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日常의 이야기

[2026-01-03] 창녕 우포늪 생명길 - 시간이 멈춰 버린 듯한 풍광

창녕 우포늪 생명길 - 시간이 멈춰 버린 듯한 풍광

 

[탐방 일시]  2026.01.03(토) 11:50~15:33(3시간 43분)

[날       씨]  맑음

[인       원]  김만기, 성봉현

[접       근]  부산 부전동 → 창녕 우포늪 생태관주차장 : 자차

[이       탈]  창녕 우포늪 생태관주차장 → 아미산전망대(부산) → 부전동 : 자차

[주       소]  우포늪 생태관주차장 / 경상남도 창녕군 유어면 우포늪길 220

[구간 시간]  우포늪 생태관광 안내소(11:50) → 제1관찰대 갈림길(이정표 1-2, 11:56)

                  → 자전거 반환점(이정표 1-3, 12:36) → 잠수교(12:40) → 사지마을 갈림길(이정표 1-6, 13:03)

                  → 주매정(13:18~13:20) → 우포유스호스텔 갈림길(이정표 1-10, 13:32~13:44)

                  → 문화공간 우포나루(이정표 1-11, 13:52) → 소목정(우항산, 14:02) → 목포정(14:11)

                  → 제2전망대(14:14~14;16) → 목포재(木浦齋, 이정표 1-16, 14:29) → 징검다리(14:37)

                  → 따오기 복원센터 삼거리(이정표 1-18, 15:10) → 우포늪 생태관광 안내소(15:33)

[지       도]  창녕군 우포늪 안내도 / 1:50,000  창녕(국토지리정보원 1:25,000  2013년 온맵 편집)

 

[구글 어스]

2026-01-03_창녕 우포늪 생명길.gpx
0.09MB

 

[탐방 기록]

   오늘도 부산의 아침은 어제처럼 부는 바람이 심상치 않다. 하지만 내륙으로 들어간 창녕의 우포늪에는 바람이 심하지 않으리라 생각하면서 서면에서 출발한다. 창녕 요금소를 지나 생태관주차장으로 가는 길이 낯설게 느껴져 확인해 보니 소목마을 인근의 주차장으로 안내하고 있다. 내비게이션의 목적지를 생태관주차장으로 수정하여 정상적으로 도착하니 다행이 이곳은 바람이 잔잔하다. 우포늪을 천천히 한 바퀴 돌아오는 시간을 네 시간 정도로 예상했으니 바쁠 것이 없는 일정이다.

 

   바람이 잔잔하다 하지만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여 복장을 추수리고 우포늪 생태관광 안내소에서 탐방 지도를 받아 출발한다(11:50). 우포늪 생명길을 따라가는데 작년 4월에 왔을 때에는 봄이 시작되는 시기라 그런지 초록초록 풍광이었는데 오늘은 갈색빛만 보이는 것이 기분마저 쓸쓸해지는 것 같다. 이정표 1-1 앞에서 번호가 증가하는 방향인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반시계 방향으로 돌기로 한다(11:53). 우포늪 가장자리에 이르니 우포늪은 요 며칠간의 강추위에 수면이 일부 얼었다. 왼쪽에 있는 제1관찰대로 이동하여 우포늪의 풍광을 잠시 살펴보고 다시 1-2 이정표가 있는 곳으로 복귀하여 대대제방을 걷는다.

 

   수면이 얼어서인가 반대편 가장자리에만 겨울 철새 일부가 보일 뿐 대대제방 쪽으로는 썰렁하다. 우포늪을 보면서 천천히 걸어가다가 오른쪽의 밭쪽을 보니 밭에 낱알들이 남아 있는지 먹이 활동을 하고 있는 여러 마리의 오리가 보인다. 길게 뻗은 대대제방을 넘나드는 바람이 제법 차가운 것이 아무래도 두터운 옷을 잘 입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얼지 않은 수면에 홀로 서 있는 큰기러기 한 마리 그리고 잠시 후 버들군락에 모여 있는 큰기러기 무리와 노랑부리 저어새들을 보며서 걷다 보니 어느새 자전거 2코스가 끝나는 자전거 반환점에 이른다(12:36).

