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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건너의 이야기

[2012-08-25] 일본 북알프스(야리가다케/槍ケ岳 → 오쿠호다카다케/奧穗高岳) 1일차(가미고지 버스터미널 → 묘진산장)

일본 북알프스 1일차 : 가미고지 버스터미널(上高地バスターミナル) → 묘진산장(明神館)

 

[산행 일시]  2012. 08. 25(토) 16:55~18:00(1시간 5분)

[날       씨]  맑음

[산행 인원]  다음카페 '좋은사람들' 북알프스 산행팀 41명 / 박상연∙이명옥, 박성창, 김명수, 성봉현

[산행 구간]  가미고지 버스터미널(上高地バスターミナル) → 묘진산장(明神館)

[산행 시간]  가미고지 버스터미널(16:55) → 묘진산장(18:00)

[산행 지도]

 

[산행 기록]

   2011년 12월 초였던 것 같다, 우연한 자리에서 직장 동료들과 함께 이야기하다가 결정된 일본 후지산 등산을 위한 모임이 시작되었었다. 그로부터 해가 바뀌고 9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러 벌써 2012년 8월이 되었다. 중간에 후지산에서 일본의 지붕으로 불리우는 북알프스로 대상지가 변경되었고, 여행사도 결정이 되어 출발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유난히 무덥고 비가 많이 내리던 8월도 가는 시간을 막을 수는 없는지 마지막 토요일이 이제 내일이다.

 

   8월의 끝무렵인 마지막 토요일, 지하철 6호선 봉화산역에서 첫 차를 이용하여 공덕역에서 공항철도로 환승한 후 김포공항에 도착한다. 역사 내의 통로를 따라 국제선 청사에 있는 제주항공 42번 카운터에 도착하니 일반적인 크기의 배낭을 맨 등산객들이 보이는데 아마도 이번 일본 북알프스 팀원들이겠거니 나름 짐작되지만 모르는 일이기에 빈자리에 배낭을 내려놓고 일행을 기다린다.

 

   약속된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직장 산악회의 박상연 회장님과 사모님이 도착하고 이어 잠시 후 박성창 대장님도 보인다. 하지만 제일 먼저 도착했어야 할 김명수 마스터가 보이질 않아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전화를 해보니 역시나 집이란다. 출발 시간이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무슨 연유인지 오후로 알고 있었다고 한다. 최대한 빨리 도착하도록 주문하고 나니 수하물을 탁송하고 있는 중이다. 그사이 사십여 분의 시간이 지났을까… 북알프스 팀의 마지막으로 배낭을 탁송하자마자 도착한 김명수 마스터,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시간에 우리들 모두 놀랐지만 일단은 안도의 한숨을 돌린다.

 

   수하물 탁송도 끝났으니 잠을 설치면서 집을 나서느라 걸렀을 아침 식사를 위해 3층의 식당에서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출국 수속을 밟는다. 김포공항을 출발하여 일본 나고야 중부국제공항(Chubu Centrair International Airport)으로 가는 '제주항공 7C1682' 항공기에 탑승한다. 태풍이 올라온다고 하지만 김포의 하늘은 아직은 파란 색상을 보여주고 있다. 모든 승객의 탑승이 끝나고 비행기의 엔진이 가동되더니 드디어 활주로를 따라 이동을 한다.

 

   한바탕 요란스럽게 동체가 흔들리는가 싶더만 힘차게 솟아오른 항공기는 어느새 하얀 구름 위로 올라선다. 처음으로 떠나는 해외 고산 산행이라는 설레임의 영향인지 기내에서 눈을 붙여야겠다던 생각과는 달리 정신이 또렷하기만 하다. 그렇게 하늘을 1시간 30분 정도 날았다고 생각될 때 일본 중부국제공항의 모습이 보이더니 이내 활주로에 착륙한다. 바다를 메워 인공섬을 조성한 후 만들었다는 민간 운영의 중부국제공항, 여타 공항과 다른 것이 없는 넓은 활주로를 창문 밖으로 보면서 천천히 항공기를 나와 중부국제공항 통로를 따라 입국 수속을 하러 간다.

 

   양손의 검지손가락 지문을 스캔한 후 얼굴을 촬영하는 것으로 입국 심사가 끝난다. 공항을 나와 '다음카페 좋은사람들'의 북알프스 팀원들과 함께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승차하여 마지막 날인 4일차 숙박지인 도오코인(Toyoko-inn) 호텔에 들러 간단한 짐들을 내려놓고 산행기점이 될 가미고지(上高地)로 출발한다.

 

   우리나라와 반대 방향으로 주행하는 일본의 차량은 운전석이 우측에 있는 좌측 통행 방식으로 처음에는 이상하였지만 적응이 된 것일까, 중부국제공항 톨게이트를 통과한 버스는 중부내륙을 관통하는 고속도로를 달려가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모습이 낯설지만은 않다. 나고야를 지나 한참을 왔나 보다, 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농촌의 풍경은 마치 우리나라의 조그만 농촌 마을을 보는 듯하다.

 

   공항을 출발한지 두어 시간이 지났을 때쯤 점심 식사를 위해 고속도로의 휴게소에서 정차한단다. 주차장에 보이는 차량들은 거의 다 일본 자국에서 생산된 차량들로 우리나라 차량은 눈 씻고 찾아보아도 보이질 않는다. 휴게소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방법은 식권 자판기에서 일정 금액을 넣은 후 조그만 사진과 함께 이름이 적힌 메뉴 버튼을 선택하여 누르면 식권이 발권되고 이것으로 해당 코너에서 주문하는 방식이다.

