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둘레길)/해파랑길

[2025-02-08] 해파랑길 7코스(태화강 전망대 → 염포산 입구) : 무언가 부족한 십리대숲 그리고 아산로의 지루한 보행로

성봉현 2025. 2. 27. 22:57

해파랑길 7코스(태화강 전망대 → 염포산 입구) : 무언가 부족한 십리대숲 그리고 아산로의 지루한 보행로

 

[탐방 일시]  2025.02.08(토) 10:55~15:40(4시간 45분 // 구간 : 3시간45분 / 휴식 : 1시간 2분 / 접근·이탈 : 0시간 8분)

[날       씨]  맑음 / 제법 강한 바람

[인       원]  성봉현

[접       근]  '태화강역(2번 정류소)' 정류장→'태화강 전망대' : 716번 시내버스 / '태화강 전망대'→태화강 전망대 : 도보

[이       탈]  염포산 입구→'성내' 버스 정류장 : 도보 / '성내'→'태화강역(2번 정류소)' : 711번 시내버스

[구간 시간]  '태화강 전망대' 버스 정류장(10:55) → 태화강 전망대(10:58~11:45) → 삼호교(보행자 전용 다리, 12:08)

                  → 태화강국가정원 안내센터(12:35~12:45) → 십리대밭교(13:08) → 태화교(13:25) → 번영교(13:41)

                  → 학성교(13:59) → 내황교(14:14) → 명촌대교(14:25) → 양정1교(14:37) → 양정2교(14:51)

                  → '자동차 선적장 1' 버스 정류장(15:14) → 염포산 입구(15:30~15:35) → '성내' 버스 정류장(15:40)

[코스 안내]  길이 17.3km / 소요 시간 : 6시간 / 난이도 : 쉬움

[지       도]  1:50,000  울산·방어진(국토지리정보원 1:25,000 2013년 온맵 편집)

 

[구글 어스]

2025-02-08_해파랑길 7코스(태화강 전망대~염포산 입구).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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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기록]

   서면 숙소를 나서니 바람이 제법 거칠게 불고 있다. 오늘 걷는 코스는 고저 차가 별로 없는 그냥 도로를 걷는 길인데다가 난이도마저 쉬움이라 하여 조금 늦은 시간에 나왔다. 부전역에서 코레일 열차로 태화강역까지 이동하고 '태화강역(2번 정류소)'에서 십여 분 기다리니 태화강전망대를 경유하는 716번 버스가 도착한다. 태화강역에서 출발한 버스는 이마트와 태화로터리를 지나 '테화강 전망대' 정류장에 도착하니 30분이 조금 안 걸렸다.

 

   버스에서 하차하여 7코스 시점의 스탬프 함으로 이동하는 와중에도 강바람인지 바람이 무척이나 강하게 분다. 일산해수욕장을 향해 바로 진행하려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를 것 같아 전망대 3층에 있는 회전 카페에서 차 한 잔 마시면서 쉬었다 간다. 카페를 둘러 싸고 있는 유리창이 상당히 느린 속도로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카페이다. 태화강의 국가정원교 너머로 멀리 보이는 신불산과 고헌산은 하얀 눈모자를 쓰고 있는 풍광을 보고서 4층 전망대로 올라간다. 지난 6코스에서 지나왔던 산줄기상에 있는 '태화강 전망대'를 보고 태화강 상류 방향과 하류 방향의 걸어갈 길을 살펴보고서 전망대를 나선다.

 

   이곳 전망대에 도착했을 때처럼 아직도 강바람이 거칠다. 태화강 전망대의 스탬프 함에 붙어 있는 QR 코드를 스캔하고 더불어 해파랑길 따라가기를 실행한 후 일산해수욕장을 향해 출발한다(11:45). 날씨도 춥고 바람마저 강해서 그런지 산책하는 사람들이 없다. 보행자 길을 따라 삼호교 방향으로 가는 발걸음을 멈추라는 듯 바람이 얼굴을 할퀴면서 지나간다. 그나마 대나무 숲이 만드는 응달진 길을 벗어나니 햇살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국가정원교를 지나 태화강전망대에서 0.7km를 왔고 삼호교까지는 3.1km 남았다는 목제 이정표를 만난다(11:50).

