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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팀 합동 산행

[2022-10-23] 대구팀 합동 산행-32_북한산 비봉 : 깊어가는 가을색 속에서의 짧은 산길

[대구팀 합동 산행-32] 북한산 비봉 : 깊어가는 가을색 속에서의 짧은 산길

 

[산행 일시]  2022.10.23(일) 10:35~14:30(3시간 55분)

[날       씨]  맑음

[산행 인원]  14명(대구 참사랑산악회 11명, 서울팀 3명 / 이하 존칭 생략)

                  (대구팀) 차수근, 임상택, 차성섭·나경숙, 박상훈·최미애, 김칠곤·조순희, 정강재·김신재, 권재형

                  (서울팀) 시인마뇽, 하이맛, 성봉현

[접       근]  신내동 → 이북5도청 : 시내버스/지하철/시내버스 환승

[이       탈]  청와대 영빈문 → 경복궁역 : 도보 / 경복궁역 → 신내동 : 지하철/시내버스 환승

[산행 경로]  이북5도청(버스 정류장, 10:35) → 비봉탐방지원센터 → 금선사 입구 → 비봉 → 사모바위 → 헬기장

                  → 승가사 입구 → 승가공원지킴터 → 구기치안센터(14:30)

[산행 지도]  1:50,000 서울(국토지리정보원 1:25,000 2013년 on-Map 편집), 국립공원공단 홈페이지 탐방 안내도

 

[구글 어스]

2022-10-23_대구팀_32_북한산 비봉.gpx
0.24MB

 

[청와대 관람 안내도]  '청와대, 국민 품으로' 홈페이지 참조

 

[산행 기록]

   오늘은 십이 년 전 걸었던 산길을 따르다가 사모바위에서 끝내고 올라왔던 짧은 길을 되돌아가서 승가사 방향으로 내려간 후 구기치안센터로 하산하는 일정의 합동 산행을 하는 날이다. 신내동 집을 나서서 만나는 아침 공기가 약간 차갑다는 생각이 들지만 오후에는 더울 것이라는 예보를 믿으며 버스와 지하철 그리고 다시 버스를 이용하여 이북5도청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빨리 도착하였다. 이곳은 일주일 전에 왔을 때나 지금이나 단풍의 변화는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산줄기 능선에는 얼마나 더 단풍색이 짙어졌을려나.

 

   시인마뇽 고문님과 하이맛 고문님을 만나고 유턴하는 시내버스들을 보면서 대구팀의 전세버스가 오기만을 기다린다. 기다리는 시간마저 즐거운 만남의 일부라고 생각하니 지루하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데 구기치안센터에서 올라오는 노랑색 버스, 그리고 시내버스의 유턴 지점에 도착한 버스에서 내리는 얼굴들을 보니 벌써 육 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는 것이 새삼스럽다. 한 명 한 명 인사를 나눈 후 기사님과 하산 시 만날 구기치안센터 위치를 알려주고서 이북5도청으로 향한다.

 

   짧은 거리에 있는 이북5도청 정문 앞에서 오늘의 일정을 간략하게 설명한 후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도로를 따라 오른다. 오늘 산행은 범솥말 회장님의 개인사로 서울 독립군은 세 명이고 대구 참사랑산악회 회원님들이 열한 명이니 모두 열네 명이다. 그런데 인원수를 헤아릴 때마다 한 명이 부족하다. 하지만 다시 헤아리면 열네 명이니 오늘은 하루 종일 돼지 한 마리의 수난같은 날이 되리라고 이때까지는 아직 몰랐다.

 

   이북5도청에서 이어지던 도로가 끝나고 비봉탐방지원센터 앞의 탐방객 계수기를 지나면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된다. 푸르던 녹색 이파리들이 어느새 그 색을 잃어버린 채 누르스름한 빛을 발하는 산길을 보면서 오르는 발걸음이 가볍다. 오르막길에 만나는 금선사 목정굴 분기점에서 목정굴 탐방팀과 비봉으로 향하는 팀으로 나뉘어 진행한다. 상대적으로 발걸음이 늦은 회원들은 자연스레 비봉으로 향하는 돌길을 계속 올라가는 중이다.

 

   쉬엄쉬엄 오르다 보니 목정굴을 다녀온 회원들과 다시 합류되고 깊어가는 계곡 능선의 단풍과 함께하는 산길은 향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안부에 올라선다. 향로봉 방향에서 오는 산객들과 함께 시야를 벗어난 선두는 어디쯤 가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마지막 후미와 함께 비봉으로 향한다. 사모바위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만나는 비봉은 이제는 위험 지역이라 하면서 통제를 하기 위한 국공단 초소가 있고 조금 돌아서 올라서면 비봉으로 올라설 수 있는 또 다른 암릉길이 나온다. 비봉에 올라간 일행들을 찾아 올라가니 이미 정상의 진흥왕 순수비를 보고 중턱까지 내려와 있어 합류하여 함께 주변을 조망한다.

 

   진흥왕 순수비는 신라 진흥왕이 개척한 국경 지역을 순수(巡狩)하면서 그 기념으로 각지에 세운 비석으로 대부분은 자연석에 해서체로 음각한 것이다. 현재까지 발견된 것은 경상남도 창녕의 창녕첩경비, 북한산 소재 북한산순수비, 함경남도의 황초령순수비, 함경남도 이원의 마운령순수비 등이다. 이 비석들은 신라의 관제·신분제·사회 조직을 파악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사적인 가치를 지닌 비석이다.