 

   오른쪽 7시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은 시멘트 포장길로 바뀌고 우포늪으로 흘러드는 토평천을 건너는 잠수교를 만난다. 잠수교라 해서 특별한 다리가 아니고 그저 토평천의 물이 불어나면 잠기는 시멘트 포장길이다. 소야리로 분기되는 삼거리에서 왼쪽 방향의 우포늪 생명길은 완만하게 사지포제방으로 올라서는데 오른쪽 아래에 신당배수지가 있다(12:53). 사지포에 떼 지어 모여 있는 큰기러기들을 그리고 사지포 너머의 화왕산을 보면서 사지포제방을 걸어가니 사지마을로 분기되는 삼거리에 도착한다(13:03).

 

   왼쪽으로 직진하여 짧은 통나무 계단을 올라서니 조망이 시원스레 트이는 야트막한 구릉에 올라서는데 커다란 팽나무 한 그루가 시선을 붙잡는다(13:09). 아마도 안내도에 표기된 사랑나무인 듯한데 여름철 나뭇잎이 무성할 때에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진다. 우포늪을 보면서 내려가는 둥 마는 둥하는 탐방로에는 야자 껍질 섬유로 만든 천연 매트가 깔려 있다. 그리고 다시 살짝 올라서면 '마산터/우포늪 생태체험장'으로 분기되는 삼거리에 이른다(13:15). 왼쪽의 주매제방을 향해 조금 올라가니 육각정의 주매정이 나오는데 주매정 안에는 따오기 복원사업 안내와 함께 우포늪의 사계절을 담은 사진이 걸려 있다(13:18). 따오기 복원사업 안내문에는 다름과 같이 적혀 있다.

 

창녕군에서는 1979년에 우리나라에서 멸종된 환경 깃대종인 "따오기"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따오기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2008년 5월 중국 후진타오 주석 방한 때 한국과 중국 두 나라의 우호 관계를 상징하는 따오기 기증을 약속받고, 2008년 10월 17일 중국 섬서성 양현에서 양저우(수), 룽팅(암) 한 쌍을 입식했습니다.

 

유전적 다양석 확보를 위해 2013년 12월 진수이, 바이스 수컷 2마리를 중국으로부터 입식하여 현재까지 복원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2019년 5월에는 40마리의 따오기를 우포 하늘에 방사하였고, 매년 1~2회 방사를 하고 있습니다.

 

○ 형태적 특징

따오기 성조는 몸길이 70~80㎝, 날개를 폈을때 길이 130~140㎝, 부리16~21㎝입니다. 체중은 1.2~1.8㎏으로 수컷이 암컷보다 몸집이 큽니다. 얼굴과 다리, 휘어진 부리 끝은 붉은색이며 머리에 가늘고 긴 장식깃이 있습니다. 비번식기에는 온몸이 연홍색을 띤 하얀색이고, 번식기에는 목, 등 부분이 암회색을 띕니다.

 

   주매정을 뒤로하고 다시 걸음을 이어간다(13:20). 나뭇잎을 떨군 나뭇가지 사이로 창녕우포곤충나라 건물을 보면서 산책로를 따라 내려서니 우포늪 습지보호지역 감시 초소가 있다. 그리고 곧게 자란 나무들이 사열하듯이 줄지어 자란 사잇길로 이어지는 주매제방(지형도에는 소목제방으로 표기된 곳)을 걷는다(13:26). 지금은 겨울이라 우포늪을 볼 수가 있지만 나뭇잎이 무성한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줄 것 같은 주매제방길이다. 수묵화를 보는 듯한 풍광을 보면서 천천히 걸어가 만나는 우포유스호스텔 갈림길에는 우포늪 안내도와 간이 화장실이 있다(13:32). 이곳에서 간식을 먹으면서 십여 분 정도 쉬었다가 다시 움직인다(13:44).

 

   찻길처럼 느껴지는 시멘트 포장길은 소목나루를 지나 우포참건강원과 문화공간 우포나루가 있는 소목마을 주차장으로 올라선다(13:52). 왼쪽으로 몇 걸음 옮긴 후 이정표(1-12)가 가리키는 방향인 왼쪽 계단으로 올라가면 소목마을 삼거리 이정표(1-13)를 만난다(13:57). 오른쪽으로 가옥들이 보이는데 소목마을이나 보다. 우포늪 생명길은 다시 산길로 바뀌었지만 고저 차가 별로 없어 가볍게 산책하듯이 걷다 보니 소목정이 있는 봉우리에 올라선다(14:02). 안내도에 우항산(64m)로 표기된 이곳은 지형도에 산 이름은 없고 63.8m로 표기되어 있다. 소목정 내부에 걸려 있는 주매제방의 안내문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아름다운 해돋이와 해넘이를 볼 수 있는 주매제방

