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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제주 올레길

[2021-11-13] 제주도 한 달 살기_16일차 : 제주올레 2코스(광치기해변 → 온평포구)

[2021-11-13] 제주도 한 달 살기_16일차 : 제주올레 2코스(광치기해변 → 온평포구)

 

[탐방 장소]  제주올레 2코스 : 광치기해변 → 온평포구

[현       황]  총 길이 : 15.6km,  소요 시간 : 4~5시간,  난이도 : 중

                  초반에는 물길이 이어지다가 중반쯤 오름을 오른다.

                  오름 앞·뒤로는 호젓한 산길로 그늘이 깊으므로 두 명 이상이 짝지어 가는 것이 좋다.

[탐방 일시]  2021.11.13(토) 09:34~14:10(4시간 36분 // 제주올레 : 4시간 7분 / 휴식 : 0시간 29분)

[날       씨]  맑음 / 구름 보통

[탐방 인원]  성봉현

[접       근]  정혜재활원(공업단지 복지회관) → 비석거리/비석거리 → 광치기해변 : 612번/201번 버스 환승

[복       귀]  온평포구 → 온평초교 : 도보 / 온평초등학교 → 비석거리/비석거리 → 정혜재활원 : 201번/612번 버스 환승

[탐방 시간]  광치기해변(09:34) → 내수면 둑방길(09:48) → 식산봉(10;16~10;20) → 오조리 종합복지회관(10:38)

                  → 제주 동마트(중간 스탬프, 11:10~11:12) → 성산읍노인복지회관(11:20) → '대수산봉' 간세(11:44~11:46)

                  → 대수산봉(11:56~12:07) → 현재지점 9.0km(12:28) → 현재지점 11km(13:00) → 혼인지(13:24~13:34)

                  → 상동교차로(1132번 지방도, 13:53) → 온평포구(14:10)

[지도]  사단법인 제주올레 홈페이지(https://www.jejuolle.org)의 '2020 제주올레 국문가이드북(1) (업데이트 : 2020.6)' 편집

 

[구글 어스]

2021-11-13_제주올레 2코스_광치기해변~온평포구.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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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기록]

   오늘도 정혜재활원 버스 정류장 앞에서 한라산의 화구벽을 보는 것으로 하루의 일정을 시작하는데 눈 덮인 한라산의 모습은 아무리 보아도 실증이 나질 않는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아침 7시 40분에 도착한 612번 버스를 타고 비석거리에서 하차 후 201번 간선버스로 환승해 광치기해변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9시 20분이다. 올레 스탬프 박스가 있는 해변으로 이동하여 복장을 추수리고 시작점 스탬프를 찍고서 온평포구를 향하는 2코스를 시작한다.

 

   시작점 스탬프 박스에서 출발하면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힌 안내판이 보인다. '2007년부터 시작된 제주올레는 정부나 기관의 운영비 지원이나 길의 입장료를 받지 않으면서, 걷는 사람과 길위에 사는 지역민 그리고 길을 내어준 자연이 모두 행복한 길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비영리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후원자의 관심과 응원으로 지켜집니다.' 안내판을 지나 도로에 올라서서 몇 걸음 걸어가면 만나는 횡단보도를 건너고 도로 건너편의 해마루 식당이 보일 즈음 5시 방향으로 틀어가는 올레길은 노란 유채꽃밭을 우측에 두고 내수면 둑방길로 이어진다. 간세의 안장에 적힌 '내수면' 안내문은 '조선 말기에 보를 쌓아 만든 논은 늪지대로 변했고, 새마을사업으로 조성한 8만 평에 달하는 양어장 역시 거의 버려진 상태지만 독특하고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준다.'라고 적혀 있다.

 

   거울처럼 비치는 수면에 점점이 떠 있는 오리들과 하얀 눈모자를 쓰고 있는 한라산의 모습이 아름답기만 하다. 내수면 둑방길 좌측으로는 버려진 양어장이고 우측으로는 성산일출봉의 모습이 수면에 반영되어 올레꾼의 눈길을 잡고서 놓아주질 않는다. 딱딱한 시멘트 길이 부드러운 흙길로 바뀌는가 싶으면 전망 데크가 나오고 내수면의 가장자리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왜가리 한 마리가 보는 눈을 즐겁게 한다. 흙길이 끝나고 다시 시멘트 도로로 이어지는 올레길은 오조리포구를 지나 식산봉으로 연결되어 있다.

