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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산행

[2016-11-19] 강천산 - 운무가 숨겨 버린 비경

강천산 - 운무가 숨겨 버린 비경


[산행 일시] 2016.11.19(토) 09:50~16:58(7시간 8분 // 산행시간 : 5시간 15분 / 휴식시간 : 1시간 53분)
[날      씨] 흐림(안개 구름) / 간헐적 보슬비
[산행 인원] 김창주∙두점민, 성봉현
[지형도 명] 강천산 개념도(부산일보), 국토지리정보원 온맵(2013년) '순창'
[접      근] kt 지리산수련관(구례)→강천산 주차장 : 자가용
[이      탈] 강천산 주차장→kt 지리산수련관(구례) : 자가용
[산행 시간] 매표소(09:50) → 금강교(10:00) → 깃대봉 삼거리(10:47~10:50) → 깃대봉(△, 11:06~11:10) → 왕자봉 삼거리(11:25)
                   → 강천산(왕자봉, 11:30~11:33) → 왕자봉 삼거리(11:37~11;49) → 형제봉 삼거리(11:58) → 능선 상 안부(12:21~12:36)
                   → 북문터(13:09~14:07) → 운대봉(북바위, 14:43~14:46) → 연대삼거리(위)(14:59~15:09) → 비룡폭포(15:33~15:38)
                   → 현수교(16:08) → 강천사(16:27) → 금강교(16:46) → 매표소(16:58)
[산행 지도]


[구글 어스]  2016-11-19_강천산.gpx


[산행 기록]

뜨거웠던 여름의 어느 날, 섬진강 민물참게탕을 먹으러 가자고 창주와 약속했었는데 이제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으니 실행할 시기가 되었다.
10월 초 회사의 지리산수련관을 신청하고 승인되었다는 문자를 받고서 한 달여 지나 입소일이 되었다.
서울에서 구례까지 먼 길을 달려 도착한 회사 수련관, 첫날 저녁을 구례구역 인근의 남창식당에서 민물참게탕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수련관에 다시 돌아와 내일의 산행 준비를 끝내고 깊은 어둠 속으로 스며든다.
편한 숙면을 끝내고 맞이한 아침, 창밖으로 보이는 것이라고는 짙은 회색빛 구름 뿐이다.
구내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점심때 먹을 반찬을 챙긴 후 수련관을 나서는데 해가 보일 기미가 없다.
하지만 구름이 곧 걷힐 것이라는 일말의 희망을 가진 채 수련관을 나와 네비게이션의 안내를 따라 강천산을 향해 달려간다.
강천산이 가까워질 즈음 메타세콰이어 나무의 황갈색 단풍이 흐린 하늘색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맘껏 뽐내는 도로를 지난다.
수련관에서 근 한 시간여 달려 도착한 강천산 제2주차장에는 이슬비가 내리고 있는 중이다.
차를 주차한 후 산행복장을 정리하고 인근의 편의점에서 물품 몇 가지를 준비하고서 제1주차장을 지나 강천산 매표소에 도착한다.
군립공원이기에 입장권을 매표하고 검표대를 통과하여 오락가락하는 이슬비을 맞으면서 산행을 시작한다(09:50).


절정의 단풍 시기가 지났지만 강천산의 나무들은 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한 듯 나뭇가지마다 적갈색의 이파리들을 무성하게 매달고 있다.
강천제로 흘러드는 물길을 건너는 신선교의 뒷편에는 '강천산 군립공원 방문을 환영합니다'라 음각된 커다란 표석이 산객들을 반겨준다.
신선교를 지나 좌측으로 몇 걸음이나 걸었을까, 우측의 직벽에서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가 나오는데 안내문에는 병풍폭포라 적혀 있다.
그리고는 이내 금강교를 건너 삼거리를 만나는데 우리는 이곳에서 우측길로 진행하여 다시 이곳으로 내려오는 경로로 진행하기로 한다(10:00).
등산안내도 옆의 이정표[현위치 : 병풍폭포,  ←구장군폭포 2,250m / →깃대봉 삼거리 1,000m] 하단에는 '제4등산로→' 아크릴 판이 붙어 있다.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좌측 구장군폭포 방향으로 진행하지만 우리는 깃대봉 삼거리를 향해 우측길로 발걸음을 옮긴다.


