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옥룡설산·차마고도 트레킹(3일차)_차마고도(茶馬古道) 트레킹 #1(나시객잔 → 중도객잔)
[일시] 2015.10.29(목) 12:16~17:40(5시간 24분)
[날씨] 맑음
[인원] 5명 / 박상연∙이명옥, 박성창, 김명수, 성봉현
[경로] 나시객잔(納西客栈, 12:16) → 28밴드 #1(13:10) → 휴게소(호도협 전망대, 13:45~13:50) → 28밴드 #28(13:52)
→ 차마객잔(茶馬客栈, 14:58~15:58) → 얼굴바위(17:00~17:03) → 중도객잔(中途客栈, 17:40)
[구글 지도]
[구글 어스] 2015-10-29_차마고도_1.gpx
[차마고도 개념도]
[차마고도(茶馬古道)]]
중국 윈난성(云南省), 쓰촨성(四川省) 등 서남부에서 티베트, 인도에 이르는 고대의 상업도로. 중국 서남부의 헝돤산맥(横断山脉, 횡단산맥) 지역과 시짱고원(西藏高原) 사이에 위치하며 서남지구 각 민족 간 경제 및 문화 교류의 중심축이었다. 문헌의 기록에 따르면 차마고도(茶马古道)는 대략 서한(西汉) 시기에 형성되었으며 중국 차문화의 발전 및 전파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남부 지역, 특히 보이차(普洱茶, 푸얼차)로 대표되는 윈난 지역에는 기후가 온난습윤하여 차의 생장에 적합하고 동시에 윈난지역의 민족들이 차를 가공하는 방법과 전통을 유지하고 있어 이러한 차를 운송하고 저장하는데 탁월한 기술을 보유하였으며, 유목위주, 육식위주인 시짱고원 지역의 민족은 환경적 제약으로 채소가 결핍되었기 때문에 차마고도로 운송되는 차를 통해 생존에 필요한 비티민의 공급이 필요하였다. 차마고도를 통해 차 이외에도 자기, 비단 등의 물품과 파미르의 약재 등 산간지역의 특산품의 교류가 진행되었다.
차마고도는 마방(馬幇)이라 불리는 상인들이 말과 야크를 이용해 중국의 차와 시짱 지역의 말 등 물품의 교역을 위해 다녔으며 이를 통해 문화의 교류도 활발하였으며 전성기에는 유럽까지 연결된 적도 있었다. 차마고도의 경로는 주요 8개 노선이 있으며 윈난성(云南省)의 시솽반나(西双版纳, 서쌍판납)-푸얼(普洱, 보이)-다리(大理, 대리)-리강(丽江, 여강)-덕흠(德钦, 더친)-차위(察隅, 찰우)-방다(邦达, 방달)-린즈(林芝, 임지)-라싸(拉萨)-네팔-인도의 경로와 쓰촨성(四川省) 야안(雅安, 아안)-다두하(大渡河, 대도하), 캉딩(康定, 강정), 더거(德格, 덕격)-시짱-네팔-인도로 이어지는 경로가 마방들의 활동이 활발한 경로였다.
이들 경로는 길이가 약 5,000㎞로 평균 해발고도가 4,000m 이상인 높고 험준한 길이지만 눈에 덮인 5,000m 이상의 설산(雪山)들과 진사강(金沙江, 금사강), 란창강(瀾滄江), 누강(怒江, 노강)이 수천 ㎞의 아찔한 협곡을 이루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꼽히며 이 세 강이 이루는 협곡지역은 윈난 삼강병류 보호지(Three Parallel Rivers of Yunnan Protected Areas)라는 명칭으로 2003년 UNESCO에 의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으며 2007년 KBS가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국내에 널리 알려졌다.
