이 잘못되었는지 실행이 되질 않아 카카오맵으로 검색하니 군위군의 화산(828.1m)으로 추정된다.
짧은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급경사의 내리막길이라 그런지 30여 분을 내려서서야 병풍암 안내판이 있는 임도를 만난다(15:02). 왼쪽으로 가면 병암지(屛岩池)로 연결되는 임도로 우측 5시 방향으로 내려가면 마른 개울인 절골을 건너 병풍암이 나온다(15:04). 개울가 안부에 자리잡은 병풍암은 어느 깊은 산골의 민가같은 형태라 처음 볼 때에는 일반 민가인지 알았는데 갑자스레 나타난 산객들의 소리를 들었는지 주지 스님(?)이 나와 병풍암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급하게 내려섰다고 다시금 거칠게 올라가는 산길은 능선에 올라서니 오른쪽으로 절골 삼거리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있다(15:14). 100m의 거리에 고도차 40m를 올려서 도착한 안부 사거리인데 왼쪽은 송이채취 지역이므로 입산을 금지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잠시 숨을 고르고 대곡지까지 1.4km라고 새겨진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계곡을 향해 내려간다(15:17).
대곡지를 향해 내려가는 능선길 역시 경사가 제법 가파른데 그래서인가 직접 내려가질 못하고 좌우로 왔다갔다 하면서 이어진다. 내려가는가 싶으면 살짝 올라서기도 하는 산길이지만 고도를 낮추면서 '현위치 No.7' 구조위치 표지목 앞의 작은 나무 다리를 건넌다(15:29). 절골 삼거리로 분기되는 안부 능선 갈림길에서 대곡지까지 1.4km라는 이정표의 거리가 맞나 싶을 정도로 한참을 걸었다고 생각들 즈음 만나는 또 다른 이정표에는 '주차장 0.8km / 20분이'라고 되어 있다(15:33).
그렇게 멀게만 느껴지던 대곡지는 이정표를 지나자마자 나타난다(15:35). 이름과 달리 그리 크지 않은 대곡지를 굽어보는 소나무 한 그루가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어 기경환 님과 범솥말 회장님 그리고 나도 사진 한 장을 담고서 얼마 남지 않은 주차장으로 발걸음을 이어간다. 대곡지의 둑방을 지나자마자 큰작사골 삼거리로 연결되는 나무 계단길이 나오는가 싶으면 앞쪽으로 주차장이 보인다. 말라버려 건천처럼 느껴지는 위천의 가장자리를 따라 아침에 출발했던 송곳바위 아래의 아치교를 건너 주차장에 도착하여 짧지만 암봉의 바윗길 그리고 육산의 능선길을 걸어 원점회귀한 33차 합동 산행이 끝났다(15:45).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바쁘게 걸었을 선두의 여성 회원님들의 바쁜 손놀림에 아미산 능선에서의 점심 상차림도 푸짐했었는데 이곳 주차장에 있는 팔각정에서 하산 뒤풀이 역시 진수성찬이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하다고 했는데 올해로 12년차를 맞이하는 대구팀 합동 산행, 그 긴 시간만큼이나 끈끈한 정이 담긴 담소는 끝이 없을 듯하다. 하지만 우리 서울팀의 열차 시간을 맞추기 위해 못다 한 이야기는 다음으로 기약하면서 자리를 정리하고 동대구역으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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