산길은 초입부터 커다란 돌들로 정비된 오르막 계단길로 시작되는데 약 삼백여 미터의 고도차를 올려야 하므로 다소 경사진 길로 이어진다.
거기에 수북히 쌓인 낙엽들 위로 내리는 이슬비는 발걸음을 조심스럽게 하고 계곡 능선으로 오르다가 산등성이 능선을 따라 걷는다.
십여 분을 더 올라서니 능선 상에 망자의 음택이 나오고 산길은 그 너머로 계속 이어진다(10:14).
다소 경사진 오르막길에 자욱한 안개구름이 가느다란 나뭇가지에 물방울을 만들고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흐릿함이 더 심해지는 것 같다.
물기를 머금은 낙엽들로 산길은 미끄럽지만 조심스럽게 올라서는데 산객들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더니 능선 상의 삼거리를 만난다(10:47).
이정표[현위치 : 깃대봉 삼거리, ←왕자봉 1,600m  ↓관리사무소 1,230m  →천자봉 X 폐쇄]와 등산로 안내판이 서 있는 깃대봉 삼거리이다.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산객들이 모두 떠나기를 기다리는데 우리보다 뒤늦게 올라온 두 명의 산객이 안내판을 차지하고 갈 생각을 않는다.
별수 없이 이정표와 산객 모두를 사진에 담고서 좌측편의 왕자봉을 향해 완만한 내리막 능선길로 방향을 바꾼다(10:50).


회색빛 구름에 가려진 주위의 모습은 무채색으로 변질되고 가야 할 산길을 덮고 있는 낙엽들만이 길을 안내해 준다.
살짝 내려선 길은 이내 다시금 오르막으로 바뀌고 이슬비는 쉼없이 오락가락하고 있는데 그 와중에 발걸음은 깃대봉에 이른다(11:06).
두 토막으로 쪼개진 '깃대봉' 표지판은 땅에 떨어져 있으며 직진하는 방향은 왕자봉 방향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이곳에서 서너 걸음 더 가면 번호 판독이 불가한 삼각점이 매설된 571.5봉으로 이곳이 실제 깃대봉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국가정보플랫폼 홈페이지(http://map.ngii.go.kr)에서 점을 검색하면 [순창 25]로 확인된다.)
부슬부슬 내리는 빗방울이 그칠 기미가 없어 모자를 꺼내어 쓰고 잠시 멈춘 발걸음을 다시 옮긴다(11:10).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산죽밭을 지나니 언젠가 본 듯한 낯익은 갈림길이 나오는데 호남정맥 산길과 만났다는 것을 느낀다(11:17).
호남정맥 17구간(방축리→천치재)을 걸었던 것이 2009년 5월 4일이었으니 벌써 7년 전의 이야기이다.
우측길은 오정자재를 지나 천치재로 이어지는 길이므로 좌측 아래에 보이는 '강천제2호수'라 적힌 팻말이 있는 곳으로 내려간다.
지금부터 짧지만 호남정맥 능선을 따라 걸어가는데 역방향이라 다소 헛갈리기만 한 와중에 왕자봉 삼거리에 도착한다(11:25).
그런데 이정표[현위치:왕자봉 갈림길, ↑왕자봉(강천산) 200m ↓깃대봉 삼거리 1,390m →형제봉 삼거리 780m]는 그때와 같은데 낯설기만 하다.
왕자봉을 향해 살짝 내려섰다가 올라가는 흙길이 빗물을 머금어 오히려 낙엽으로 덮인 산길보다 더 미끄러워 여간 조심스러운게 아니다.
내려오는 산객들을 피해 조심스럽게 올라서니 전에 못 보았던 커다란 정상석과 주변의 나무들이 벌목되어 기억 속의 왕자봉이 아니다(11:30).
정상석의 뒷면을 보니 2016년 10월 26일이라 음각되어 있는데 새로 세운지 한달이 채 되질 않은 것이다.
회색빛 구름만 가득한 왕자봉에서 북문으로 가기 위해 왔던 길을 따라 왕자봉 삼거리 방향으로 내려가(11:33) 갈림길에 도착한다(11:37).


