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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건너의 이야기

[2016-12-03] 대만 옥산 트레킹(4일차)_시내 관광_양명산 소유갱, 마조화예촌, 야류지질공원, 타이베이(臺北) 101 Tower

대만 옥산 트레킹(4일차)_시내 관광_양명산 소유갱(陽明山 小油坑), 마조화예촌(馬槽花藝村-陽明山溫泉), 야류지질공원(野柳地質公圓), 타이베이(臺北) 101 Tower

 

[일시]  2016.12.03(토)

[날씨]  흐림 / 오전에 구름 많음, 우리나라의 초가을 같은 날씨

[인원]  김창주∙두점민, 김명호∙석미랑, 석미경, 성봉현

           [현지 가이드] 나라여행사유한공사(娜啦旅行社有限公司) 유육명 부장

[경로]  양명산국가공원(陽明山國家公園) / 양명산 소유갱(小油坑)에서 우천으로 트레킹 취소

           마조화예촌(馬槽花藝村, 陽明山溫泉, 노천탕)

           야류지질공원(野柳地質公圓)  http://www.ylgeopark.org.tw

           타이베이(臺北) 101 Tower  http://www.taipei-101.com.tw

           요하가(饒河街, Raohe St. 라오허제) 야시장 / 자우궁(慈祐宮 즈요우꿍, 마조사원)

[숙박]  부신(富信, Fushin) 호텔 2

[구글 지도]  2016-12-03_대만_야류지질공원.gpx

 

[야류지질공원(野柳地質公圓) 안내도]

 

[트레킹 후기]

   어제 옥산 등산에 의한 고산증 후유증을 겪고 하산한 동포산장(東捕山場)에서 타이베이(臺北)로 오는 도중에는 물갈이 후유증이 있었다. 배운산장(排雲山莊)에서 고산증으로 물을 많이 마신 것이 원인이었는지 하산 후 동포산장에서 입맛이 사라지더만 이제는 속이 더부룩하다. 결국 타이베이로 돌아오는 차량 안에서 창주에게 약을 받아 먹고서 저녁 늦게 도착한 타이베이, 속이 조금 진정된 듯 하였다. 그런 고생도 밤새 잠을 편하게 잔 것인지 오늘 아침은 어제와 달리 개운하다. 오늘은 양명산 소유갱에서 냉수갱으로 넘어가는 두어 시간의 간단한 트레킹을 끝내고 온천을 들렀다가 야류지질공원으로 갈 예정이다.

 

   아침식사를 끝내고 객실에서 작은 배낭만 매고 주차장에 내려오니 버스가 대기 중이다. 일행 모두가 도착한 것을 확인한 가이드가 마지막으로 승차한 후 주차장을 빠져나간 버스는 시내를 경유하여 좁은 도로로 진입한다. 양명산국가공원(陽明山國家公園)이라는 표지판이 보이고 구불구불한 도로를 따라 올라가는데 빗줄기가 흩날리기 시작하더만 양명산 소유갱(小油坑) 주차장에 도착하니 거센 바람과 함께 빗줄기가 심란하게 흩뿌리고 시야마저 짙은 안개구름으로 막힌다.

 

   다들 어이할까 고민하는 모습인데 일단은 이곳까지 왔으니 버스에서 내려 상황 판단을 하기로 한다. 예상외로 강한 바람과 빗줄기가 마음을 심란하게 하는 와중에 대만의 고등학생 쯤으로 되어 보이는 학생들이 우리가 가야 할 길로 진행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으려니 가이드가 소유갱여객관리참(小油坑旅客管理站)으로 안내하여 내부에 전시된 양명산의 모형물을 보고 다시 밖으로 나와 유황 온천수가 용출하는 화산구를 보러 갔지만 솟아오르는 수증기는 안개구름과 섞여 구분이 되질 않는다(양명산 소유갱은 일제시대 때 일본이 유황을 채취하기 위해 체굴한 곳이다). 아쉽지만 양명산 트레킹은 이쯤에서 포기하고 온천욕을 하되 온천 시설이 좋은 곳보다는 수질이 더 좋은 곳으로 가기로 한다.

 

   하염없이 내리는 빗줄기를 보면서 산악지대에 만들어서 그런지 구불구불하게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이십여 분 이동한 것 같다. 버스에서 내려 온천의 간판을 보니 마조화예촌(馬槽花藝村)이라 되어 있는데 노천탕으로 수질이 좋은 곳이라고 가이드가 말한다. 양명산 트레킹이 취소되었으니 온천욕을 두 시간 정도 여유롭게 즐기다가 만나기로 하고 가이드를 따라 입장한다. 이제 많이 가늘어진 빗줄기와 흐린 하늘이 햇볕이 없어 오히려 이런 노천탕에서 온천욕을 즐기기에는 더 좋은 것 같다. 다만 외기 온도가 약간 서늘해야 온도 차 때문에 노천탕의 진수를 느낄 수 있을 텐데 위도상 그렇지 못한 것이 다소 아쉽지만 말이다. 그렇게 두어 시간의 온천욕을 끝내고 야류지질공원(野柳地質公圓)으로 이동하는 중에도 비는 그칠 생각이 없는 듯 하다.

