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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산행

[2018-03-18] 예봉산_설렁설렁 여유로운 발걸음

예봉산_설렁설렁 여유로운 발걸음

[산행일시] 2018.03.18(일) 09:22~15:20(5시간 58분)

[날       씨] 흐림 / 미세먼지 심한 날

[산행인원] 김창주, 조한근, 성봉현

[접       근] 구리역 → 운길산역 : 전철(경의중앙선)

[이       탈] 하팔당삼거리육교 → 구리역 : 167번 경기버스

[산행시간] 운길산역(09:22) → 봉용골전망대(09:40) → 율리봉(12:04) → 예봉산(13:44)

                   → 철문봉(14:01) → kt 팔당분기국사(15:20)

[산행지도] 1:50,000 성동,양수(국토지리정보원 1:25,000  2013년 온맵 편집)

 

[구글 어스]  2018-03-18_예봉산.gpx

 

[산행기록]

이른 아침 거실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이 그리 맑지가 않은 것이 흐린 날씨이기도 하겠지만 미세먼지가 덮인 듯하다. 서울 신내동에서 구리역까지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기에는 애매하여 아내에게 부탁하여 자가용으로 구리역까지 이동하여 개찰구를 통과해 전철 승하차장에 올라가니 한근이 먼저 도착해 있다. 그리고 잠시후 창주와 만나 양평행 전철에 승차하여 이러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운길산역이다.

 

오늘 산행은 운길산에서 예봉산으로 향하는 능선 종주가 아니고 창주가 산행했던 새로운 산길로 가기로 한다(09:22). 개찰구를 나와 우측으로 이동하다가 전철 철교 아래 운길산으로 이어지는 우측편 길을 버리고 그냥 직진하는 마을 도로를 걷는다. 다산길 4코스 시점인 도심역 방향으로 향하는 마을 도로는 견공들의 요란한 환영인사를 받아야 하는 가옥을 지나면 주필거미박물관 안내판이 있는 삼거리를 만나는데 이곳에서 마을 도로를 버리고 좌측 산길로 오른다(09:29).

 

완만한 듯 하면서도 다소 경사진 흙길의 오르막길에 '슬로시티길'이라 적힌 표지기가 두어 장 보이는 폭이 넓게 정비된 계단길에서 운길산의 모습을 보기 위해 잠시 멈추어 서서 뒤돌아 보는데 미세먼지 때문인지 안갯속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흐릿하기만 하다. 잠시 후 능선에 올라서서 좌측편에 있는 전망대에 이르니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수되는 두물머리를 비롯한 풍경이 아름답게 보인다(09:40). 미세먼지만 없다면 선명한 모습을 볼 수 있을텐데 옅은 먹물에 잠긴 듯 흐릿하기만 하니 다소 아쉽다.

 

서서히 달궈지는 체온으로 복장을 재정리하고 예봉산을 향한 발걸음을 옮기는데 잠시 실수를 하게 된다(09:45). 전망대 바로 옆에 이정표[←4,500m 예봉산 | 운길산역→]를 보았지만 운길산역 방향으로 내려가다가 이정표[←운길산역 | 예봉산 / 봉용골전망대 100m→]가 있는 삼거리에서 실수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다시 전망대로 올라왔다(09:52).

 

오늘 산행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즐기기 위한 산행이므로 발걸음도 가볍게 예봉산 방향으로 향하는 능선길을 따른다. 갈색의 참나무 낙엽이 썩지 않고 덮여 있는 산길은 가을인지 봄이 오는 것인지 혼란스럽기만 한데 생각과 달리 은근한 오름세를 유지한다. 회색빛 하늘을 가르는 능선을 보며 오르다 보면 '현위치(갈림길)' 이정표가 나오는데 '예봉산정상(율리봉) 4.0KM'라 표기되어 있다(10:12). 산행하기 적당한 시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산객들을 만나지 못한 채 가는 발걸음은 고만고만한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진행된다.

 

그렇게 얼마나 진행했을까, 변함없는 분위기의 산길이 야트막한 안부로 이어지는데 그곳에는 이정표가 서 있다(11:15). '하산길(운길산역) 3.10KM →' 방향 표시판이 이정표에서 땅바닦으로 떨어진 채 나무 기둥에 기대어 있는 곳이다. 뱐면 예봉산정상(율리봉)까지는 2.10km 남았다고 하고 2km 정도의 거리를 한 시간 걸렸으니 오늘은 느림보 산행이다.

 

지금부터는 율리봉을 향해 제법 경사진 오르막길로 이어질 것이지만 바쁠 것이 없으니 발걸음을 빨리 할 필요가 없다. 힘들면 힘든 대로 천천히 오르면 되고 쉬우면 쉬운 대로 느긋하게 걸어가면 되므로 지금까지 걸어온 것처럼 걸어간다. 연속되는 오름길을 천천히 볼 것은 없지만 주변을 둘러보면서 오른다. 옅어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 미세먼지는 지척의 운길산도 안개처럼 윤곽선을 흐트리고 가야 할 율리봉은 아직도 숨바꼭질한다. 계속되는 오르막길에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힐 무렵 불쑥 나타난 구릉에 올라서는데 눈에 많이 각인된 모습이다(12:04). 한북천마지맥을 하면서 처음으로 지났던 율리봉으로 '율리봉'이라 쓰여진 이정표는 지금도 변함없이 그대로 서 있다.