 

인근의 아름다운 풍경으로 인해 영화, CF 등 여러 영상물의 배경장소로 활용된 주매제방, 물안개가 자욱한 이른 아침, 거룻배를 타고 긴 장대를 든 어부들이 밤새 숨죽이던 수생 동식물들의 하루를 깨우는 모습은 해돋이의 신비로운 매력을 한껏 더해준다. 또 다양한 수생 동식물과 풍경을 즐기며 시간을 보내다 보면 멀리 화왕산의 불줄기가 우포늪으로 잠겨드는 모습에 넋을 빼앗길 만큼 아름다운 해넘이도 볼 수 있는데 원시적인 둑길과 어우러져 비경을 이룬다.

 

   잠시 멈춘 발걸음을 다시 움직인다. 봉우리에 올랐다고 내려가라 하는데 약간 경사진 짧은 내리막길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서면 이번에는 목포정이 나온다(14:11). 이곳 목포정에는 우포늪 8경에 대한 안내문이 걸려 있다. 우포늪 8경은 '1경 : 왕버들 수림, 2경 : 반딧불이 축제, 3경 : 물풀의 융단, 4경 : 기러기의 비상, 5경 : 가시연꽃 잎, 6경 : 고니의 사랑, 7경 : 장대 나룻배, 8경 : 별자리 이야기'라 한다. 다시 한 번 더 내려간 안부에서 직진으로 50m 정도 올라가면 제2전망대가 있다(14:14).

 

   제2전망대에서 우포늪과 그 우포늪을 둘러싸고 있는 산등성이 그리고 화왕산의 모습을 살펴보고 우포늪에 사는 동·식물 안내문을 읽어보고서 다시 안부로 내려간다(14:16). 안부에서 왼쪽으로 내려가면 목포제방인데 주매제방과 달리 이곳에는 나무들이 없어 직선으로 쭉 뻗은 길이 인상적이다. 때마침 제2전망대 아래쪽에서 백로 한 마리가 수면 위로 우아한 날개짓을 하면서 날아오르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네댓 마리의 백로가 하늘을 나는 모습을 지켜본 후 목포제방을 걸어 그 끄트머리에 이르니 목포재(木浦齋) 안내문이 있다(14:29).

 

   목포재는 충주, 흥주 석(石)씨 시조 휘 린의 13세손휘 린 입창녕조 대종 재실로 1921년 건립되었다고 하며, 경내에는 경의사, 어필각이 소재한다. 경남매일신문 홈페이지(http://www.gnmaeil.com)에 2011년 2월 23일자로 실린 '창녕 목포재 어필각(御筆閣)'에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충주 석씨 시조는 석린(石隣) 이라는 분인데 이분의 6세손 석양선(石良善)이라는 분이 태조 이성계의 이모부이다. 태조 이성계는 탄생 다섯 달 만에 태조의 모 의혜왕후가 죽으니 어린 이성계는 석양선(石良善)의 부인되는 이모 최씨의 젖을 먹고 자랐다. 후일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고 왕위에 올라 이모부 석양선(石良善)을 홍양부원군으로 이모 최씨는 경창옹주로 봉했으며, 석양선(石良善)의 아들인 석천을(石天乙)은 통훈대부 중랑장으로 임명하고 태조 즉위 이듬해 원단에(1393) 천을이 입시하자 태조가 같은 젖을 먹고 자란 형제의 우의를 잊지 못하여 시를 지어 하사했으니 이것이 태조의 어필이다.

 

태조 이성계 어필을 해석해 보면 이렇다. "크도다 석천을이여 제사를 받들어 지내라고 허락한지 몇 년인고 같은 젖을 먹고 자란 형제의 깊은 우의는 산과 같고 바다와 같은 은혜로다. 후손은 자손대대로 오직 공부와 그 외 요역을 면하고 배움이 가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하늘과 땅의 기운이 충실하고 해와 달이 밝게 빛나니 고금을 돌이켜 보아도 이 같은 경우는 없었을 것이다. 위의 말을 침노하거나 빼았고 어기는 모든 벼슬아치는 즉시 파직될 것이고 꾸짖음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모 최씨께서 어릴적 젖 먹여 키워준 연고로 이러한 시를 직접 지어 주노라. 통훈대부 중랑장은 대대로 받들어 모시도록 하라." 1393년 1월 1일 이성계