[원문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차마고도 [茶马古道, Ancient Tea Route] (국가급 중국문화유산총람, 2010. 8. 1., 도서출판 황매희)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969084&cid=42992&categoryId=42992)
[트레킹 후기]
아침을 먹기 위해 호텔 식당에서 만난 일행들의 얼굴은 전날 5,000m까지 올라갔다가 고산증으로 내려온 듯한 표정들이 아니다. 밝은 표정을 보여 이제 남은 여정도 무난히 즐겁게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오늘은 차마고도 트레킹 시작점인 상그릴라까지 차로 두 시간 정도 간 다음 그곳에서 빵차라 불리는 작은 차로 바꾸어 타고서 나시객잔(納西客栈, NAXI FAMILY G.H.)까지 올라간다고 하면서 아침 9시에 모이기로 하였다. 식사를 끝낸 후 객실로 돌아가 차마고도의 중도객잔에서 숙박할 준비물만 간단히 챙기고 나머지 짐들은 호텔에 맡긴다.
아침 9시 4분 호텔에서 나와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큰 도로를 따르다가 왕복 2차로의 좁은 도로를 한참이나 달려왔다. 양자강(揚子江)으로도 불리는 창강(長江)의 상류인 금사강(金沙江, 진사강)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는 휴게소에서 잠시 쉬어간다. 이곳에는 공중화장실이 있는데 이용요금은 1인당 1元이며, 화장실로 내려가면 금사강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시설이 있다. 화장실에서 금사강 조망을 마치고 나와 넓은 광장에 조성된 노점상에서 중국사과를 사서 먹었는데 우리나라 사과와 별반 다르지 않다.
다시 차를 타고 가다가 금사강을 건너는 다리를 건너 우측으로 얼마나 갔을까, 상그릴라(Shangri-La, 香格里拉)에 도착했단다(11:03). 주차장 같은 곳에서 잠시 기다렸다가 작은 승합차(우리나라 다마스와 크기나 모양이 비슷하게 생겼다)로 환승을 한다. 식빵과 비슷하게 생겼다고 해서 빵차라 부르는 작은 승합차는 어디론가 달려가더니만 우측편의 커다란 건물 앞에서 정차하고 현지 가이드가 차에서 내려 건물로 들어갔다가 나오는데 아마도 호도협풍경구의 입장권을 구입하였나 보다(11:13).
넓은 도로에서 좌측의 좁은 도로로 접어드는데 이 작은 빵차가 아니면 다니기 힘들 정도로 좁은 도로이다. 하바설산의 산자락에 있는 나시객잔을 향해 올라가는 도로는 좁기도 하지만 두서너 길로 갈라지는 곳이 여러 군데 있는데 이곳 지리에 익숙치 않다면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를 정도로 어지럽게 이어지는 도로를 현지 기사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운전한다. 운전하는 모습에 감탄사를 연발하다 보니 차마고도 트레킹을 시작할 나시객잔 앞 주차장에 도착했다(11:29).
빵차는 올라온 길을 따라 상그릴라로 다시 내려가고 주변을 잠시 둘러본 후 나시객잔으로 들어가 배낭을 벗는다. 점심식사가 준비될 동안 객잔의 내부와 외부의 모습을 살펴보고 있노라니 서양인들이 식사를 하기 위해 들어온다. 객잔의 2층 시멘트 벽면에 그려진 호도협 개념도 너머로 만년설을 이고 있는 옥룡설산의 울퉁불퉁한 13좌의 연봉이 아름답게 보인다. 이곳에서는 말린 옥수수가 부수입원인지 한쪽 벽면에 잔뜩 매달린 것도 모자라 문지방처럼 생긴 곳에도 널려 있다(이틀간의 차마고도 트레킹을 하면서 만나는 가옥마다 옥수수를 말리고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정갈하게 준비된 점심 식사를 먹고서 차마고도 트레킹 첫날의 발걸음을 시작하기 위해 휴대폰의 GPS 앱인 트랭글을 띄운 후 트랙 기록을 시작하고(고도 2,172m) 나시객잔의 출입문을 나선다(12:16). 빵차에서 내렸던 주차장에서 몇 걸음 걸어가면 상그릴라에서 올라오는 차도와 좁은 산길이 갈라지는 곳에 빨강색 화살표가 보인다(이 표시는 이후 차마고도 트레킹이 끝날 때까지 티나객잔 방향을 가리키면서 계속 보인다). 화살표가 가리키는 좁은 산길은 이내 넓은 길로 바뀌어 옥룡설산을 바라보면서 진행하게 된다. 이후 갈림길이 나올 때마다 일정한 표식이 가야 할 길을 알려주어 딱히 길을 잘 못 갈 염려는 없는 것 같다.