 

   제방같은 다리를 건너면 식산 근린공원 안내판이 있는데 그 우측의 나무 계단으로 오 분여 올라서면 전망대가 있는 식산봉(58.6m) 정상이다. 전망대에 올라서니 일부 나무들이 조망을 가리지만 그래도 성산일출봉과 우도 그리고 가야 할 대수산봉이 잘 보인다. 성산포항 방향의 아래편 마을인 듯한 곳에서 들려오는 괭가리와 징소리 등에 떠밀려 전망대에서 내려와 계단길을 내려가서 대나무 숲을 지나니 조금 전 식산 근린공원 안내판이 있던 곳에서 좌측으로 오면 만나게 되는 지점이다.

 

   내수면을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가는 산책로는 나무 데크 다리를 건너 족지물을 만난다. 검은 대리석에 새겨진 내용을 보면 '위쪽은 여자탕, 아랫쪽은 남자탕으로 구분 사용하였으며 맨윗쪽은 채소를 씻기도 하고 음용수로도 사용하였다'라고 되어 있는데 오조리는 제주에서 네 번째로 용천수가 풍부한 마을이라고 한다. 제주도 여느 마을과 같이 돌담 사이로 나 있는 골목길은 오조리 종합복지회관을 지나고 제법 굵은 나무가 만드는 그늘진 곳의 돌담에 의자가 있고 그 위편에 '좀 쉬영 갑서예'라 적힌 팻말이 보이는 것이 제주올레 2코스의 지도에 표기된 돌담쉼팡이지 않을까 싶다.

 

   현무암으로 만든 돌담 안에서는 초록빛 생명들이 자라고 있고 그 너머로는 성산일출봉을 원점으로 돌아가는지 연신 눈에 띈다. 골목길 같은 곳을 걸어왔던 올레길은 오조리 비앤비펜션 앞에서 좌측으로 90도 방향을 바꾸어 내수면의 가장자리로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된다. 더불어 내수면에 반영되는 대수산봉이 빨리 오라는 듯하고 현무암 돌덩이들로 연결되는 돌길에서 온전한 제주도의 느낌을 받는다. 좁은 시멘트 다리의 중간부에 물길이 트인 곳을 먼저 건너간 MTB 라이더들을 따라 걸어가는데 사각 쇠 파이프 기둥으로 만든 담장과 함께 출입문인 정낭을 쇠 파이프로 막아버린 곳이 나오지만 모퉁이 한 곳이 터져 있고 이곳으로 지나간 라이더들처럼 나도 그곳으로 빠져 나간다. 인조 잔디가 깔린 작은 운동장 옆으로 난 길은 2차로의 자동차 도로와 만나 이 도로를 따라 십여 분 걸어가 사거리에 이르니 대각선 맞은 편에 제주 동마트가 보인다. 보행자 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너 제주 동마트 맞은편에 있는 중간 스탬프 박스에서 스탬프를 찍고 도로를 따라 계속 직진한다.

 

   성산읍 노인복지회관을 지나 어느 가옥 앞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가는 올레길에서 만난 동백꽃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앙증맞은 동백꽃을 보면서 천천히 걷는 발길은 노랗게 익은 감귤들로 가지가 처진 감귤 농장을 지나는가 싶으면 4차로의 넓은 도로를 만나는데 도로 표지판에는 서성일로라고 되어 있다. 횡단보도를 건넌 후 서성일로를 따라 걸어가다가 이상하다는 직감에 카카오맵으로 확인하니 역시나 올레길은 좌측 아랫편 길이라고 한다. 무슨 생각을 하였는지 모르겠지만 횡단보도를 건너온 지점으로 되돌아가 올레길로 걸어간다. 대수산봉이 보이는 곳에 있는 사각정자 쉼터 기둥에 '현재지점 7.0km / 총길이 15.2km'라 표기된 현재거리 플레이트가 붙어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 도로를 걸었지만 이제 남은 절반의 거리는 흙길이기를 바라면서 앞에 보이는 대수산봉을 향해 발걸음을 이어간다.

 

   시멘트 길을 벗어나 대수산봉으로 올라가는 입구에 있는 '대수산봉' 간세 옆에서 잠시 쉬었다가 가려고 하였지만 언제 나타난 것인지 한 무리의 탐방객들이 오더만 가이드인 듯한 사람이 설명을 하느라 시끄러워 내려놓았던 배낭을 다시 짊어매고 녹음이 우거진 숲속의 오르막길을 오른다. 원래 물뫼(물미)라 했던 것이 동쪽에 이웃한 족은물뫼(小水山峰)와 구별하여 큰물뫼(큰물미)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하며, 한자로는 그 뜻을 빌어 대수산봉(大水山峰)이라 표기하고 있다. 구십여 미터의 고도차를 가지는 대수산봉(△134.5m) 정상에 오르는 길은 수월하고 정상에서의 조망은 더할 나위 없이 시원스럽다. 제주올레 1코스의 시작점이었던 두산봉과 말산메 그리고 마지막인 21코스의 지미봉이 한눈에 보이고 더불어 우도와 성산일출봉, 섭지코지가 아름답게 다가온다. 다만 한라산이 구름에 숨어버려 아쉽지만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그러려니 하는데 대수산봉 간세에서 만났던 팀들이 올라온다. 다시금 쫓기듯이 전망좋은 대수산봉의 정상을 그들에게 넘겨주고 내려가니 산불감시초소 위에 간이 전망대가 있어 올랐는데 이곳 역시 조망이 시원하다.

