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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산행 기록/한반도 물길을 동서로 가르는 산줄기

[2015-07-04] 백두대간 18구간(하늘재 → 벌재) : 아니 지난 듯하더라도 흔적은 남더라

백두대간 18구간(하늘재 → 벌재) : 아니 지난 듯하더라도 흔적은 남더라

 

[산행 일시]  2015.07.04(토) 08:17~19:50(11시간 33분)

                  (산행시간 : 9시간 3분 / 휴식시간 : 1시간 57분 / 헛걸음시간 : 0시간 0분 // 대간 접근시간 : 0시간 33분)

[날       씨]  맑음 / 오후 늦게 소나기

[산행 인원]  성봉현

[대간 접근]  서울(동서울) → 수안보 : 시외버스 // 수안보시외버스터미널 → 미륵리 : 246번 시내버스 / 미륵리 → 하늘재 : 도보

[대간 이탈]  벌재 → 황장산쉼터민박 : 민박집 차량 // 황장산쉼터민박(1박 3식 + 차량 이동(날·들머리), 50,000원)

[산행 시간]  미륵리(08:17) → 하늘재(08:50~08:55) → 포암산(09:41~09:50) → 마골치(10:36~10:45)

                  → 888봉(11:21) → 꼭두바위봉(12:04~12:09) → 1034.3봉(12:34~13:06) → 대미산(14:11~14:20)

                  → 새목재(14:50) → 983.4봉(15:34~15:39) → 백두대간 중간지점 표석 #1(15:42~15:44)

                  → 차갓재(백두대간 중간지점 표석 #2, 16:12~16:19) → 작은차갓재(16:33) → 황장산(17:28~17:36)

                  → 황장재(18:06~18:08) → 1004봉(18:45) → 폐맥이재(19:02~19:05) → 벌재(19:50)

[산행 지도]  1:50,000  덕산, 단양(국토지리정보원 1:25,000 온맵 편집)

                  월간 '사람과 山' 1대간 9정맥 종주지도(2009년 20주년 특별부록) 12구간(하늘재~저수령)

 

 

[구글 어스]  2015-07-04_백두대간_18_하늘재~벌재.gpx

 

[산행 기록]

   대간 산행이 끝나고 나면 항상 다음 구간에 대한 교통편과 숙박 문제가 먼저 고민된다. 산행 들머리까지 접근하는 방법과 숙박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되는 것은 비단 나 혼자만의 고민이 아닐 것이다. 인터넷 상에 올려져 있는 선답자의 산행기를 검색해 보면 시원스럽게 해결될 때도 있지만 어떨 때는 뾰쪽한 해답이 없을 때도 있다. 이번 구간의 들머리인 하늘재에 접근하는 방법을 놓고 숙박이 불편한 문경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조금 걸어도 숙박이 편한 수안보로 갈 것인가 산행 전날까지 많이 망설이다가 미륵사지도 눈대중으로나마 볼 수 있는 수안보로 결정한다. 들머리를 놓고 고민해서인지 이번 두 구간 산행을 끝내면서 혼자 걷는다는 것이 외롭다는 조금은 사치스런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수안보행 시외버스 막차를 타고 가는 도중 어느 순간 선잠에 빠졌나보다, 기사님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하차한다(21:55). 어두운 수안보온천지구를 밝히는 화려한 전등 불빛과 달리 인적이 없어 썰렁한 거리를 조금 걸어가 사전에 알아둔 수안보온천랜드에 도착하여 내일의 산행을 위해 여장을 풀고 취침 모드로 진입하지만 잠은 쉬이 오지를 않아 서너 번 깨기를 반복하다가 아침을 맞이한다. 세면을 하고 온천랜드를 나오니 바로 앞의 식당가는 벌써부터 영업 중이다(06:30).

 

   온천랜드 앞의 식당에서 올갱이해장국으로 아침을 먹고 어제 저녁 시외버스가 정차했던 수안보시외버스터미널 앞의 정류장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간 지점의 제일마트 앞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246번 송계행 시내버스를 기다린다(07:10). 오십여 분을 기다린 후 도착한 246번 시내버스로 지릅재를 지나 미륵삼거리(미륵리)에 도착하니 십오 분이 소요되었다(08:15).