 

   그냥 태화강을 보면서 걸어가는데 바람에 일렁이는 물결에 지쳤는지 물닭 무리들이 둔치로 올라와서 쉬고 있는 것이 보인다. 또한 갈매기들은 강 중앙에 있는 작은 풀밭의 땅덩어리에서 쉬고 있다. 삼호교가 보이는 넓은 공터에 이르니 공터 쪽에 서 있는 '재해 문자 정보 시스템'의 전광판에는 12시 3분 현재 '온도 -2.9℃, 습도 32%, 풍속 5.4m/s, 풍향 서풍'이라고 표시된다. 바람이 잔잔하면 춥지는 않을 터인데 바람 때문에 체감 온도가 더 떨어지고 있다.

 

   태화강을 흘러드는 지천의 다리를 건너면 첫 번째 삼호교가 나오는데 차량만 통행하는 다리인 듯하다.삼호교 하부로 지나자마자 왼쪽으로 올라가면 두 번째 삼호교인 구(舊) 삼호교가 나온다(12:08). 이곳의 철제 이정표는 태화강전망대에서 2.1km를 왔고 십리대숲까지는 2.0km가 남았다고 한다. 구 삼호교는 사람만 통행할 수 있는 보행자 전용 다리로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 등록문화재 제104호, 울산 구 삼호교'라 양각된 동판이 붙어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구 삼호교 좌우로 있는 또 다른 삼호교를 보면서 다리를 건너면 다음과 같이 적혀 있는 안내문이 있다.

 

   울산 구 삼호교

구 삼호교는 1924년 5월 22일 준공된 남구 무거동과 중구 다운동을 잇는 교량으로 태화강에 건설된 최초의 근대식 철근콘크리드 교량이다.

울산 지역 최초의 근대식 교량이라는 역사적 상징성과 덩불어 교량 건축의 시대성을 살펴보기에 좋은 역사적 자료로 여겨진다.

울산 구 삼호교는 총 연장 230m, 폭 5m, 역간 9.6m로서 설계와 감독은 일본인이 하였고, 노동력은 인근 주민이 담당하였다고 전한다.

이 다리는 일제 강점기에 울산과 부산 간의 내륙교통을 원활하게 하여 군수산업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목적으로 건설되었다. 그 후 울산 남구 지역의 무거동 일원 굴화지역에 소규모 공단이 조성됨에 따라 중구지역과 남구지역의 교류가 활발해졌고, 따라서 두 지역간 물자 교류에도 이바지 하게 되었다.

1990년대 신(新) 삼호교가 건설됨에 따라 다운동 방면 20m 가량의 교각 일부가 철거되었고, 현재는 노후된 교각과 교량 일부의 손실로 인해 차량통행은 금지되고 보행자 전용 교량으로 사용되고 있다.

 

   다운사거리 방향으로 내려가는 세 번째 삼호교를 따라 조금만 내려가면 만나는 첫 번째 삼호교 하부에서 우측 태화강 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태화강변의 산책로에 세워진 이정표에는 태화강국가정원까지의 거리가 서로 다르게 표기되어 있다(12:14). 해파랑길은 1.6km, 울산어울길은 2.2km라고 하는데 두 지점은 어디를 기준으로 하는지 모르겠다. 태화강 전망대 쪽의 산책로와 달리 이쪽의 산책로에는 많지는 않아도 걷고 있는 주민들을 자주 만난다. 나도 그들과 함께 서로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걷는다.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을 '태화강북자전거길'이라 하는지 가로등에 일련번호가 표기된 재귀 반사형 이정표가 붙어 있다. 공원과 주차장 그리고 축구장을 연속으로 지나 국가정원교 하부에 도착한다(12:30). 국가정원교 하부에서 유턴하듯이 방향을 바꾸면 만회정이 나오는데 '태화강 국가정원 방문을 환영합니다.'라 새겨진 안내판도 볼 수 있다. 만회정에서 강변 쪽으로 내려가 조금만 더 걸어가면 태화강국가정원 안내센터 건물이 보이는 삼거리에 이르는데 이곳의 철제 해파랑길 이정표는 태화강북자전거길을 따라 직진하라고 한다. 반면 휴대폰의 두루누비 앱에 표기된 해파랑길 지도는 왼쪽의 안내센터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한다(12:34).

