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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팀 합동 산행

[2014-04-27] 대구팀 합동산행-15_면봉산 → 보현산 - 초록색의 향연에 마음마저 초록으로 물든다

[대구팀 합동산행-15]면봉산 → 보현산 - 초록색의 향연에 마음마저 초록으로 물든다

[산행일시] 2014. 04. 27(일) 11:13~15:45(4시간 32분 // 산행시간 : 3시간 08분 / 휴식시간 : 1시간 24분)

[날       씨] 흐림

[산행인원] 15명(서울팀 3명, 대구팀 12명 / 존칭 생략)

                   (서울팀) 하이맛, 범솥말, 성봉현

                   (대구팀) 권재형, 기경환, 박상훈·최미애, 박영홍·천정미, 얼음골, 임상택, 차성섭·나경숙, 차수근·박금선

[산행시간] 곰내재(11:13) → 면봉산(12:22~12:26) → 포항 면봉산 정상석(12:28~13:05) → 임도(4코스, 13:35)

                   → 가지재(13:54~14:00) → 보현산 천문대 주차장(14:49) → 시루봉(△, 15:02~15:15)

                   → 보현산(천문대, 15:24~15:36) → 보현산 천문대 주차장(15:45)

[산행지도]

 

[구글어스]  2014-04-27_면봉산~보현산.gpx

 

[구글 지형도]

 

[산행후기]

길게만 느껴졌던 시간이 흘러 어느새 서울에서 대구로 가는 날이 지척이다. 작년 시월 이십칠 일에 만났으니 딱 육 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난 것이다. 인터넷으로 예약한 동대구행 KTX 열차 안에서 이규성 교수님을 만나 부족한 새벽잠을 짧은 시간 즐기다 보니 부산행 열차가 김천을 지나 동대구역으로 진입하고 있는 중이다. 예정된 시각에 도착한 열차에서 내려 대합실로 나가는데 전날 경주 남산을 산행하고 오신 범솥말 선배님과 대구 권재형님을 통로에서 만났다.

 

동대구역 대합실에서 대구 참사랑산악회 회원님들과 만나 수인사를 하면서 버스가 기다리는 곳으로 내려간다. 정차 중인 25인승 버스 안에서 기다리고 있던 여성 회원님들과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는다. 오랜만에 만났으니 이런저런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고속도로 팔공산요금소를 통과한 버스가 모 휴게소로 진입한다. 아침 식사를 위해 정차한 것인데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의 대형버스가 상당히 많이 보인다.

 

여러 나물로 비빔밥을 만들고 개운한 해물된장국(?)으로 아침을 든든하게 채운 후 영천을 향해 다시 출발한다. 북영천요금소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보현산 가는 길 중간에서 청송이 거주지인 얼음골님이 합류하였다. 보현산으로 가는 차 안에서 참사랑산악회 대장인 임상택님이 산행 계획을 바꾼다고 한다. 우리 서울팀의 열차 시간 관계상 면봉산을 출발하여 보현산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한단다.

 

이따 오후에 도착할 보현산을 좌측으로 보면서 산줄기를 굽이굽이 돌아간 버스는 포항시 죽장면 두마리 안내판을 따라 작은 소형차나 다닐 법한 길을 달려가더니 마이크 소음으로 시끄러운 어느 공터에 정차한다. 폐교가 된 두마초등학교의 대의원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산행준비를 마친 일행들은 벌써 곰내재를 향해 출발하였지만 뒤늦게 준비를 마치고 일행들을 쫓아간다(10:55). 대의원 대회로 시끄러운 운동장을 벗어나 마을길을 조금만 걸어가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제3코스(여유와 낭만이 있는 길) / 폐교↔곰내재(거리 3km …)' 안내판이 방향을 알려주고 있다.

 

좌측으로 시멘트 길을 따라 올라가는 길에 우축사도 보이고 사과농원도 여러 군데 보인다. 앞서가던 임상택 대장이 트럭이 주차된 사과농원 안으로 들어갔다 나오더니 트럭으로 이동한다고 한다. 좁은 산길은 군데군데 시멘트로 포장이 되어 있지만 대부분 비포장의 흙길로 승용차는 통행하기에는 무리일 것 같다. 곰내재로 올라가는 도중 RV 차량 두어 대를 만났지만 이곳 지리에 훤한 차주는 거침없이 달려 곰내재에 도착하니 대략 오 분 정도 소요되었나 보다. 고맙다는 인사를 받으며 고갯마루를 넘어간 트럭은 잠시 후 방향을 바꾸어 곰내재로 올라오고 있다.

