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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2025-01-17] 송악산에서의 해넘이

송악산에서의 해넘이

 

[탐방 일자]  2025.01.17(금)

[날       씨]  맑음

[탐방 인원]  김만기, 성봉현

 

[송악산 - 제주관광정보센터]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관광로 421-1

   송악산 정상부 및 정상탐방로는 현재 오름 식생복원과 보전관리를 위하여 자연휴식년제가 적용되어, 2027년 7월 31일까지 출입이 제한되고 있습니다.

※ 정상부 및 정상탐방로를 제외한 나머지는 코스는 출입 및 탐방이 가능합니다.

 

   산방산의 남쪽, 가파도가 손에 잡힐 듯 보이는 바닷가에 불끈 솟은 산이 송악산이다. 99개의 작은 봉우리가 모여있어 일명 99봉이라고도 한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이중 분화구-1차 폭발로 형성된 제 1분화구 안에 2차 폭발이 일어나 2개의 분화구가 존재-의 화산지형이기도 하다.

 

   제주 올레 10코스를 따라 이어지는 송악산 둘레길을 걷다 보면 형제섬과 가파도, 멀리 마라도까지 볼 수 있다. 완만한 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방목해 놓은 말도 가까이에서 볼 수 있고, 주변에 막힘이 없어 날이 좋다면 꽤나 장관을 경험할 수 있다. 길이 험하지 않아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지만, 바람이 많은 편이다. 바람이 특히 센 날에는 제주의 삼다(三多)중 하나인 '바람'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송악산은 일제강점기 일본군의 군사기지를 만들기 위해 강제 동원된 제주 사람들의 고통과 참상을 돌아보는 다크 투어 현장이기도 하다. 예전엔 그 이름만큼 소나무와 동백, 후박, 느릅나무 등이 무성했다고 하는데, 일제시기 군사기지를 만드느라 불태워져 지금은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풀만 무성할 뿐이다. 송악산의 해안가 절벽에는 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군이 제주 사람들을 동원해 뚫어 놓은 인공동굴 15개가 있다.

 

[탐방 기록]

   제주동백수목원에서 활짝 핀 동백꽃을 실컷 보고서 산방굴사를 보기 위해 안덕면으로 이동한다. 늦었지만 점심을 먹기 위해 애들이 알려 준 안덕면 창천리에 있는 용왕난드르 식당의 주차장에 도착한다. '용왕난드르'라는 이름이 특이하다. 차에서 내리니 눈 덮인 한라산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런 풍광에 취해 한참을 보고서야 식당으로 들어간다.

 

   ‘난드르’는 서귀포시 안덕면 대평리의 다른 이름이다. 안덕계곡 남쪽 바닷가에 살며시 숨어 있는 듯한 모습의 난드르는 천혜의 생태체험 마을 조건을 갖춘 곳이다. 옛날 동해 용왕의 아들이 스승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마을을 품고 있는 군산을 만들었다는 전설에서 유래해 ‘용왕난드르’라고도 한다. 이 용왕난드르 마을이 생태체험 마을로 거듭나고 있다고 한다.

 

   보말전복 돌솥밥으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시간을 확인해 보니 송악산에 가면 저녁 해넘이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산방굴사는 다음에 보기로 하고 송악산으로 이동한다. 삼십여 분 정도 소요되어 도착한 송악산 주차장 역시 만차라 샛알오름 입구인 고갯마루의 주차장에 주차하였다. 송악산은 제주도에서 '산'자라는 이름을 가진 산이 7개라 하는데 그 중의 하나이면서 또한 남한에서 제일 남쪽에 있는 산이다. 한라산, 영주산, 산방산, 송악산, 군산, 고근산, 단산(바굼지오름)이다.

 

   주차장에서 조금 걸어서 내려와 도착한 송악산 출입구, 해안가 단애를 따라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돌아가는 탐방을 시작한다. 2014년 12월에 왔을 때에는 이중화산체인 송악산의 내륜에 있는 정상부에 올랐었지만 지금은 정상부 탐방이 통제되어 2027년 8월부터 볼 수가 있다고 한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것인지 데크로 정비된 탐방로를 따라 걸으면서 수평선에 붙어 있는 듯한 우리나라 최남단 섬인 마라도와 가파도을 본다. 또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 오른쪽 수평선으로 떨어지는 석양을 보면서 현재 시각을 확인해 보니 아직도 이십여 분 이상이 남았다.

 

   쉬엄쉬엄 천천히 풍광을 즐기면서 걸어가는데 '전망대 3'을 지나 움푹 패인 지점에 여러 사람들이 일몰을 기다리고 있는 곳을 지난다. 우리도 이곳에서 일몰을 볼까 하다가 출구(도착점) 근처에 있는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기 위해 그냥 지나친다. 그리고나서 도착한 샛알오름 입구의 주차장, 서쪽 수평선은 짙은 회색구름으로 덮여 일몰을 볼 수가 없었다. 만약 '전망대 3' 지점을 지나 만났던 여러 사람들이 있었던 곳이었다면 달랐을까 하지만 그곳이나 이곳이나 같은 지점이므로 그들 역시 못 보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날씨가 좋아서 기대했던 것과 달라 아쉽지만 제주시 숙소로 돌아간다.

 

   이곳에서 제주시로 가는 길에 산방산탄산온천이 있는데 온천수가 좋다고 소문이 난 곳이다. 네이버로 온라인 예약한 바코드를 보여주고 이곳에서 노천탕을 이용하려고 했지만 많은 이용객들로 이용하기가 힘들겠다고 한다. 하여 그냥 실내 온천욕으로 오늘 하루의 피로감을 씻어내고 나온다. 어둠컴컴해진 늦은 밤, 평화로로 달려 제주시 노형동의 숙소에 도착하여 내일을 준비한다.

 

[탐방 사진]

  ▼ 안덕면 창천리의 용왕난드르 음식점 주차장에서 본 한라산 백록담을 둘러싸고 있는 외륜과 영실 오백나한의 설경

 

  ▼ 샛알오름 입구인 최남단해안로의 고갯마루에 있는 주차장에서 본 산방산과 구름이 숨겨 버린 한라산

 

  ▼ 송악산 탐방로 출발점

 

  ▼ 송악산 입구에서 본 산이수동항과 그 너머의 산방산 그리고 왼쪽의 단산(바굼지오름)

 

  ▼ '전망대 1' 너머로 해가 떨어지고 있다

 

  ▼ 부남코지 - '바람이 많이 부는 곶'이라고 한다

 

  ▼ 이중 분화구인 송악산의 외륜 풀밭에 묶여 있는 말(馬)

 

  ▼ 왼쪽 앞에 보이는 마라도와 가파도가 수평선에 붙어 있는 듯하고

 

  ▼ '전망대 1' 너머로 석양이 떨어지고 있는 중이다

 

  ▼ 데크 탐방로를 따라 걸어가다가 뒤돌아본 '전망대 1' 방향이고

 

  ▼ 어느새 '전망대 2'까지 왔다

 

  ▼ 껌딱지 마냥 수평선에 달라붙은 마라도와 가파도

 

  ▼ 하모방파제가 있는 상모리 방면의 풍광과 방목된 말(馬)들

 

  ▼ 석양이 맑은 수평선에 걸려 있는 듯한데

 

  ▼ '전망대 3' 인근의 해안절벽

 

  ▼ 점점 수평선에 가까워지는 석양

 

  ▼ 송악산 도착점으로 나와서

 

  ▼ 서쪽을 바라보니 아쉽게도 수평선은 구름에 덮여 있고

 

  ▼ 그 구름 뒤편으로 석양이 모습을 감추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