 

   안내센터 옆에 있는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고 나와 안내센터 앞쪽의 '십리대숲 은하수길' 입구로 들어간다(12:35~12:45). 초입부터 울창한 대나무숲 사이로 이어지는 은하수길은 담양의 대나무숲에 온 듯한 풍경이다. 짙은 녹색 빛으로 물든 십리대숲 은하수길, 밋밋한 직선이 아니라 약간의 굴곡을 주면서 만들어진 길이다. 중간중간 갈림길이 있지만 그냥 직진한다는 느낌으로 가다 보면 '십리대숲 유래' 안내문을 만난다(12:51).

 

태화강 국가정원 서쪽에 솟은 오산을 중심으로 삼호에서 용금소(태화루)까지 10리(약 4km) 구간의 236,600㎡ 대나무군락지를 '십리대숲' 이라 부른다고 한다.

십리대숲의 대나무는 고려중기 문장가인 김극기의 태화루 시(詩)에 그 모습이 묘사되어 있고 1749년 울산 최초 읍지인 「학성지」에도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오래전부터 대나무가 자생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대나무 숲에는 공기속의 비타민이라 불리는 음이온이 다량 발생하여 신경안정과 피로회복 등 병에 대한 저항성을 키우는 효과가 있다.

 

   대나무숲 사잇길을 걸어가다가 맹종죽 군락지가 왼쪽으로 있다는 팻말을 지나면 다섯 마리의 판다가 살고 있는 곳이 나온다(13:02). 그리고 잠시 후 어둠이 끝나면서 밝은 곳으로 나가게 되는데 십리대숲 은하수길이 끝난 것이다(13:04). 십리대숲이라 하여 제법 긴 구간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짧게 끝나 무언가 아쉽다는 느낌이 든다.

 

   다시 태화강을 보면서 바다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태화강 강물에 반영되는 야경이 아름답다는 십리대밭교가 나온다(13:08). 십리대밭교는 디자인 공모를 통하여 의견을 모아 고래와 백로를 형상화한 비대칭적 구조의 아치교로 결정되었다고 하며 길이는 120m, 폭은 5~8m이다. 태화루 빙향으로 가다가 태화강국가정원 안내센터 앞의 오산못으로 연결되는 물길을 건너는 여울다리에서 잠시 멈추어서서 십리대밭교를 뒤돌아보고 다시 움직인다(13:10).

 

   이제 저 앞에 있는 태화루와 태화교가 눈에 들어온다. 강변 둔치의 산책로에 박혀 있는 볼라드가 있는 곳에서 해파랑길 이정표는 왼쪽 찻길로 올라가라 한다(13:16). 찻길 방향으로 올라가면 '국가정원입구' 이정표가 있는데 태화시장이 200m 거리에 있다고 한다. 지금 현재 무슨 공사인지 모르겠지만 가림막이 세워진 곳을 지나면 고갯마루에 있는 태화루에 이른다(13:20).

 

   울산역사문화대전 홈페이지(https://ulsan.grandculture.net)에는 태화루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태화루(太和樓)는 643년(선덕여왕 12) 당나라에서 불법을 구하고 돌아온 자장 대사가 울산에 도착하여 태화사를 세울 때 함께 건축한 누각이라 한다.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던 태화루는 ‘역사와 미래가 있는 태화강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복원되어 2014년 5월 16일 태화루공원(太和樓公園)으로 조성되었다. 태화루공원은 대지 면적 1만138㎡이며, 그 가운데 태화루는 면적 731㎡ 규모이다. 정면 7칸, 측면 4칸 주심포 양식의 누마루, 대문채, 행랑채, 사주문, 휴게동, 문화동을 갖추었으며 야외 공원과 경관 조명이 설치되어 있다.

 

   태화루에 올라보려 했지만 신발을 벗고 입장하라는 안내문을 보고 그냥 눈으로만 살펴보고서 발길을 되돌려 나왔다. 태화루공원으로 들어가서 왼쪽의 데크 경사로를 내려가면 태화교 하부에 이른다(13:25). 태화교를 지나 만나는 해파랑길 철제 이정표는 태화루에서 0.1km를 왔고 번영교까지는 1.3km 남았다고 한다. 이제부터 태화강 둔치의 산책로를 따라 마냥 걸어가는 길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이때는 몰랐다. 자전거 길과 보행자 길이 구분된 태화강 둔치의 산책로 어디에, 숨어 있었는지 바람이 언뜻언뜻 나타나면서 얼굴을 할퀸다. 그런 바람에 일렁이는 물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노니는 물닭과 오리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더불어 좌우 강변에 서 있는 고층 건물들은 울산이 작은 도시가 아니라고 말하는 듯하다.