 

   주변 풍경을 사진기에 담고 휴대폰의 GPS 트랙 저장 앱인 트랭글을 실행한 후 하늘재를 향해 미륵리사지 방향으로 직진한다(08:17). 주차장을 지나고 미륵세계사 입구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바꾸어 길을 이어간다(08:24). 하늘재까지 2.0km 남았 다는 이정표를 지나 미륵사지의 불상과 석탑을 눈으로만 보고 조금 더 가 이정표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진행한다(08:29). 탐방로 안내도와 함께 국립공원에서 세운 안내판에는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충주 계립령로 하늘재  (명승 제49호 / 소재지 : 충청북도 충주시 수안보면 미륵리 산8번지 일원)

충주 계립령로 하늘재는 충청북도 충주시 수안보면 미륵대원지에서 경상북도 문경시 문경읍 관음리까지 연결되는 고갯길이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 따르면 신라 아달라왕 3년(156년)에 개통되었는데, 이는 죽령(竹嶺)보다 2년 앞선 것으로 가장 오래된 고갯길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삼국시대 군사적 요충지로 고구려가 남진할 때 중요한 거점이 되었으며, 신라가 북진할 때에도 길목이 되어 충주지방을 확보하는 통로였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마의태자(麻衣太子)가 망국의 한을 품고 이 고개를 넘어 금강산으로 향하던 중 보물 제96호로 지정된 충주 미륵리 석조여래입상을 조성하였으며 태자의 누이 덕주공주는 석조여래입상과 마주보이는 월악산 영봉 아래 덕주사 마애불을 조성하고 이곳에 머물렀다고 전한다. 계립령은 시기마다 이름이 달랐는데 신라시대에 계립령, 고려시대에는 대원령으로 불리웠으며, 대원령을 풀이하면 한울재가 되는데, 한울재가 조선시대로 내려오면서 하늘재로 바뀌었다. 한훤령은 하늘재를 한자로 표기한 것으로 부근에 한훤령산성이 위치하고 있다.

 

   비포장의 산길인 하늘재역사자연관찰로를 따라 걸어가다 보니 '연아 닮은 소나무'가 나오고(08:46) 조금 더 올라가면 지난 구간 마무리하였던 하늘재공원지킴터가 있는 하늘재다(08:50). 하늘재에는 25인승 버스에서 내린 산악회원들이 이화령 방향으로 산행을 하기 전 몸풀기하고 있는 듯 삼삼오오 모여 산행을 준비하고 있다. 나 역시 산행 복장을 정리하고 벌재까지 가야하는 구간을 시작한다(08;55).

 

   흙길의 오름길은 돌무더기가 있는 성터에 이르러 좌측으로 방향을 바꾸는데 성터를 보호하기 위해 좌사면으로 우회하는 듯하다(09:00). 완만하던 산길이 마룻금을 다시 만나 조금씩 가파르게 바뀌면서 고도를 올려가는데 꽤 많이 걸었다고 생각되지만 이정표[↑(포암산 1.1km/…)  ↓하늘재 0.5km]는 이제 오백 미터를 걸었다고 한다(09:10). 이정표를 지나 잠시 올라가면 하늘재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전망 암릉이 산객의 발길을 잠시 붙잡는다(09:13).

 

   작은 돌탑을 지나 또 다른 이정표[↑(포암산 0.9km/…)  ↓하늘재 0.7km]를 만나면서 비알의 오름길이 잠시 완만해진다(09:23). 부드럽게 바뀐 산길을 가는 발걸음의 속도가 조금은 빨라진 것인지 나무 계단을 올라 포암산에 쉬이 도착한다(09:41). 잡목으로 주변의 풍광이 막힌 포암산 정상에 세워진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이정표에는 정상 높이를 962m로 표기하고 있지만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발행된 지형도에는 이곳을 삼각점이 있는 962.5m로 표기하고 있으며 조금 더 북진한 963.1m봉을 포암산이라 하고 있다(이하 산의 높이를 표기할 때 가급적이면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발행된 지형도의 표기를 따른다).