    북한산비는 비봉에 위치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국립중앙박물관에 보존되어 있으며 현재 비봉에 세워진 것은 실물 크기로 복제한 모조비이다. 북한산비는 높이 약 168cm, 너비 약 76cm의 크기이다. 이 비석은 추사 김정희에 의해 진흥왕 순수비로 확인되었는데, 비문은 해서체와 예서체의 중간쯤 되는 서체로 2줄, 각 줄 32자씩을 새겼다. 내용은 황초령·마운령비와 거의 비슷한데 진흥왕의 영토 확장을 찬양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이 비는 568년에서 569년 사이에 세워진 것으로 보인다.

   진흥왕 순수비 북한산비는 1962년 국보 제3호로 지정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의 내용을 편집하였음]

 

   오늘 산행 코스가 순수한 북한산이었다면 앞쪽으로 보이는 보현봉을 경유하여 구기팀방지원센터나 형제봉 방향으로 하산할 수도 있었겠지만 오후에 청와대 관람이 예약되어 있어 눈으로 보는 것으로 만족하면서 비봉에서 내려간다. 정규 탐방로 입구로 다시 내려와 지근 거리에 있는 사모바위로 향한다. 일주일 전보다는 조금 더 가을색으로 물든 단풍길을 걸어가는데 일요일이라 그런지 제법 많은 산객들로 북적거린다. 그렇게 쉬엄쉬엄 걸어서 도착한 사모바위, 북적거리는 인파를 피해 점심먹을 만한 장소를 찾아보지만 마땅치 않아 바로 아래편에 있는 헬기장으로 내려가 대구 참사랑산악회 회원님들이 준비한 푸짐한 먹거리로 느긋한 점심을 먹는다.

 

   햇볕이 따갑다고 느껴질 즈음 머물렀던 자리를 정리하고 승가사를 경유하는 하산길을 준비한다. 그런데 누군가 조용히 내 옆에 다가서는데 고개를 들어 얼굴을 보니 생각지도 못한 사니조은 님이다. 북한산의 많은 산길 중의 하나인 비봉능선에서 이렇게 우연히 마주칠 줄을 몰랐는데 조금 빨리 만났더라면 같이 점심을 먹을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도 잠시 대구팀 일행들과 함께 움직여야 할 시간이라 간단한 이야기만 나눈 후 헤어진다.

 

   헬기장 바로 아래 있는 1.21 사태 시 무장 게릴라들의 숙영 장소였던 V형 동굴을 잠시 둘러보기로 한다. 1.21 사태란 1968년 1월 21일 북한 민족보위성(民族保衛省) 정찰국 소속의 무장 게릴라 31명이 청와대를 습격하기 위하여 서울 세검정고개까지 침투하였던 사건이다. 하지만 무장 게릴라들이 세검정고개의 자하문을 통과하려다 비상근무 중이던 경찰의 불심검문으로 총격전이 발생하였다. 총격전으로 도주하였던 무장 게릴라들 중 29명은 사살되었고 1명은 생포, 1명은 북한으로 도주하였는데 이를 계기로 정부는 북한의 비정규전에 대비하기 위한 향토예비군을 창설하였다. 또한 대통령 경호를 강화하기 위하여 인왕산과 북악산, 청와대 앞길까지 일반인의 통행이 금지되었다.

 

   헬기장 바로 아래 있는 좁은 V형 동굴 안에는 당시 무장 공비의 밀랍 인형 두 개가 있다. V형 동굴을 둘러보고서 원점으로 돌아와 비봉에서 사모바위로 이어지는 능선 안부에서 왼쪽 승가사 방향으로 내려간다. 일주일 전 답사하였을 때 공사를 하였던 나무 계단이 마무리되어 경사진 내리막길이 조금은 수월해진 듯하다. 짧은 내리막길이 끝나는 사거리에서 승가사로 가는 회원들과 구기터널 방향으로 먼저 하산하는 회원들로 나뉘었다. 이제 도로를 따라 마냥 내려가기만 되는 길을 내려가는 회원들을 보면서 승가사를 둘러보러 간 회원들과 다시 만나 앞서간 일행들을 따라 내려간다.

 

   시멘트로 포장된 도로는 경사도 급하고 포장 상태도 별로 좋지를 않은데 그나마 오늘은 불자들의 왕래가 없어 오롯이 걸어 내려갈 수가 있어 좋은 것 같다. 가을의 막바지 끝물 단풍을 보면서 얼마나 내려갔을까, 출입문이 닫힌 승가공원지킴터를 지나 빌라촌의 도로에 내려서고 차도를 따라 계속 걷는다. 구불구불 돌아가는 도로도 끝나면서 아침에 지나왔던 구기치안센터에 도착하니 대구팀 전세버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예상했던 시간만큼 소요되었던 대구팀과의 합동 산행을 여기서 마무리하고 청와대 관람을 위하여 버스로 이동한다.

 

   구기치안센터에서 십여 분 소요되어 도착한 청운효자동, 주차할 곳도 없을 뿐더러 전국에서 몰려온 버스와 관람객들로 청와대 인근은 말 그대로 북새통이다. 그나마 다행히 사전 단체 관람 예약을 하여 수월하게 청와대 영빈문으로 입장하였지만 많은 인파에 밀려서 둘러보는 청와대는 관람을 한 것인지 아니면 사람 구경을 온 것인지 헛갈린 채 춘추문으로 나오게 되었다. 이후 인근의 식당에서 산행 마무리 행사를 하고 다음 산행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면서 대구로 향하는 회원님들과 작별 인사를 나눈다.

 

   대구 참사랑산악회 회원님들, 오늘 일정은 무언가 부족한 듯 허전하였으리라 생각되는데 양해를 구합니다. 그럼 이번 겨울도 잘 보내고 내년 봄에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