차마객잔을 향해 가다가 오전에 빵차를 타고 올라왔던 길을 내려다 보니 어떻게 이런 길을 만들었을까 감탄스럽다. 평탄하고 부드러운 길을 따라 걷고 있노라니 어디선가 말방울 소리가 들려온다. 고개를 돌려 뒤돌아보니 나시객잔 앞 주차장에 있던 두 마리의 말을 이끌고 나시족 마부가 우리의 뒤를 말없이 따라오고 있는 중이다. 얼마나 지났을까, 계속되는 방울소리에 우리 현지 가이드가 마부를 향해 큰 소리로 무어라 말하고 나서야 말방울소리가 그쳤다. 현지 가이드 왈, 우리 일행은 산꾼이라 28밴드를 걸어서 올라가므로 그만 돌아가라고 했다고 한다.
옥룡설산(玉龙雪山)과 하바설산(哈巴雪山)이 만든 진사강(金沙江) 물줄기와 나란히 진행하는 길은 완만하게 오름짓을 하고 있다. 잠시 멈추어 선 채 나시객잔을 뒤돌아보니 고도를 제법 올린 것인지 모르겠지만 어느새 저 아랫편으로 보이는데 그다지 올랐다는 느낌이 안든다.
하바설산의 산등성이를 따라 만든 차마고도는 2012년 산행했던 일본 북알프스의 오쿠호다카다케에서 마에호다카다케로 이어지는 길과 흡사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두 길의 공통점은 산허리를 가로지른다는 것이다.
완만한 산길이 조금 고개를 드는가 싶더니 짧지만 제법 경사진 오르막길로 바뀌어 첫 번째 휴게소를 만난다(12:54). 휴대폰의 GPS를 확인해 보니 나시객잔에서 1.37km를 왔고 해발고도는 2,303m이다. 이곳의 건축물들의 특징은 모두 다 돌과 나무로 가옥을 지었다는 것을 또 한번 느낀다. 돌로 쌓은 외벽의 한 면에 28밴드를 올라가려면 에너지를 보충하라는 듯한 문구가 쓰여 있는 휴게소의 물품은 검소하기만 하다. 오늘도 후미에서 김명수 대장과 함께 걷다 보니 먼저 도착한 선두와 만나 잠시 숨을 고른 후 28밴드를 향해 다시 출발한다(12:59).
오르막길이 길게 이어지지는 못하고 이내 다시금 완만하게 바뀌어 능선마루를 돌아가면 드디어 명성이 자자한 28밴드가 나온다(13:10). 나시객잔에서 1.66km를 걸어왔고 해발고도는 2,360m라고 표시하니 이곳까지의 표고차가 150여 미터 정도다(1.66km/2,360m). 길이 좌측으로 굽어지는 모퉁이의 바닥에 있는 작은 바위에 적색 페인트로 숫자 '1'을 표시한 것으로 미루어 이곳이 시작점이나 보다. 트레킹 전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아볼 때 28밴드가 힘들어 말을 타고 넘었다는 여행객들이 제법 있었는데 우리는 그냥 넘기로 하였다.
좌측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시작되는 오르막길은 28번 굽어 돌아간다고 해서 28밴드라 한다는데 생각보다 힘든 길은 아닌 것 같다. 짧은 곳은 1~2m 정도이고 길어야 십여 미터 정도나 되는 길을 반복하면서 지그재그로 올라간다. 먼 옛날 마방(馬幇)의 상인들은 어떻게 이런 높은 곳에 그것도 다소 경사진 암반에 길을 개척했을까 놀랍기만 하다.
오르던 발걸음을 잠시 멈춰 선 채 지나온 나시객잔과 옥룡설산 아래를 유유히 흐르는 진사강의 모습을 바라보니 한 폭의 그림같다. 번호가 하나씩 올라간다는 것은 그만큼 남은 거리가 줄어든다는 것이니 쉬엄쉬엄 오른다. 얼마나 올랐을까 윗편으로 정상부처럼 느껴지는 능선이 보이는가 싶더만 잠시 후 정면으로 간이매점이 보인다. 산 등성이에 자리잡은 간이매점은 나시족 현지인이 관리하는 곳으로 28밴드의 실질적인 끝부분인 듯 하다(13:45, 2.19km/2,556m). 말로만 듣던 28밴드는 세간의 명성처럼 힘든 오르막길이 아니라 그저 그런 산길로 쉬엄쉬엄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35분밖에 안 걸렸다.