 

   정상 주변의 풍광을 사진기에 담고 있는데 등산객의 목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두 명의 대간꾼이 도착한다. 하늘재까지 구간 메꾸기를 하고 다시 저수령까지 산행해야 한다는 두 명의 대간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잠시 멈추었던 발걸음을 옮긴다(09:50). 언제 지났는지 모른 채 963.1봉을 지나 이정표[↑만수봉 4.6km  ↓(포암산 0.4km/…)]를 만나며(09:59), 잡목의 산길을 계속 내려가면 또 다른 이정표[↑만수봉 4.1km  ↓(포암산 0.9km/…)]가 세워진 안부가 나온다(10:06). 오백 미터 간격으로 설치된 이정표들을 만나면서 이어지는 산길은 밋밋한 능선 구릉인 854.2봉을 지나고 조금만 내려가면 이정표[↑만수봉 2.4km  ↓(포암산 2.6km/…)]가 있는 안부 삼거리다(10:32). 우측길로 이어가는 대간길은 안전난간용 목책이 나오고 잠시 후 출입금지 안내판과 현수막이 걸려 있는 마골치에 이른다(10:36).

 

   땀도 식힐 겸 겸사겸사 쉬었다가 대간길을 이어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출금용 목책을 넘어 현수막 뒷편으로 올라간다(10:45). 이곳부터 벌재까지는 선답자의 표지기가 없다는 산행기들을 보았던 터라 길찾기에 신경쓰면서 진행한다. 짧지만 약간 가파른 오름길을 따라 942봉에 오르고(10:57) 조금 내려가니 시야가 트이는 조망지가 나온다(11:00). 방금 지나온 포암산과 그 너머의 주흘산 그리고 대간 능선이 그리는 하늘선이 아름답게 보이는 곳이다. 다시금 잡목으로 조망이 막히는 능선을 따라 884봉을 넘고(11:21) 외길의 산길과 나란히 진행하는 문경 방향의 도로를 보면서 진행한다. 얼마나 걸었을까, 현재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지형이 없는 산길에 문경저수지가 보이는 전망 구릉에 이른다(11:45). 더불어 지나온 포암산 방향의 능선도 시원스레 보여 잠시 사진기에 그 모습을 담고 간다. 암릉의 능선에서 자라고 있는 작은 소나무에 매달린 선답자의 표지기가 있는 844봉을 지나고(11:52) 잠시 후 밧줄이 있는 내리막길을 내려간 후 완만한 오름길이 끝나는 꼭두바위봉(845.6m)에 이른다(12:04).

 

   꼭두바위봉도 나무로 조망이 막히는 곳으로 물 한 모금 마시면서 쉬었던 발걸음을 다시 옮긴다(12:09). 잠시 후 너덜의 오름길이 시작되고 능선 구릉을 넘어(12:17) 좌측편으로 너덜 지대가 보이는 곳을 지나 올라서면 1034봉이다(12:34). 시간도 점심 때를 지났으니 이곳에서 배낭을 벗어놓고 자체 발열식 야채비빔밥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점심 먹느라 삼십 분이 넘는 시간을 쉬었으니 부리기재로 내려가는 산길을 다시 시작한다(13:06).

 

   고저 차가 별로 없는 능선을 따라 걷다 보니 삼각점[덕산 315 / 2003 재설]이 매설된 1065.1봉을 만나고(13:24~13:26) 내리막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완만하게 내려가다가 안부를 지나 살짝 올라선 구릉을 넘어가면 '산불조심' 현수막이 있는 부리기재다(13:40). 선답자의 산행기들을 검색해 보면 철제로 된 부리기재 이정표가 있었지만 지금은 아무 것도 없어 부리기재인지 모르고 지나치기 쉽겠다. 그런데 이 외진 곳에 '산불조심' 현수막이 있다는 것은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대간꾼들의 통행을 알면서도 묵인하는 듯한데 이정표와 시설물들을 없애버릴 것이 아니라 자연보호를 위한 홍보를 강화하는 쪽으로 정책을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부드러운 산길에서 먹을 것을 찾았는지 멧돼지들의 흔적이 역력한 능선을 따라 그저 앞만 보면서 걸어간다. 대미산으로 올라가는 산길은 조금은 가파르겠거니 했던 예상과 달리 완만한 오름세만 유지하다가 한순간 대미산 정상석을 보여준다(14:11). 잡목으로 빙 둘러싸여 조망이 없는 조금은 넓은 원형의 대미산 정상에서 대간길은 좌직진하는 방향으로 길이 이어지지만 우측 2시 방향으로 '문경대간 시작점'이라는 이정표가 산객을 홀리고 있다. 지형도를 다시 한 번 살펴보고 길의 흔적이 보이질 않는 수풀을 뚫고 나가니 바로 길의 흔적이 나온다(14:20).