 

두마리 사과농원으로 되돌아 가는 트럭을 보면서 산행 채비를 마친 일행들은 면봉산을 향해 오르기 시작한다. 하지만 언제 올지 모를 곰내재의 모습을 사진기에 담느라 자연스레 후미가 되어 앞서간 일행을 따른다(11:13). 완만한 산길에는 연한 초록의 잎새들이 상큼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눈이 즐겁다. 부드럽던 산길이 고개를 드는지 숨소리가 거칠어지기 시작한다. 지난 1월 마지막 토요일의 덕유산 산행, 그리고 3월 말 홍콩 해안 트레킹이 요근래 산행의 흔적이었다. 그래서인지 숨결이 거칠어지는 것이 어쩔 수 없나 보다, 조금씩 고도를 올려가는 산길이 벅차게 느껴진다.

 

어느 정도 고도를 올렸는지 다시 경사를 누그러뜨린 산길 바닥에 떨어진 샘터 안내판이 눈에 띈다(11:36). 좌측으로 십여 미터 떨어진 샘터에는 물이 고여 있는데 비상 시에는 그럭저럭 식수로 사용할 수 있을 듯하다. 샘터를 확인하고 야생화도 감상하면서 쉬엄쉬엄 걷는 산길이지만 쉬었다가 가자고 한다(11:51).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는 예보와는 달리 이곳 면봉산 가는 길의 하늘은 구름으로 덮여 후덥지근하기만 하다. 바람마저 없는 산길에서 잠시 과일로 간식을 먹으면서 쉬었다 일어선다(11:57).

 

고도차에 적응을 하는 것인지 가파르다는 느낌이 지워진 산길을 따라 얼마나 더 올랐을까, 잡목으로 답답하던 시야가 트이면서 앞쪽으로 멀리 보현산의 천문대가 시야에 들어온다(12:03). 반면 뒤편으로는 버스에서 내렸던 두마리 마을이 보이고 보현지맥을 분기한 낙동정맥의 능선이 흐릿하기만 하다. 억새능선의 산길은 이내 이정표[←면봉산정상 0.3km  ↓두마  →(10.2km 성재리/4.5km 월매봉)]가 세워진 >지도 상 1074봉에 이르는데 다소 넓은 공터의 억새밭이다(12:08). >시야가 트이는 지역이라 그런지 모두들 풍경을 사진기에 담는다고 열중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게 짧은 시간이 흐른 다음 저 앞에 보이는 면봉산 기상 레이더를 향해 떠나는 선두를 따라 발걸음을 옮긴다(12:11).

 

억새능선 사이로 나 있는 산길은 야트막한 둔덕을 오르는 듯한 느낌으로 면봉산까지 이어진다(12:22). 정상석과 이웃한 연두색 펜스 철망 내부에는 면봉산 기상 레이더 건물이 있으며, 똬리를 튼 뱀마냥 청송군 현동면에서 올라오는 도로가 산 허리를 구불구불 휘감으며 주차장으로 연결된다. 낙동정맥의 가사령 인근 720능선에서 분기하는 산줄기가 상주시 중동면 우물리 앞 위천으로 잠기는데 도상거리 약 170km인 이 산줄기 이름의 주인인 보현산이 저 앞에서 어서 오라 손짓하고 있다. 청송군에서 세운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하고 좌측으로 내려간다(12:26).

 

철쭉나무인 듯한 키 작은 나무숲 사이로 내려가는 길은 또 하나의 정상석을 만나는데 포항시에서 세운 정상석이다(12:28). 산 꼭대기에 있는 청송군의 정상석은 1120.6m라 표기하였지만 포항시에서 세운 정상석은 1113m로 표시하였다. 청송군 현서면·현동면과 포항시 죽장면에 걸쳐 있는 산이라 하지만 서로 다르게 해발고를 표기한 것은 무슨 이유일까나. 포항시에서 세운 정상석의 표기가 올바른 것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하였듯이 넓직한 공터인 이곳에서 점심 식사를 한다. 대구팀의 푸짐한 상차림에 곁들인 반주를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삼십 분을 훌적 넘겼다. 주변을 정리하고 보현산을 향한 오후 일정을 다시 시작한다(13:05).