 

   얼핏 보니 일반 가정집 같은 분위기라 목포재는 볼 생각을 안하고 징검다리 방향으로 길을 이어간다. 비포장 찻길을 따라 걸어가면서 물과 함께 얼어 붙은 거룻배 두 척을 보다 보니 차들이 주차된 곳에 이르는데 징검다리 입구다(14:37). 이곳에 있는 안내도에는 징검다리는 토평천의 수위가 올라가면 건널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사초군락지 탐방도 불가하다고 한다. 수위 상승 시 쪽지벌을 따라 우포출렁다리로 건너는 3포 2벌 탐방로는 우포늪 생명길보다 1.3km 길어 30분이 더 소요된다고 적혀 있다. 3포는 우포(소벌), 목포(나무벌), 사지포(모래벌)이고 2벌은 쪽지벌, 산밖벌이다.

 

   토평천이 유출되는 곳의 징검다리를 건너 사초군락지로 걸어간다. 넓은 억새밭의 사초군락지 탐방로를 걸어가는데 토평천으로 나들이 나온 듯한 쇠오리 가족을 만난다. 아직 녹지 않은 얼음 위로 아장아장 걷는 어린 쇠오리가 귀여워 한참을 보았다. 역광으로 보는 투명한 억새밭을 지나면서 얼어버린 우포늪에 올로 미동도 없이 서 있는 백로 그리고 왜가리를 보다 보니 우포늪 습지보호지역 안내문을 만나는데 수위 상승 시 잠기는 곳을 벗어나는 지점이다. 우포늪 습지보호지역 안내문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우포늪은 약 1억 4천만년 전에 형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내륙습지로서 우포(소벌), 목포(나무벌), 사지포(모래벌), 쪽지벌, 산밖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지역은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따오기의 주요 서식지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큰고니ᆞ큰기러기를 비롯하여 청머리오리ᆞ넓적부리 등 철새의 주요도래지이며, 가시연꽃ᆞ줄ᆞ부들ᆞ생이가래와 같은 각종 수생식물과 어류ᆞ수서곤충ᆞ무척추동물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우포늪은 그 생태적 가치가 인정되어 1998년 3월 2일에 국제습지보전협약인 람사르협약에 등록되었을 뿐만 아니라 1999년 8월 9일에는 습지보호지역으로, 2024년 7월 5일에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핵심구역으로 지정되어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우포늪 가장자리의 버들나무들과 함께 걷는 우포늪 생명길도 이제 끝나가는 듯하다. 자전거 1코스 반환점을 통과하니 오른쪽 산기슭에 있는 따오기 복원센터가 눈에 들어온다(15:09). 그리고 따오기 복원센터 삼거리 이정표(1-18)를 지나 만나는 제2관찰대에서 이름모를 작은 새들이 무리지어 덤불 사이로 날아다니는 것을 보느라 멈춘 발걸음을 다시 움직인다. 제1전망대는 눈으로만 보고 조금 더 걸어가 제1관찰대 갈림길에서 우포늪생태관주차장 방향으로 간다(15:25). 우포늪 생명길 탐방을 시작하면서 지났던 제1전망대 갈림길을 지나 우포늪 생태관광 안내소에 도착한다(15:33).

 

   나에게는 우포늪 하면 초록빛 수초들 사이로 장대를 사용해서 거룻배를 움직이는 어부가 있는 풍광이 머릿속에 각인돼 있다. 그런 우포늪의 풍광을 보지는 못했지만 언젠가 꼭 가봐야지 했던 창녕 우포늪, 오늘 아내와 함께 찬바람이 불었지만 우포늪 생명길을 걸을 수 있어서 행복했던 하루였다. 그런 풍광은 여름에 다시 와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부산으로 돌아간다.

 

   부산으로 돌아오는 길에 사하구 다대동에 있는 아미산전망대에서 해넘이를 보려고 계획했었는데 다행히 일몰 시각에 맞추어 도착했다. 전망대에서 가덕도와 거제도 너머로 내려앉는 석양을 보고 서면으로 돌아가는 길에서는 커다란 보름달 일명 슈퍼문도 볼 수가 있었다. 새해 연휴가 끝나가는 첫 번째 토요일, 다음에는 초록초록 나뭇잎들이 생명을 움틔울 때 또 우포늪을 다녀와야 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오늘 하루도 즐겁고 행복하게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