 

   이번 구간은 잡목으로 조망이 시원찮은 구간이나 보다, 수풀 사이로 뚜렷한 외길의 산길에 우측 눈물샘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이지만 그냥 직진하여 1049봉 갈림길에 도착한다(14:35). 직진하면 문수봉으로 가는 산길이지만 길의 흔적은 대간길인 4시 방향으로 선명하게 이어져 별로 헛갈리지는 않는다. 인위적으로 훼손된 듯한 목제 이정표를 보면서 물 한 모금 마시고 다시 출발한다(14:37).

 

   바로 헬기장이 나오고 부드러운 산길로 이어지다가 다소 경사진 내리막길로 바뀌어 안부로 내려서는데 새목재다(14:50). 내려왔으니 다시 올라가야 하지만 내려온 높이만큼은 안 올라가는 산길이다. 야트막한 능선 구릉을 넘자마자 안부가 나오고 그 너머의 오름길에 순간 누군가의 뒷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능선 구릉으로 올라서니 아무도 안 보이는 것이 허깨비를 보았나 했는데 인기척에 고개를 돌려 우측 아래를 보니 산꾼이 걷고 있다. 소리를 내어 인기척을 표한 후 산길에서 인사를 주고받는데 안산에서 오셨다는 인상이 선한 피카소 님이다. 대간길에 대한 개인적 사고를 주고받다 보니 이야기가 끝이 없을 것 같아 갈 길이 먼 내가 양해를 구하고 먼저 출발한다(15:00~15:07).

(피카소 님,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진부령까지 쉬엄쉬엄 즐기면서 가는 수월한 발걸음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잠시 내려선 산길은 다시 올라 능선 구릉을 넘어선 후 너덜의 능선 구릉을 넘는다(15:21). 짧은 길이나마 너덜의 산길이 이어지면서 구릉을 하나 더 지나 983.4봉에 오른다(15:34~15:39). 그저 그런 평범한 구릉인 983.4봉을 내려가는데 가파른 내리막길 중간에 묘한 형상의 돌탑 비슷한 물체가 시선을 자극한다. 그 조형물은 다름 아닌 '←백두대간 중간지점→ / (734.65km) / …'라고 음각된 표석이다(15:42). 2012년 5월 3일 시작한 대간 산행길인데 이제서야 남한 구간의 중간 지점을 지나는 것이다. 하기사 2014년까지 7구간 밖에 산행을 하지 못 했으니 그럴만도 하다. 잠시 감회에 젖어 있다가 벌재를 향해 남은 구간을 마무리하기 위해 다시 출발한다(15:44).

 

   가파른 내리막길이 끝나고 살짝 올라선 구릉은 대여섯 명이 쉴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있는 924봉이다(15:52). 연속되는 잡목숲 사이로 이어지는 외길의 대간 산길, 완만한 내리막길에 폐기된 전주 한 본을 지나고(16:04) 송전철탑[154kV 단양T/L  No. 64]을 지나 우향으로 내려가면 풀밭 안부인 차갓재에 이르는데 이곳에도 중간 지점 표석이 서 있다(16:12). 무더위에 흐르는 땀도 식히고 간식도 먹을 겸 잠시 쉬었다가 황장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16:19).