 

   양명산국가공원 구역을 완전히 벗어났다는 것을 체감적으로 느낄 수 있을 때에야 비는 소리없이 그치고 주말이라 그런지 지체되는 도로를 달려 야류지질공원에 도착하니 온천에서 한 이십여 분 소요된 것 같다. 버스에서 내려 女皇養廳(여황양청)이라는 간판이 걸린 해산물 요리점에서 점심을 먹는데 이곳에서는 깍두기가 반찬으로 제공된다. 점심을 푸짐하게 먹고 식당을 나와 주차장을 지나 많은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야류지질공원(野柳地質公圓 Yehliu Geopark)으로 입장한다.

 

   보도블럭으로 정비된 길을 따라 조금만 걸어가면 좌측 해안 쪽으로 양송이 버섯을 닮은 황갈색의 많은 바위들이 시선을 붙잡는다. 가이드가 우리의 걸음을 재촉하는데 평상시에는 적색선까지, 파도가 높아지는 등 기상이 나빠지면 황색선까지만 접근이 가능하다고 한다. 지금 상황으로는 통제되지 않을 것 같지만 그럴 일이 생길 것에 대비해 많은 것을 보려면 빨리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가이드가 독특한 모습의 바위들 이름을 하나씩 알려주면서 설명해 주는데 들어보면 그럴싸하다.

 

   버섯을 닮은 이곳의 바위들은 대부분 벌집마냥 구멍이 송골송골 패여 있고 상단부는 적갈색을, 몸통부위는 황토색을 띄고 있다. 가이드 왈 바닷속에서 조류의 영향으로 작은 돌덩이가 휩쓸리면서 해저 암석의 표면을 깍았고 그런 암석이 융기되어 해상으로 솟아오른 상태에서 파도에 깍이고 비바람에 침식되어 지금의 모양을 갖추었다고 한다. 그래서 바위들을 만지면 쉽게 부서지기 때문에 손대지 마라고 하면서 순사(巡査)라 쓰인 노란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감시하는데 처음에는 주의를 주지만 두 번 이상 적발되면 벌금이 부과된다고 절대 만지지 마라 당부한다.

 

   갑순이, 갑돌이, 꼭지바위, ㅇㅇㅇ, △△△ …

 

   가이드의 설명과 함께 여왕두(女王頭 Queen's Head) 바위(고대 이집트 신왕조시대의 왕비 중 최고의 미녀로 알려진 네페르티티 여왕을 닮은 바위) 등을 보고서 멀리 철탑이 보이는 단면산(單面山, 龜頭山이라고도 한다)을 향한다.

 

   돌계단의 오르막길을 삼사 분 정도 올라서면 이내 평탄한 길로 바뀌고 태평양을 바라보면서 느긎한 발걸음을 옮긴다. 가는 발걸음 잠시 멈추어 서서 뒤돌아보는데 양명산에는 아직도 짙은 회색빛 구름이 감싸고 있는 것이 비가 계속 내리고 있나 보다. 반면 이곳 야류지질공원에는 흐린 하늘 때문에 해가 없어 걷기에 더 좋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양면성이려나.

 

   놀며쉬며 걸었는데도 어느새 더 이상 갈 수 없는 관경대(정자)에 이른다. 잠시 쉬었다가 다시 왔던 길을 따라 되돌아가는데 좌측 해안 쪽의 나무 사이에 우리나라 국화인 무궁화 꽃이 보인다. 하여 사진기에 담고서 멈춘 걸음을 이어가다가 계단으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에서 새로운 좌측의 계단길로 내려간다. 사슴벌레의 뿔처럼 생긴 바위를 보면서 내려서니 다시금 관광객들로 북적거리기 시작하고 볼수록 신기한 지형을 다시 감상하면서 매표소를 향해 되돌아 나간다.

 

   혼자만의 시간 아니 좀 더 여유로운 시간이 주어진다면 바위들을 찬찬히 훑어보면서 다녀도 좋을 곳이라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창주와 둘이서 바닷가의 여왕두(女王頭 Queen's Head)와 소피공주(俏皮公主 Cute Princess) 모조품 앞에서 사진을 찍고 걸어가다 보니 탐방객 계수기가 설치된 출입구로 통과하여 야류지질공원을 떠난다.

 

   음식점 앞에 주차되어 있는 버스에 승차하여 타이베이로 돌아가는 내내 차창 바깥은 여전히 옅은 회색빛만 보여 준다. 삼십여 분을 달려 타이베이의 랜드마크 '101 타워' 앞에 도착하니 이곳 역시 많은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기는 야류지질공원과 엇비슷하다. 1층 지상에서 목을 뒤로 젖히면서 꼭대기를 올려다 봐도 그 끝이 보이질 않는 것이 꽤나 높은가 보다. 타이베이 101 타워는 대만의 건축가 리쭈위웬이 설계를 하고, 우리나라 삼성물산에서 1999년 착공하여 2003년 10월 17일에 완공하였으며 공식적으로 개장한 것은 2004년 12월 31일이다.