이곳의 간이매점은 건물이 아니라 4개의 나무기둥에 진사강 방향만 합판으로 가렸을 뿐 대나무인 듯한 나무로 만든 가림막만 있다. 과일 두 바구니 그리고 커피와 음료수를 팔고 있는 나시족 현지인이 전망대를 관리하고 있다. 현지 가이드가 하는 말, 우리 한국인은 많이 찾아와 전망대 입장료가 5元이지만 다른 외국인들은 10元이라고 하면서 지불했단다. 하지만 전망대라 해서 어떠한 시설물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진사강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일 뿐이다. 계속해서 진사강과 옥룡설산을 보고 와서인지 내려갔다가 바로 올라와 차마객잔을 향한 발걸음을 옮긴다(13:50).
간이매점에서 1분이 채 안되는 거리에 28밴드의 정점이 나오고 잠시 평지로 이어지다가 차마객잔을 향해 다소 가파른 내리막이 시작된다. 깍아지른 절벽엔 울창한 대나무가 진사강의 조망을 막는가 싶지만 다시 트이는 조망을 즐기면서 걸어가는 길을 따라 통신 케이블과 전선이 동행하는데 마방이 다니던 옛길도 그렇지만 이런 길에 전선을 포설한 중국인들이 기가 막혀 말이 안나온다.
잠시 후 까마득한 절벽 아랫편으로 진사강의 거센 물결을 몸으로 막아내는 커다란 바위가 있는 상호도협(上虎跳峽)이 보이는데 저 협곡을 건너 뛴 호랑이는 지금쯤 옥룡설산의 용과 무엇을 하고 있을까. 오르내리던 옛길이 다시 한번 살짝 올라서는가 싶더니 다시금 경사진 내리막길로 바뀌어 한참을 내려갈 기세를 보인다.
십여 분을 내려갔나 보다, 계곡을 지나 올라서면 이내 완만한 평지길로 바뀌는데 쉬엄쉬엄 가는 도중에 나뭇가지에 매달린 우리나라 모 산악회(산이 좋은 ***)의 노란 표지기를 연속해서 만나는가 싶더니 전망대가 나온다(14:41, 4.69km/2.296m). 전망대라 해서 특별한 것이 아니고 앞쪽의 차마객잔이 있는 마을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시멘트로 만든 평지의 작은 전망지이다. 또한 하바설산과 옥룡설산 사이로 진사강을 가로막듯 수평으로 펼쳐진 설산이 보이는데 천보설산(天寶雪山)이라고 한다. 쉴 만큼 쉬었으니 차마객잔을 향해 걸음걸이를 다시 시작한다(14:48).
아무런 글씨도 없는 주황색 표지기를 두어 개 지나면 계곡물을 건너는 통나무로 엮어 만든 짧은 나무다리가 나오고 이어서 마을을 만나는데 초입부의 마당에 주차된 경운기에 사용될 법한 엔진을 얹은 특이한 트럭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이 가옥을 지나니 제법 규모가 큰 건물과 함께 공산당 깃발이 걸려 있는 차마객잔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준다(14:58, 5.40km/2.262m).
객잔의 벽면에는 '차마객잔은 혜초여행사 고객을 위한 전용 객실을 운영한다'고 한글로 쓰여진 안내판이 붙어 있다. 주변을 잠시 둘러본 후 객잔의 식당 겸 휴게실로 사용될 법한 건물 내부로 들어가 맥주 한잔을 하면서 제법 긴 휴식을 취한다. 가이드도 딱히 가자는 말이 없는 것을 보니 시간적으로 느긋하나 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한 시간이 지나는데 가이드가 출발하자고 한다(15:58).