 

   짧지만 된비알의 오름길을 따라 815.4봉에 도착하여(16:26) 숨을 고르면서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작은차갓재가 나온다(16:33). 이어 바로 헬기장이 나오고 전나무 숲길을 지나니 하얀 암벽을 보여주는 황장산이 올려다 보이는 암릉을 만난다(16:48). 이제부터 황장산과 감투봉으로 이어지는 암릉 능선이 시작되는 듯 다시 만난 암릉에서 조망을 즐기며 잠시 쉬어간다(16:52~16:55).

 

   꾸준히 고도를 올려가는 산길에 너덜길을 지나 올라선 커다란 너덜 능선에서 우측으로 90도 방향을 바꾸어 진행하는데 올라선 바위에 선답자의 '←대간길' 표시가 보인다(17:08). 너덜길이 끝나는가 싶었지만 다시 한 번 너덜이 나오고 잠시 후 사오 미터 정도의 곧추선 바위 벽면이 길을 막는다(17:15). 만약 밧줄이 없다면 오르내리기에 신경쓰이는 곳으로 잠시 바위 상태를 훑어보고 줄을 잡고 오른다(17:17). 바윗길을 올라서면 지나온 능선과 도락산 방향으로 시원스런 조망이 열린다. 밑에서 보았던 하얀 암벽 구간을 지나면 커다란 바위를 둘러싼 밧줄이 있는 멧등바위가 나오고(17:22) 그 줄을 잡고 우사면으로 조심스레 건너간다. 암릉길이 조금 더 이어지다가 흙길로 바뀌고 국립공원 안내판의 뒷모습과 함께 황장산(1078.9m) 정상석이 보인다(17:28).

 

   넓고 평평한 구릉인 황장산 정상부에 배낭을 벗어 놓고 땀도 식힐 겸 간식을 먹은 후 다시 출발한다(17:36). 앞쪽에 보이는 암릉이 감투봉이겠거니 하고 진행하지만 감투봉은 그 너머의 봉우리이고 방금 보았던 암봉에 서서 황장산을 잠시 뒤돌아본다. 푸르른 나무들 사이에 숨겨 놓은 암벽들을 잠시 보다가 감투봉으로 다시 진행한다. 겨울철이라면 조금은 위험한 바윗길을 지나 암봉에 올라서는데 일부 지도에서는 이곳을 감투봉이라고 하지만 이곳은 전위봉이다(17:48). 암봉에서 좌측으로 내려가면 암릉으로 직진하는 길과 좌측 아랫편으로 우회하는 길이 분기되는데 우회로로 진행한다. 계곡으로 제법 내려가는 듯한 우회로는 이내 다시 능선 방향으로 올라간 안부에서 조금 전 암릉길과 다시 만난다(17:53). 그리고는 삼거리에서 우측편의 암릉으로 올라서면 바윗면에 '감투봉'이라고 쓰인 글씨가 보이는데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발행된 지도에 1043.8봉으로 표시된 지점으로 이곳이 감투봉이다(17:55).

 

   감투봉 정상에서 다시 좌측으로 내려가면 조금 전 우회하는 길과 만나고 이후 황장재까지는 급한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밧줄이 있는 조금 가파른 내리막길을 조심스레 내려가 계속해서 고도를 낮추다 보면 다소 부드러운 안부인 황장재에 도착한다(18:06~18:08). 아무런 표식도 없는 황장재를 지나 잠시 올라가면 동로면 방향으로 조망이 트이는 너른 반석 바위가 나오고(18:14) 암릉을 따라 살짝 올라선 후 바로 우측편으로 경사진 바윗면으로 내려가다가 올라선 암봉이 985.9봉이다(18:19).

 

   985.9봉의 끝지점에 있는 작은 소나무 한 그루를 지나 좌측으로 내려가는데 벌재 방향의 하늘은 당장이라도 비를 뿌릴 듯 검은 먹구름으로 덮여 있다. 소나무를 지나자마자 좌측으로 내려간 후 조금만 더 가면 다시 계단처럼 내려가는 지점이고 이곳에서 바로 좌측길로 내려간다(18:22). 바윗길을 내려선 후 우측으로 길을 가다 보니 조금 전 직진하였을 경우 바위 구간이 끝나는 지점에서 내려서는 것 자체가 위험해 보인다. 비구름이 지나가는 것인지 드디어 소나기가 내리지만 산길을 덮고 있는 나무들로 소나기를 직접 맞지는 않는다. 완만한 능선길은 능선 구릉을 넘어서고 너덜 능선의 외길을 걷다 보니 1004.5봉에 도착하는데 소나기도 그치고 있다(18:45).