 

   8개의 층을 하나로 묶어 꽃잎이 만개한 디자인을 표현하였는데 8층으로 묶은 것은 중화권에서 숫자 8이 길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한때 세계에서 제일 높은 마천루였지만 2010년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에 건설된 부르즈 할리파(Burj Khalifa, 829.84m)가 개장하면서 이 기록이 깨졌고, 2016년 6월 기준으로 세계 6위의 마천루로 밀려났다. 지상 101층, 지하 5층의 이 건물 높이는 509.2m이며, 정식 명칭은 '타이베이 금융센터(臺北金融大樓 Taipei World Financial Center)'다.

 

   가이드를 따라 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데 지상층이나 진배없이 많은 관람객들이 있는 것을 보니 이곳이 유명하긴 하나 보다. 입장권을 발급받은 가이드를 따라 미로처럼 생긴 안내줄을 따라 엘리베이터 입구에 도착하였는데 世界超高速電梯(세계초고속전제)라는 문구와 함께 2004-2015 기네스 세계 기록에 등재되었다는 안내문이 시선을 끈다. 실제 엘리베이터에 승차하고 전망대가 있는 높이 382m의 89층까지 이동하는데 37초가 소요되었으니 순간 이동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89층에서 91층(390m)까지 계단으로 걸어서 올라가니 전망대가 나오는데 활동 반경이 얼마 되지 않는 좁은 공간만이 개방되어 있다.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이곳에서 행글라이딩을 하고 또 외벽을 안전장비 없이 등정(?)하는 사태가 발생하여 취해진 조치란다.

 

   높은 유리벽과 안전 난간으로 막힌 전망대와의 만남을 끝내고 다시 89층으로 내려가서 건물 내부에서 타이베이의 경관을 보지만 여전히 해를 가리고 있는 옅은 구름 때문에 조망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실내에는 101빌딩의 마스코드(?)인 댐퍼 베이비(Damper Baby)들이 있는데 홍금보(紅金寶, Lucky Red), 금유전(金有錢, Rich Gold), 은사권(銀絲卷, Smart Silver), 흑교객(黑巧客, Coll Black), 녹두병(綠荳兵, Happy Green)의 다섯 색깔 오형제이다.

 

   한 바퀴 둘러보고 87층으로 내려가니 바람이나 진동으로부터 건물의 균형을 유지해 주는 금빛 Wind Damper가 보인다. 댐퍼는 직경 5.5m, 12.5cm 두께의 강판이 41겹이고 중량은 660톤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그리고는 상아와 옥을 가공하여 판매하는 매장을 한바퀴 둘러보는데 대만인들의 옥을 다루는 솜씨에 할 말을 잃어버릴 정도이다. 눈구경으로만 끝낸 상품 매장을 지나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1층으로 내려가 101타워를 나가니 밖은 어느새 어둠이 시작되고 있다.

 

   외곽 조명을 밝힌 101 타워를 다시 한 번 더 보고 버스에 승차하여 이동한 곳은 요하가(饒河街, Raohe St. 라오허제) 야시장이다. 요하가 야시장은 약 600m 길이의 직선으로 조성된 길거리 시장인데 우리나라의 남대문시장과 동대문시장을 섞어 놓은 것 같다.

 

   시장 초입의 통로를 따라 먹거리판이 있고 좌우로는 잡화상들이 있는 곳으로 대만 특유의 향 때문에 어떤 곳은 지나칠 때 향신료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는 역겹기도 하다. 반대편 끝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것으로 요하가 야시장 구경을 끝내고 바로 옆에 있는 마조사원인 자우궁(慈祐宮 즈요우꿍)을 들러본다. 대만 토속 신앙인 바다의 여신 마조를 모시는 사원으로 알려진 자오궁은 외관부터 화려하고 내부로 들어가니 향로에서 타오르는 향 냄새와 함께 흐릿한 연무가 가득한 와중에 저마다 소원을 비는 듯한 모습의 현지인들만 눈에 띈다.

 

   짧은 시간동안 둘러보고 자우궁을 나와 버스로 대북체육관(臺北體育館) 인근에 있는 고기와 해물을 무한리필 해 주는 음식점으로 간다. 모처럼 가이드와 같은 테이블에 앉아 고량주 한잔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꽤나 흘렀다. 양고기, 소고기, 돼지고기 및 해물이 있는 부페로 내게는 그리 맛있다는 생각보다는 양이 푸짐한 곳이라는 기억으로 남는 식당이다.

 

   깊어가는 밤, 버스로 부신(富新) 호텔로 돌아와 두 번째 밤을 맞이하면서 거센 바람과 함께 흩날리는 비로 양명산국가공원의 칠성산 동봉을 넘어가는 트레킹을 못한 아쉬움을 접고 내일의 귀국을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