 

   일본의 음식을 알지 못하여 그림으로만 보고 주문한 것이 일본식 라면(라멘)이었는데 돼지고기 육수로 끓였나 보다. 느끼하고 비릿한 것이 무어라 표현하지를 못하겠지만 입맛에 맞지를 않아 먹지를 못하였는데 김명수 마스터는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운다. 오늘의 산행거리가 짧기에 조금은 허기지지만 참기로 하고 다시금 버스에 승차한다.

 

   고속도로를 벗어난 버스는 좁은 길로 이리저리 이동하다가 중부국제공항부터 약 4시간이 소요되어 히라유(平湯) 온천 지구에 도착하였는데 주중에는 가미고지(上高地)까지 갈 수 있지만 주말에는 이곳에서 셔틀버스(?)로 갈아타야 한다고 한다. 히라유 온천 지구와 가미고지를 왕복하는 버스로 환승하여 1,310m 길이의 터널을 지나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가미고지에 도착한다. 가미고지 버스터미널의 뒷편으로 우리가 걸을 북알프스의 산줄기가 웅장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벌써부터 눈이 즐겁기만 하다.

 

   북알프스 팀의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오늘 최종 목적지인 묘진산장(明神館)을 향해 산책로 같은 넓은 길을 따라 가장 후미로 아즈사가와(梓川)강을 건너는 갓파바시(河童橋)를 좌측으로 보면서 걸어간다. 그런데 걷다 보니 무언가 빠트렸다는 생각에 항공기 수하물로 운반할 수 없는 버너용 가스를 미처 구입하지 못한 것을 뒤늦게 알게 되어 일행을 보내고 박성창 대장과 둘이서 왔던 길을 따라 십여 분을 되돌아간다. 4일차 일정에 건너오게 될 갓파바시 앞의 매점에서 압축 가스 두 통을 구입한 후 부지런히 앞선 일행을 쫓아 걷다 보니 묘진산장이 보인다.

 

   이른 아침 집을 나서 도착한 일본 땅에서 첫날을 숙박할 묘진산장의 침실을 배정받은 후 저녁을 먹는다. 간단하면서도 조촐한 개인별 식단은 생각보다 먹을만 하였지만 역시 우리나라에서 공수해간 고추장이 입맛을 돋구어주었다. 저녁을 먹고 산장 밖의 테이블에서 우리 일행과 서너 명이 더 어울려 낯선 타국에서의 밤을 즐기기 위해 소주 한잔을 곁들인다.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내일을 비롯하여 3,000m의 고봉을 등반하고 내려오는 그날까지 무탈, 안산을 기원하면서 말이다.

 

   야외에서의 조촐한 만남의 장을 일단락하고 산장 실내에서 이어진 대화의 장은 소등 예정 시간인 저녁 9시를 넘겨 계속 이어진다(일본 북알프스의 산장들은 대부분 저녁 8시 0분에서 9시 30분 사이에 모든 전등을 소등한다고 하는데 산장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다). 하지만 9시를 넘어도 소등이 되지를 않아 이런저런 이야기는 한참동안 더 계속되다가 끝이 났다. 이제 내일을 위하여 배정받은 방으로 되돌아와 내일의 산행을 꿈꾸면서 바다를 건너온 피로감을 잠재운다.

 

* 지명은 산행기를 기록하면서 네이버 일어사전 등을 참고하여 재정리 하였으며, 우리나라 발음으로 표기하는 과정에서 오역이 있을 수 있음.

 

[산행 사진]

  ▼ 김포공항에서 출발하여 일본 나고야 중부국제공항으로 운행하는 제주항공 7C1682편 항공기

 

  ▼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 일본 나고야 중부국제공항

 

  ▼ 우리 일행을 태우고 히라유(湯平) 온천 지구까지 이동하였던 전용버스

 

  ▼ 고속도로를 달리는 버스 창밖으로 본 풍경

 

  ▼ 고속도로 휴게소

 

  ▼ 휴게소의 식권 자판기

 

  ▼ 히라유(湯平) 온천 지구의 버스 터미널(사진 우측에 보이는 버스로 환승하여 가미고지 버스 터미널까지 이동하였다)

 

  ▼ 다이쇼이케(大正池) 수면에 비친 오쿠호다카다케(3190m)~마에호다카다케(3090.2m) 능선

 

  ▼ 가미고지 버스 터미널에서 본 오쿠호다카다케~마에호다카다게 능선

 

  ▼ 직장 동료인 김명수 마스터

 

  ▼ 우리 일행들만의 단체 사진(좌로부터 필자, 박성창 대장, 김명수 마스터, 박상연 회장과 사모님)

 

  ▼ 가미고지 종합 안내소(?)

 

  ▼ 좌측으로 보이는 갓파바시(河童橋)와 우측의 식당 겸 매점

 

  ▼ 갓파바시(河童橋) - 4일차 하산지점

 

  ▼ 아즈사가와(梓川)강과 나란히 가는 산책로 겸 등산로

 

  ▼ 묘진산장(明神館) 앞의 나무 기둥들

 

  ▼ 묘진산장 앞의 이정표

 

  ▼ 묘진산장

 

  ▼ 묘진산장의 저녁 식단(1인분) - 사진 우측편의 생선은 아즈사가와강에서 잡은 이와나(岩魚) 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