 

   고저 차가 별로 없는 둔덕같은 구릉을 넘자마자 우측 4시 방향의 내리막 능선길로 이어지는데 좌직진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지점이다(18:52, 실제 좌직진으로 가다가 이상하다는 것을 바로 느끼고 다시 원위치 하여 살펴보니 우측 4시 방향으로 선답자의 표지기가 보인다(18:54)). 우측 4시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은 너덜 지대를 지나 폐맥이재로 떨어지고(19:02~19:05) 다시 야트막한 구릉으로 올라선다(19:10). 내려선 것 같지도 않은 안부를 지나 조금씩 올라가는 산길은 또 다시 동로면 방향으로 조망이 트이는 지점을 지나(19:17) 거의 고저 차가 없는 길로 이어지면서 자잘한 바위돌들이 박혀 있는 927.3봉에 이른다(19:22~19:25).

 

   이제 우측 3시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은 벌재까지 고도를 삼백여 미터 정도 크게 떨어뜨리게 된다. 갈림길 없이 벌재로 내려가는 산길은 능선 구릉을 하나 넘어서면(19:33) 시멘트로 만든 헬기장이 있고(19:39) 잠시 후 갈림길을 만나는데(19:42) 우측 4시 방향의 산길은 우회로라고 알고 있어 그냥 직진으로 내려간다. 하지만 직진으로 내려가는 길은 벌재의 생태 이동 통로를 우측에 두고 배수로와 나란히 가는 철망을 따라 잡목 사이로 통과해야만 했다. 즉 조금 전 우회로라 하는 우측 4시 방향의 산길로 진행하면 벌재 생태 이동 통로로 직접 내려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잡목을 뚫고 벌재 생태 이동 통로로 내려서니(19:46) 좌우로 높은 칸막이가 되어 있어 도로는 아예 보이질 않는다. 넓은 생태 이동 통로로 벌재를 건너가는데 끝지점에 무인 감시 카메라 한 대가 나를 쳐다 보는 것 같아 찜찜하지만 무시하고 지난다. 끝지점에서 돌아보니 시작점에도 무인 감시 카메라 한 대가 있는 것이 양쪽으로 촬영하고 있는 중이다. 저수령 방향으로 조금 더 진행하다가 우측편의 철망이 끊어진 곳으로 내려서니 육각정과 벌재 표석이 있는 문경시 동로면 방면 도로다(19:50).

 

   복장을 대충 정리하고 휴대폰의 비행기 모드를 해제한 후 '황장산 쉼터∙민박(043-422-8285)'으로 전화를 한다. 벌재까지 차량으로 올라오신다는 사장님과 통화를 끝내고 생태 이동 통로를 지나 단양 방면의 모습도 사진기에 담아 본다. 말로만 들었던 벌재공원지킴터는 시간이 시간인지라 굳게 닫혀 있지만 근무자가 있다손 치더라도 생태 이동 통로의 상황은 알 수가 없다. 다음 구간 들머리를 확인할 때쯤 도착한 민박집 차량으로 '황장산 쉼터∙민박'에 도착하니 오 분 정도 소요된 것 같다.

 

   음식점이 주업인 '황장산 쉼터∙민박'에 짐을 풀고 따뜻한 물로 샤워까지 한 다음 저녁을 부탁하니 염소탕으로 한상 거하게 차려 주신다. 그렇게 저녁을 푸짐히 먹고 내일 아침과 점심 도시락까지 부탁드린 후 계산을 하는데 오만 원만 받으신다(벌재까지 왕복 택배는 기본…). 모처럼 11시간을 넘는 장거리 대간길을 걷고 나니 밖에서 화투놀이 하는 팀의 소음도 자장가처럼 들리는지 나도 모르게 스르르 잠에 빠져든다.