구름의 농도가 아침보다 더 짙어만 가는 이곳에서 창주의 민생고를 해결하기 위해 십여 분 이상을 쉬었다가 다시 출발한다(11:49).
산죽이 무성한 능선을 따라 걷는 발걸음은 '현위치 형제봉'이라 표기된 표지판이 설치된 566.3봉을 지나(11:53) 형제봉 삼거리에 이른다(11;58).
이정표[현위치 : 왕자봉 갈림길, ↑구장군폭포 1,850m  ↓왕자봉 990m  →송낙바위 3,280m] 앞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바꾸어 내려간다.
산길은 능선마루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비탈진 측사면으로 우회하면서 진행하는데 호남정맥 산행 때에도 이길을 걸었는지 기억이 안 떠오른다.
긴가민가 하면서 걷다보니 479.7봉을 우회하면서 능선 상의 안부에 도착하여 잠시 쉬어간다(12:21).
점심을 먹기에는 자리가 별로여서 북문에서 먹기로 하고 대신 사과로 요기를 한 다음 가던 길을 이어간다(12:36).


시간이 지날수록 맑아지는 것이 아니라 더욱 더 짙어만 가는 구름을 헤치면서 497.1봉을 거쳐 능선 구릉으로 올라 완만한 산길을 걸어간다.
금성산성의 북문이 지척인지 산객들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데 잠시 후 성벽을 만나고 새로 복원된 북문을 통과한다(13:09).
날씨가 좋았다면 담양호와 추월산 그리고 그 끝자락의 중턱에 자리잡은 보리암이 아름답게 보이는 곳에 배낭을 내려놓고 점심을 준비한다.
라면을 끓인 후 수련관에서 준비해온 밥과 반찬으로 점심을 먹고 커피까지 마시고 자리를 정리한다.
시끌벅적하던 한 무리의 산객들도 자리를 정리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북문에서 북바위를 향해 출발한다(14:07).


                          북문터(北門址)
      금성산성의 외성에는 4개소의 문루가 있었는데, 이곳은 북문이 있던 자리이다.
   북쪽에 치성(稚城)이 있고 운대봉과 연대봉을 지나 동문과 연결된다. 남쪽으로는 서문과 연결되는데, 비교적 가까운 거리이고
   급경사를 이뤄 성곽을 단이 지게 쌓았다.
      북문은 성곽 전체로 볼 때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서ㅉ고으로 많이 치우쳐 있다.
   외부의 인근마을(담양군 용면 분통리)과 강천사(전북 순창)로 연결되는 좁은 산길이 있다. 성문 바깥쪽 산길 좌우는 급경사를
   이루고 있어 유사시에는 외부로의 토각로로 이용되었을 듯 하다. 문루는 문터 위에 드러난 주초석들로 보아 정면 3칸 측면 1칸
   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2012년 북문을 복원하였다.
                           담양군


성곽을 따르는 산길은 이제 한 치 앞도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짙어진 구름으로 싸여만 가는데 아름다운 조망이 가려진 것이 아쉽기만 하다.
눈에 보이는 사물들 모두가 무채색 구름에 가려지는 산길을 얼마나 걸었을까, '금성산성 / 산성산 / 연대봉 603m'라 새겨진 작은 정상석이
불쑥 나타나 산객을 맞이해주는데 지형도 상 600능선 구릉이다(14:23).
성돌 위로 이어지는 산길은 지형도 상 △586.4봉으로 표기된 위치의 삼각점[순창 446 / 1981 재설]이 나오는데
국가정보플랫폼 홈페이지에서 검색이 안되는 아마도 용도 폐기된 삼각점인 듯 하다(14:29).
삼각점을 뒤로 하고 내려가다 보면 성돌에서 우측편으로 내려가는 길이 이어지는 반면 살짝 솟아오른 암봉이 보이는 갈림길을 만난다(14:35).
앞쪽 소나무 뒤편으로 보이는 암봉이 북바위로 좌측편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지만 비구름에 싸인 그 길을 내려가기에는 위험할 것 같아
우측길로 내려간다(14:40).
성벽 우측편으로 만들어진 계단을 내려가면 이내 이정표[운대봉, ↑구장군폭포 1.73km  ↓북문 1.8km  →동문 0.57km]가 나온다(14:43).
또한 구장군폭포 방향으로 몇 걸음 돌아가면 '북바위'라 쓰인 팻말도 보인다.


잠시 후 한 무리의 산객들이 내려오는데 배낭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를 보니 용인의 모 산악회라 적혀 있다.
이제 이 일행들과 뒤섞여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구장군폭포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짧지만 다소 경사진 내리막의 흙길은 내딛는 발에 힘이 들어가게 하고 아울러 조심스럽게 내려서라 한다.
약 150여 미터의 고도차를 보이는 내리막길이 안부에서 끝나는데 이정표에는 '연대삼거리(위)'라 표기되어 있다(14:59).
이정표[현위치 : 연대삼거리(위), ←강천사 2,330m  ↓북바위 400m  →동문 580m] 앞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하산을 시작한다(15:09).