차마객잔의 객실 앞의 길을 따라 객잔을 벗어나니 사람이 살고나 있는지 의심스럽게 인적이 없는 마을길이 또 시작된다. 이곳에는 태양열을 이용하여 난방을 하는지 태양열 기구가 가옥의 지붕마다 보인다. 길 한편에 서 있는 안내판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upper trekking route 高路徒步线 / Qiaotou↔Middle tiger_Leaping Gorge 桥头↔中虎跳]
차마고도 트레킹의 일반적 시작점인 교두진과 중호도협을 안내하는 이정표인 듯 하고 지금까지와는 달리 돌로 축대를 쌓고 그 위에 벽돌로 벽을 만든 가옥 두 채가 있는 곳을 지난다. 가야 하는 방향으로는 여러 가옥들이 보이는데 전형적인 시골 분위기를 느끼게 하고 우리네 시골 마을의 담장을 연상케 하는 나무 울타리 너머의 작은 밭이 중도객잔으로 가는 길손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사진 한 장 찍고 가는 옛길 아랫편으로 보이는 가옥의 너른 마당 한편에서 옥수수를 말리는 모습이 정겨워 보인다. 이어 우리네 납골당과 비슷하게 생긴 대리석의 묘를 지나고 돼지 축사가 있는 가옥을 지나 길과 같은 높이에 지붕이 있는 가옥도 만난다.
마을이 끝나가는 것인지 길이 협소해지더만 두 갈래로 갈라지는데 우리는 좌측의 높은 길로 진행한다(16:27). 하지만 길은 바로 또 두 갈래로 갈라지고 이번에는 우측으로 내려가는 방향에 있는 화살표를 따라 걸어간다. 길 아래의 비탈진 경사면에 건축된 여러 가옥들을 지나치면서 가는 길은 금사강으로 내려가는 산등성이 너머로 이어진다.
암릉의 바위들을 깬 후 만든 마방의 옛길을 지나는데 우리나라 솜다리(에델바이스)와 비슷하게 생긴 야생화가 눈길을 붙잡는다. 가야할 길은 비교적 완만한 사면의 허리춤을 따라 수평으로 이어지더니 사람의 얼굴 옆모습과 비슷하게 생긴 곳이 보인다. 가이드가 얼굴바위라고 하는데 그래서인가 이마와 코 그리고 턱선처럼 보이는 모습이 영락없는 사람 얼굴의 옆모습을 빼 닮았다. 얼굴바위에 도착하여 사진을 찍느라 잠시 지체하다가 다시 출발한다(17:00~17:03).
잠시 후 빨간색 바탕에 노란색 글씨로 쓰여진 'HALF WAY⇒' 표지판이 눈에 띈다. 처음에는 무슨 표지인지 모르다가 이 표지판이 중도객잔을 표시한다는 것을 중도객잔에 도착해서야 알게 되었다. 좌측으로 깊숙히 들어가는 계곡능선을 돌아서 나가고 시멘트 다리를 건너니 표면이 녹슨 강철관이 우리와 함께 나란히 가고 있다. 또한 금사강으로 내려가는 비탈진 경사면에는 구불구불한 시멘트 도로가 기묘하게 연결된 것을 볼 수가 있는데 이곳에서 녹슨 강철관과 헤어져 U자형으로 크게 방향을 바꾸는 시멘트 도로에 내려선다(17:20).
조금 전 보았던 시멘트 도로와 만나 중도객잔으로 가는 길이 경사는 그리 심하지 않은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산길보다 힘들게 느껴진다. 중도객잔까지 500m 남았다는 표지판이 빨리 오라 하는데도 걸음걸이는 느리기만 하는 것은 왜일까. 마을 초입의 'Local point GH 本地湾驿栈' 건물을 지나 직진하면 드디어 오늘 우리가 하룻밤을 묵고 갈 중도객잔이 나온다. 도대체 우리나라 여행객들이 얼마나 찾아오는 것인지 한글로 중도객잔이라고 영어 및 중국어 간체와 병기되어 있다.
계단을 내려가 대문을 들어서니 2층 규모로 지어진 중도객잔의 마당이 나오고 먼저 와 있던 서양인들도 보인다(17:40, 10.38km/2.326m). 좌측편의 2층 객실에 짐을 내려놓고 저녁을 먹은 후 우리 일행 5명이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객잔의 밤이 깊어졌다. 호기심을 가득했던 차마고도 트레킹의 첫날을 이렇게 마무리하고 내일을 위해 꿈나라로 가는 열차에 승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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