(황장산 쉼터∙민박 : 충청북도 단양군 대강면 방곡리 76  ☎ 043-422-8285 / 010-9366-8089)

 

   이번 구간 산행 전 선답자의 산행기들을 검색하였을 때 마골치에서 벌재 사이에는 표지기가 아예 없을 뿐만 아니라 헛걸음을 조심해야 하는 지점이 여러 군데 있다고 하여 산행 전 주의해야 할 지점 등을 미리 숙지했었다. 하지만 직접 산행을 하고 나서 느낀 것은 길 찾기에 주의해야 할 지점이 있는 것은 맞지만 조금만 주의한다면 헛걸음을 할 일이 없으며 선답자의 산행기들처럼 표지기가 아예 사라진 것이 아니다. 드문드문 보이는 특히 중요한 지점의 표지기들은 대간을 하는 산꾼의 입장에서 보면 최근에 매달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개인이 산행한 산행기들을 작성하고 대중에게 공개할 때에는 완벽하게 객관적일 수는 없지만 최소한의 객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설정한 출입 금지 구간을 다녀와서 떳떳하게 산행기를 올린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대한민국 국민이면서 산꾼이라면 한 번쯤 꿈꾸는 백두대간 산행을 짧은 거리도 아니어서 건너 뛸 수도 없다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하면서 조용히 지날 뿐이다. 반면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도 구간을 정해서 무조건 막을 것이 아니라 위험한 곳은 정비를 하고 자연 보호가 필요한 곳에는 안내 팻말 등을 세워 산꾼들에게 조심할 것을 당부한다면 대한민국 어느 산꾼이 마다하겠나고 반문하고 싶다. 각설하고 출입 금지 구간인 만큼 가급적이면 내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조용히 지나온 산행길, 이 산행기마저 지워야 하려나…

 

 

[교통 정보]  ※ 대중교통별 운행 시간이 수시로 변경될 수 있으므로 해당 교통편 홈페이지 또는 전화로 재확인을 요함

서울(동서울) → 수안보  시외버스 운행 시간(동서울종합터미널  ☎ ARS 1688-5979)

   [2시간 30분 소요]  06:40  07:40  08:40  09:40  10:40  11:40  12:40  13:40  14:40  15:40  16:40  17:40  18:40  19:40

   동서울종합터미널 홈페이지(https://www.ti21.co.kr)  '운행정보 → 배차조회(충주시→수안보)' 참조

 

충주(수안보) → 미륵리 시내버스 운행 시간(충주교통  ☎ 043-845-5176)

   06:45  08:31  09:06  10:39  13:52  15:55  18:14  19:26  ['충주시청 시내버스 버스노선정보' 홈페이지에 기재된 시간표]

   05:50(휴토, 휴일, 방학 운휴)  06:53  08:05  09:13  12:45  14:50  17:00  18:13  [버스 정류장 부착 시간표, 2011.11.07 시행]

   충주시 지능형 교통체계 홈페이지(http://its.cj100.net)  '버스정보→버스 노선정보→시간표정보→승강장검색→미륵리' 참조

 

문경읍 → 포암  시내버스 운행 시간(문경읍 공용버스정류장  ☎ 054-571-0343,  문경여객  ☎ 054-553-2230~2)

   [30분 소요, 괄호 안은 포암→점촌 출발시간]  06:50(07:25)  08:20(09:20)  12:05(13:10)  15:30(16:15)  18:50(19:20)

   문경여객자동차 홈페이지(http://www.mgcitybus.kr)  '운행정보 → 시내버스 시간표 → 문경읍 → 갈평방면 시간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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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로 → 문경시(점촌)  시내버스 운행 시간(문경여객  ☎ 054-553-2230~2)

   [1시간 정도 소요]  07:15  08:20  09:20  10:45  12:20  13:20  14:20  15:25  16:50  19:15

   문경여객자동차 홈페이지(http://www.mgcitybus.kr)  '운행정보 → 시내버스 시간표 → 동로면 시간표'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