 

   산책로 왼쪽의 리버사이드 호텔의 외벽이 눈길을 끈다. 일반 건물들처럼 그냥 그런 밋밋한 외벽이 아니라 색상이 약간 어두운 적갈색의 꽃그림이지만 그 아래에 적혀 있는 문구에 눈길이 머문다. '여유 / 내일을 위한 충전의 공간 - 당신이 머무는 또 하나의 집이 되겠습니다.' 잠시 후 십리대밭에서 2.5km 왔고 '성내삼거리 9.5km/학성교 2km' 남았다는 해파랑길 철제 이정표를 만난다(13:36). 그리고 '울산큰애기와 함께 중구 원도심 둘러보기' 안내도도 있다.

 

   울산큰애기는 2017년 4월 만들어진 울산시 중구의 캐릭터로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제2회 대한민국 지역·공공 캐릭터 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울산시에 따르면 가수 김상희 씨가 1965년 발표한 곡 ‘울산큰애기’에서 착안한 이름이다. 다른 지자체 캐릭터가 고양이, 수달 등 동물이나 지역 특산품을 형상화한 데 비해 울산큰애기는 사람인 점이 다르다. 나이는 20대에 성별은 여성으로 단발머리에 빨간 원피스를 입고 유쾌 발랄한 성격이란 설정이다. 직업은 울산 중구 명예 공무원으로 2017년 9급으로 시작해서 2019년 8급, 2022년에 7급으로 승진했다고 한다. 중구 성남동에 집(울산큰애기 하우스)까지 있다.

 

   둔치에 듬성듬성 자란 갈대들을 보다 보니 울산교를 지나 지척의 번영교에 도착한다(13:41). 번영교를 지나서도 변함없는 풍광의 태화강 산책로가 서서히 지겨워질 즈음 학성교에 이르는데 근 이십여 분 정도 소요되었다13:59). 학성교 하부를 통과하고 저 멀리 보이는 산줄기가 다음 코스인 8코스의 염포산 산줄기라는 것을 모른 채 그냥 앞만 보면서 마냥 걷는다. 얼마나 걸었을까, 산책로가 자연스레 왼쪽으로 방향을 바꾸는가 싶지만 이내 직진으로 짧은 나무 다리를 건너 교량 하부에서 왼쪽으로 유턴하듯이 올라서니 강북로상의 내황교이다(14:14). 태화강으로 흘러드는 지천인 동천을 건너는 내황교는 보행자 길과 자전거 길이 철제 구조물로 분리되어 있다. 내황교를 건너 7시 방향으로 내려가는 해파랑길은 내황교 하부에서 산책로가 아닌 왼쪽 자전거길로 진행하라고 한다(14:20). 하지만 자전거길로 표시된 왼쪽길 역시 자전거길과 산책로가 구분되어 무성한 억새밭 사이로 길이 이어지면서 명촌대교에 이른다(14:25).

 

   지금까지 지나온 다리들과 달리 높이가 낮은 명촌대교 하부를 지나 만나는 동해선 철로의 하부를 통과해도 억새밭이 끝나지 않는다. 그래서인가 '명촌억새군락지 - 울산 북구 12경' 팻말이 붙어 있는 명촌 억새 군락지 안내판의 사진을 보니 억새가 만발할 때에는 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억새밭 사잇길이 마냥 이어질 것 같았지만 이내 끝나고 쉼터가 나오는데 이제 해파랑길은 왼쪽의 도로로 올라가라 한다. 쉼터에서 물 한 모금 마시고 왼쪽 도롯가로 올라서니 '아산로'라 쓰여진 커다란 간판이 보인다(14:35).

 