 

   올라올 때처럼 내려가는 길 역시 약간 경사졌지만 야자 매트가 깔려 있어 수월하게 내려가 중산간 마을의 시멘트 포장로를 만난다. 앞쪽에서 반갑다고 인사하는 다랑쉬오름에 눈짓으로 대답하고 걷는 중산간 마을길은 삼나무가 울타리 역할을 하는 감귤 농장과 함께 한다. 걷고 또 걷다 보면 '현재지점 9.0km' 현재거리 플레이트를 만나고 뒤돌아보면 감귤 농장 너머로 펑퍼짐하게 보이는 대수산봉의 작별 인사를 받는다. 억새밭 길을 걷다가 작은 바위에 붙어 있는 '현재지점 11km' 플레이트가 나오는가 싶으면 중산간 도로에 나서는데 도로 표지판에 혼인지가 보이는 것이 이제 혼인지가 지척에 있나 보다. 그 이정표가 부착된 쇠기둥에는 '현재지점 13km' 플레이트가 매달려 있고 우측으로 방향을 바꾸어 중산간 도로를 걸어가니 기와지붕을 인 건물이 나온다. 고·양·부 삼신인의 혼인 이야기가 깃든 혼인지로 들어서면 올레길은 직진으로 가라 하지만 잠시 올레길을 벗어나 우측편의 3공주 추원사를 둘러보고 원위치하였다. 신방굴을 지나 연못(婚姻池)을 돌아서 정문을 거쳐 도로를 걸어가 아침에 201번 버스로 지났던 일주동로 상의 상동교차로를 만난다.

 

   횡단보도를 건너 좌측편 골목길로 이어지는 제주올레 2코스도 이제 마지막 종점이 가까워지고 있다. 최고를 뜻하는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운 모양의 조형물 등 돌로 만든 작품들 여럿 있는 가옥 앞을 지나 골목길을 따라가다 보면 돌무더기 장벽이 나온다. 온평 환해장성(溫平 環海長城)으로 환해장성은 제주도 해안선 300여리(약 120km)에 쌓은 석성을 말하며 현재 양호하게 남아 있는 곳 10개소(온평, 신산, 곤흘, 별도, 삼양, 북촌, 동복, 행원, 한동, 애월)를 제주도지정문화재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앞쪽으로 보이는 온평포구를 향해 조금만 더 걸어가면 육각정 앞쪽에 스탬프 박스가 나오고 올레 수첩에 종점 스탬프를 찍으면서 2코스를 마무리한다.

 

   제주올레길을 만나기 전에는 화산석의 돌길 등 자연 그대로의 길이라 생각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나만의 생각이었을 뿐이었다. 포장도로를 걷기도 하고 흙길을 걷기도 하는 제주올레, 이번 구간은 포장로를 걷는 길이 더 길었지만 그 나름대로의 특색이 있었던 것 같다. 내수면에 비치는 주변 풍경 그리고 대수산봉에서 보는 조망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오늘도 즐겁게 걸었다는 생각과 함께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온평초등학교까지 이동하여 201번 버스에 탑승하고 비석거리에서 612번 버스 환승도 수월하였듯이 모든 것이 순조로웠던 날이었다.

 

 

[대중교통 정보]  ※ 운행 시간이 수시로 변경될 수 있으므로 해당 교통편 홈페이지 또는 전화로 재확인을 요함

서귀포버스터미널 → 일주동로 → 제주버스터미널  201번 간선버스 운행시간(제주도 금남여객  ☎ 064-753-4423)

   첫차 05:35,  막차 21:40  //  배차 간격 : 15~30분

    제주버스정보시스템 홈페이지(http://bus.jeju.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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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버스터미널 → 일주동로 → 서귀포버스터미널  201번 간선버스 운행시간(제주도 금남여객  ☎ 064-753-4423)

   첫차 05:35(제주버스터미널), 05:55(성산)  /  막차 21:40  //  배차 간격 : 10~30분

    제주버스정보시스템 홈페이지(http://bus.jeju.go.kr)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