 

고도차 250m를 떨어진다는 임상택 대장의 말과 달리 착시현상인지 시각적으로 느끼는 고저차는 그리 심해 보이질 않는다. 수목으로 우거진 내리막길은 급경사를 이루면서 한없이 내리 꽂는다. 얼마나 내려갔을까, 이상하다는 임상택 대장의 말대로 보현지맥 산길이 아니라 일반 등로로 내려온 것이다. 임도에 내려서니 안내판에는 4코스라 표기되어 있고 우리가 원 계획했던 밤티재는 윗편에 있다(13:35). 보현지맥은 다음에 다시 걸을 것이므로 이번이 아니면 언제 오겠느냐고 우스개 소리를 건네면서 임도를 따른다. 포항시 죽장면 두마리에서 보현산 천문대 도로로 연결되는 임도를 따라 구불구불 휘돌아 오르니 이정표[↓죽장면 두마리  ↑천문대, 정각리  ←작은보현산,갈미봉]가 있는 가지재이다(13:54).>

 

임도는 보현산 천문대로 연결되는 도로를 향하지만 우리는 직진하는 산길을 따라 보현산으로 가기로 한다(14:00). 하지만 산길은 이내 도로를 만나고 다시 산길로 들어서기를 서너 번 한 후 천문대 정문이 보이는 직선도로에 내려선다. 잠시 후 천문대 정문 앞의 주차장에 도착하여 '보현산 하늘길 / 2로 천수누림길' 방향으로 방향을 바꾼다(14:48). 천수누림길데크로드라 명명된 나무로 만든 산책로는 1km 떨어진 웰빙숲 관찰전망대까지 이어진다. 중간중간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흘러 나오는 안내방송을 듣다 보니 어느새 관찰전망대가 보이고 화북면 정각리(절골)로 내려가는 길을 등지고 올라서면 삼각점[화북 11 / 79.8 재설]이 박혀 있는 시루봉이다(15:02).

 

행글라이더 활공비행장인 이곳에는 '보현산 시루봉 해발 1124.4m'라고 음각된 정상석과 함께 국가지점번호판[마마 3256 9696]이 눈에 띈다. 국가지점번호는 전 국토를 100km부터 10m 단위까지 구획해 통일된 번호를 부여한 위치표시 체계로 도로명 주소법에 따라 산림, 해양 등 비거주지역의 위치를 나타내는 좌표이다. 재난, 사고 등 응급상황 발생 시 신속한 위치 안내와 인명구조 등에 활용한다고 한다.

 

우리가 원래 시작점으로 예정했던 35번 국도 상의 보현산종합휴게소 방향을 내려다 보니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권재형님의 말에 의하면 수자원공사에서 보현산 다목적 댐을 건설하는 중이라는데 거대한 수문이 보인다. 댐이 건설되면 그 일대의 환경이 파괴된다고 하는데 과연 환경영향평가는 제대로 한 것인지 궁금하다.

 

조망이 시원스런 시루봉에서 보현산 천문대로 내려간다(15:15). 천문대 건물들을 지나 '1.8m 광학망원경동' 건물 앞에 오르니 보현산 정상석 앞에서 쉬고 있는 일행이 보인다(15:24). 지도에 상봉(동봉)이라 표기된 봉우리로 이곳에 '普賢山 1126.4m'라고 음각된 정상석이 있다. 오늘 산행은 주차장에서 마무리하고 버스로 내려가기로 해서 간식을 먹으며 잠시 쉬어간다. 그렇게 십이 분을 쉬었다가 일어나 정상석 너머로 내려가니 짧은 산길이 끝나면서 천문대 진출입 도로를 만나고 닫혀진 정문을 넘어 주차장에 도착한다(15:45). 용화산에서 척추를 다친 시인마뇽 선배님이 후유증으로 참석을 못하여 아쉬웠지만 서울·대구팀의 열다섯 번째 합동산행이 이렇게 무사히 끝난 것이다.

 

이후 보현산천문대 주차장을 출발하여 정각리에 내려서니 꾸물꾸물하던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진다. 서울에서 출발하기 전 확인한 일기예보는 비가 내린다고 하였는데 다행히 산행 중에 비가 내리지 않았다. 비가 내리는 도로를 달려 도착한 영천시 서문육거리에 있는 화평대군 음식점에 도착하니 빗줄기가 제법 굵어졌다. 돼지고기 알러지가 있는 나를 위한 대구팀의 배려와 함께 산행 뒤풀이를 하면서 시월에 있을 서울팀 주관의 산행을 기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