북바위에서 내려오는 것과 달리 이제는 완만해진 산길을 따라 일렬로 줄지어 내려간다.
고도가 낮아져서 그런가 한치 앞을 판가름하기 힘들었던 주능선과는 달리 구름이 걷힌 산길에 수놓은 단풍이 가는 발걸음을 느리게 한다.
고개를 돌려 주능선 방향을 보니 구름이 피어 오르는데 아마도 윗편 산줄기에는 짙은 구름이 가득할 것만 같다.
계곡 능선을 따라 내려가면 송낙바위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는 '연대삼거리(아래)'를 지나고 비룡폭포 안내판을 만난다(15:33).
창주 부부는 산길을 따라 계속 내려가지만 그래도 50m 떨어진 곳에 있다는 비룡폭포를 보기 위해 우측 오르막길로 방향을 튼다.
물이 없으리라 예상은 하였지만 비룡폭포에 도착해보니 폭포의 모습은 보이질 않아 바로 안내판이 있는 곳으로 내려가 강천사로 향한다(15:38).


계곡 능선이 끝나가는 듯 좌측편의 낙석방지용 철망과 함께 바윗면에 박힌 관에서 흐르는 식수를 보면서 나무다리를 건넌다(15:41).
잠시 후 우측 광덕산으로 분기되는 갈림길에 세워진 이정표[현위치 : 선녀계곡 입구, …]를 만나면서 지형도에 표기된 도로가 시작된다(15:43).
강천제2호수에서 내려오는 길과 합류된 길은 사방댐과 나란히 이어지는데 길 한켠에 수북히 쌓인 단풍잎이 단풍이 끝나간다고 말하는 듯 하다.
사방댐 삼거리 이정표를 지나면 바로 '강천산 성(性) 테마 공원'이 나오고 우측편으로는 구장군폭포가 우람하게 보인다(15:51).
아울러 산수정(山水亭)과 수좌굴 안내판을 보면서 걸어가는 길은 애추지형(풍화작용에 의해 만년전 돌이 부서져 내리는 지형)도 만나고
강천제로 흘러 들어가는 물줄기를 건너는 곳에 우측편의 나무계단을 만난다(16:01).


그냥 갈까 하다가 우측편 나무계단길을 따라 조금은 가파르게 올라서서 현수교의 한쪽 끝에 이른다(16:08).
신선봉으로 오르는 계단을 버리고 좌측으로 내려가면 '연장 78m, 높이 50m, 폭 1m이며 1980년 8월 2일에 설치'했다는 이용 안내문이 있다.
두 사람이 동시에 교차주행할 수 있는 현수교를 건너 전망대에 들렀다가 '현수교 삼거리' 이정표를 지나 다시 산책로로 내려선다(16:21).
깊어가는 추색의 산책로에서 수령이 약 300년이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강천사 모과나무(전라북도 기념물 제97호)'도 만나고
개울 건너편의 삼인대(三印臺,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27호)도 멀리서나마 바라본 후 강천사를 지난다(16:27).
그리고는 강천사의 일주문 역할을 하는 강천문(剛泉門)을 통과한다(16:30).


매혹적인 황갈색의 메타세콰이어 단풍길에서 잠시 느려진 발걸음은 비가 오면 폭포가 된다는 천우폭포도 지나고 거라시(걸인)바위도 만난다.
하루종일 흩날리는 이슬비가 내리는 산책로를 따라 오늘 아침 산행을 시작하였던 '현위치 : 병풍폭포' 이정표 앞의 금강교를 지나(16:48)
개울가에서 등산화를 가볍게 세척하고 매표소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16:51).
아침과 달리 한가해진 신선교를 건너 매표소를 통과하여(16:58) 제2주차장에 도착하지만 신선대는 여전히 구름에 싸여 있다.
복장을 정리하고 운무가 숨겨버린 풍광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이렇게 비가 내리는 강천산을 언제 볼 수 있을까 스스로 위안삼으며
창주가 운전하는 차량으로 다시금 회사 수련관을 향해 강천산 주차장을 벗어난다.

2016-11-19_강천산.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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