   아산로는 현대자동차가 건설했다는 안내문을 보면서 가는 발걸음인데 뒤에서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여럿 지나간다. 짧은 시간의 터울을 두고 나타나는 자전거 행렬은 현대자동차 공장으로 출근하는 직원들이라는 것을 양정2교에 도착해서야 알게 된다. 폭이 좁은 보행로에서 뒤에서 나타나는 자전거에 신경쓰면서 양정1교를 지난다(14:37). 이제 막힘이 없어서인지 저 멀리 태화강을 건너는 다리가 보이는데 울산대교라는 것을 모른 채 그 다리를 보면서 걸어간다. 두세 사람이 함께 걷기에는 불편할 정도로 폭이 좁은 보행로를 걸어가는 발걸음은 느닺없이 나타나는 자전거 때문에 조심스럽다. 그렇게 그들과 의도치 않은 동행을 하다가 양정2교가 보이는가 싶었는데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오른쪽으로 내려간다. 이제서야 현대자동차 공장으로 출근하는 직원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태화강으로 흘러드는 명촌천을 건너는 양정2교를 홀가분한 기분으로 건넌다(14:51). 역시나 아산로와 태화강 사이의 폭이 좁은 보행로는 끝날 기미가 안 보인다. 왼쪽 아산로 너머 현대자동차 공장의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들을 보면서 걸어가다 보니 수출용 차량을 배에 선적하는 부두인 듯한 곳에 도착한다(15:11). 철망 너머로 줄지어 주차된 저 많은 차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 생각하면서 가다 보니 '자동차 선적장 1' 버스 정류장이 나온다(15:14). 버스 정류장을 지나 동구청 방향으로 진행하는 성내고가교를 따라 이어지는 도로는 성내삼거리에 이른다(15:22).

 

   보행자 신호에 맞추어 횡단보도로 건너면 태화강 국가정원에서 10.0km를 왔고 울산대교 전망대까지는 4.4km 남았다는 이정표가 있다. 울산대교 전망대는 내일 걸을 8코스에서 만날 것이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울산대교 전망대 방향인 왼쪽으로 걸어가니 태화강역으로 운행하는 711번 버스를 탈 수 있는 '성내' 버스 정류장이 도로 건너편으로 보인다. 염포삼거리를 지나면 태화강역에서 출발한 버스가 정차하는 '성내' 버스 정류장이 나온다(15:27). 그리고 완만한 오르막길을 조금만 더 걸어가면 SK 셀프 주유소의 끝지점에 있는 해파랑길 종합 안내도와 함께 스탬프 함을 만난다(15:30). 휴대폰의 두루누비 앱에서 따라가기를 종료하고 QR 코드를 촬영함으로써 도로 순례를 한 것 같은 7코스 탐방을 끝낸다.

 

   염포산으로 올라가는 산길 입구를 대충 살펴보고 올라왔던 길을 따라 내려간다. 염포삼거리의 횡단보도에서 카카오버스로 확인하니 아산로 방향으로 운행하여 태화강역으로 가는 711번 버스가 잠시 후에 도착 예정이다. 반면 염포동 방향으로 운행하는 134번 버스는 711번 버스보다 늦게 온다고 한다. 하여 성내삼거리 방향의 '성내' 버스 정류장에서 711번 시내버스를 기다린다. 삼사 분 정도 기다려 도착한 711번 시내버스에 승차하니 주말이라 한가할 줄 알았는데 그와 반대로 서 있기조차 힘들 정도로 복잡하다. 성내에서 출발한 버스는 '자동차 선적장 2' 정류장을 지나 '태화강역(2번 정류소)'에 도착하니 16분이 소요되었다. 생각보다 빨리 도착한 태화강역 버스 정류장, 또한 부전역으로 가는 열차도 승강장에 도착하니 잠시 후 도착한다. 오늘 7코스의 종점에서 부산으로 돌아가는 대중교통편이 수월하게 연결되어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내일의 8코스를 생각하면서 부전역으로 가는 코레일 열차에 승차한다.

 

   이번 7코스는 십리대숲도 지나고 하니 발걸음도 가볍게 걸을 수가 있겠구나 하면서 시작했었다. 하지만 막상 걷고 나서 무언가 부족한 것 같은 여운이 남는 것은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말 그대로 대나무숲 길이 십리인 줄 알았던 것이다. 십리는 안 되더라도 제법 길겠지 생각했지만 실제 거리는 생각보다 짧았다. 그런데다가 태화강 국가정원을 벗어나면 염포산 입구까지 이어지는 포장길, 특히나 현대자동차 공장 지대를 지나는 아산로의 보행로가 좁고 현대자동차 직원들이 출근하면서 타고 오는 자전거들 때문에 조심스러웠던 생각만 남아 있다. 그래서인가 아쉬운 여운만 남는 코스였지만 다행히 부산으로 돌아오는 대중교통편이 수월하게 연결되어 상쇄된 것 같다. 바람이 유난히 심하게 불었던 오늘의 7코스를 무탈하게 마무리 할 수 있었다는 것에 만족하면서 내일 8코스는 어떨까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