 

율리봉에서 안부로 내려가다가 우측편 작은 공터가 있는 곳에서 자리를 펴고 점심을 먹는다. 차린 것은 별로 없지만 한 시간이 넘는 긴 시간동안 느긋한 점심을 먹고서 주변을 정리한 후 예봉산을 향해 쉬었던 발걸음을 옮긴다. 먹을 때가 되어서인지 여러 팀의 산꾼들이 따로따로 무리지어 점심을 먹고 있는 '벚나무 쉼터' 안부를 지나 짧은 오름을 시작하면 이내 예봉산 정상에 이르는데 강우레이더 관측소 공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중이다(13:44).

 

이곳 예봉산 강우레이더 관측소 공사 기간은 2012년 2월 17일 시작하여 2018년 12월 17일까지라고 안내판에 표시되어 있다. 레이더 1동(지상 4층, 지하 1층, 760.62㎡), 승강장 1동(지상 2층, 지하 1층, 234.61㎡), 모노레일(1.63km)의 사업 규모로 진행되는데 국토교통부에서 '1) 임진강(인천 강화) 2003.03 시설 인수,  2) 비슬산(경북 청도) 2009.07 준공,  3) 소백산(충북 단양) 2012.05 준공,  4) 서대산(충남 금산) 2014.10 준공,  5) 모후산(전남 화순) 2015.12 준공,  6) 가리산(강원 홍천) 2015.12 준공' 운영 중에 이어 일곱 번째로 2018년 12월 준공 및 운영 예정인 강우레이더 관측소이다.

 

날씨가 좋다면 사방으로 조망이 트이는 곳이지만 쉬어가기 좋지만 오늘은 그닥 좋지 않은 기상조건으로 바로 철문봉을 향해 내려간다. 푸르던 이파리들이 모두 떨어진 나뭇가지 너머로 보이는 예봉산을 힐끗힐끗 뒤돌아 보면서 내려가면 헬기장이 있는 안부를 만나는데 한참 전에 왔을 때 있었던 비닐천막의 간이매점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황량한 헬기장을 가득 메웠을 가을날 억새들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면서 철문봉으로 오른다. 부부 한 팀이 선점하고 있는 철문봉에 올라 적갑산과 하팔당 방향의 하산길을 놓고 짧은 고민을 하다가 적갑산 방향으로 진행한다면 하산이 끝나고 나서 버스를 이용하기 불편하여 하팔당 방향으로 내려가기로 한다(14:01).

 

초반부터 다소 경사진 내리막길은 참나무 낙엽으로 덮여 있어 미끄러짐에 주의해야 하고 바로 앞에 불쑥 솟아오른 구릉이 위압적이지만 별로 힘듦 없이 수월하게 넘어서는데 '돌무지 옻닭, 능이백숙'이라 적힌 안내판이 눈에 띈다. 한때 구리부터 양평, 가평까지 일하러 다니던 시절에 잠시 짬을 내어 서너 번 들렀던 곳인데 식당 이름이 바뀌었나 보다(하팔당삼거리에서 직진하는 곳에 있는 다른 음식점을 착각하였던 것이었다). 더불어 체육행사로 그곳 식당에서 출발하여 철문봉을 넘어 예봉산까지 원점회귀 하였던 산길이라 기억이 새롭다. 팔당역까지 2.21km 남았다는 이정표를 지나 덕소와 한강 건너편의 하남시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지를 지난다(14:37).

 

고도가 낮아지면서 더 두텁게 쌓인 참나무 낙엽들로 미끄러운 내리막길을 창주와 한근은 앞에서 잘도 내려간다. 산등성이를 따라 내려가면서도 연신 예봉산의 모습을 바라보면 공사용 타워 크레인만 눈에 띈다. 도로까지 거의 다 내려왔다는 것이 느껴질 즈음 '154kV  동서울~서종 T/L No. 60 / 신장~덕소 T/L No.9' 송전철탑을 지나고 십여 분 더 내려가면 한국전통음식·찻집인 '다예린'의 시멘트 포장도로가 나온다. 이어 급경사의 시멘트 포장도로는 짧게 끝나고 'kt 팔당분기국사' 건물 앞에서 팔당 전철역으로 이어지는 도로와 만난다(15:20).

 

실질적인 산행이 끝났으므로 복장을 추스리고 버스를 타기 위해 우측편으로 도로를 따라 걸어간다. 돌무지 옻닭집을 지나 조금 더 걸어가면 경의중앙선 철로 지하도를 지나 하팔당삼거리를 만나고 바로 옆의 버스 정류장에 이른다. 잠시 기다려 버스로 롯데백화점 구리점까지 이동하여 하산주와 더불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즐거웠던 산행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