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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팀 합동 산행

[2022-04-24] 대구팀 합동 산행-31_합천 미숭산 : 대가야(大加耶)의 시간 속에 묻혀버린 이름없는 순장자들

[대구팀 합동 산행-31] 합천 미숭산 : 대가야(大加耶)의 시간 속에 묻혀버린 이름없는 순장자들

 

[산행 일시]  2022.04.24(일) 09:28~15:40(6시간 12분 // 산행 시간 : 4시간 48분 / 휴식 시간 : 1시간 24분)

[날       씨]  맑음

[산행 인원]  16명(서울팀 3명, 대구 참사랑산악회 13명 / 이하 존칭 생략)

                  (서울팀) 시인마뇽, 범솥말, 성봉현

                  (대구팀) 차수근·박금선, 임상택, 박영홍·천정미, 기경환, 차성섭·나경숙, 박상훈·최미애, 김칠곤·조순희, 권재형

[접       근]  대전 → 서대구 : 열차(KTX) / 서대구역 → 합천종합야영수련원 정상 : 대구팀 전세 버스

[이       탈]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주차장 → 동대구역 : 대구팀 전세 버스 / 동대구 → 대전 : 열차(KTX)

[산행 시간]  합천종합야영수련원 정상(09:28) → 이정표(↑정상 0.4km, 10:00) → 미숭산성(10:22)

                  → 미숭산(10:32~10:48) → 쉼터('현위치번호 : 9', 11:15~11:25) → 반룡사 갈림길(11:52)

                  → △412.4m(12:20) → 청금정(12:30~13:20) → 임도(주차장, 13:33) → 음수대('현위치 번호 : 3', 13:58)

                  → 주산(△, 14:28~14:36) → 지산동 고분군(14:49) → 대가야빅물관 갈림길(15:26)

                  →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매표소(15:40)

[산행 지도]  1:50,000 합천, 창녕(국토지리정보원 1:25,000 2013년 on-Map 편집)

 

[구글 어스]

2022-04-24_대구팀_31_합천_미숭산.gpx
0.11MB

 

[산행 기록]

   오늘 31번째 대구팀 합동 산행을 위한 만남의 장소는 서대구역이다. 2019년 3월 착공하여 3년 만인 2022년 3월 31일에 개통된 서대구역을 경유하는 부산행 KTX 열차는 서울역 출발 기준으로 하루 14회 운행하는데 시차가 그만큼 길다는 것이다. 서울역에서 아침 6시에 출발하는 KTX 첫 열차가 대전역에는 7시 2분에 도착하기에 전민동 집에서 일찍 서둘러 출발하였더니 15분 정도의 시간적 여유가 있다. 인생 제2막의 직업으로 내려온 대전에서 대구팀 합동 산행을 맞이한 것이다.

 

   서대구역에서 하차하는 승객이 별로 없어 한가로운 승강장에서 개별적으로 출발한 시인마뇽 고문님과 범솥말 회장님 그리고 대구팀 임상택 대장을 만나 2층 대합실로 올라가니 대구 참사랑산악회 회원분들이 우리를 맞이하여 준다. 주차장에 주차된 대구팀 전세 버스에서 나머지 회원들과 인사를 하는가 싶었는데 버스는 어느새 고속도로에 올라섰다. 오늘도 12번 광주대구고속도로(구 88고속도로)의 논공휴게소에서 아침밥을 든든하게 먹고 합천종합야영수련원을 지나 차량이 올라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인 정상에 도착하니 평상시보다 한 시간 이상 빠른 것 같다. 이제부터는 대구에서 서쪽 방향의 산행지로 접근하려면 서대구역에서 만나는 것이 수월하겠다.

 

   미숭산등산로 안내'도에는 현위치를 '합천종합야영수련원 정상'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GPS 앱인 트랭글을 실행하여 운동 시작 버튼을 누른 후 먼저 출발한 일행들을 따라 합천 미숭산성 안내판 옆으로 올라간다(09:28). 오늘 산행은 5시간 내외로 둘레길 같은 느낌의 편안한 산길이라고 하였으니 별 부담없이 쉬엄쉬엄 걸어도 되겠다. 신록의 파릇파릇한 이파리들과 눈인사를 나누면서 걷는 발걸음이 얼마 만인지 생각나지 않지만 오늘은 산뜻하다. 민나면 기분 좋은 사람들과 함께 산기를 맡으면서 걸어서인가 보다.

 

   잠시 후 띠 연배이신 시인마뇽 고문님과 자연스레 발걸음을 맞추는데 얼마 안 가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임상택 대장을 만난다. 셋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걷다 보니 청소년수련관에서 1.2km를 왔고 정상까지는 0.4km 남았다는 이정표를 지나고(10:00) 산등성이의 좌사면을 가로지르는 산길이 조금씩 고개를 드는 듯하다. 느려도 멈추지 않는 발걸음을 기다려주는 일행들과 합류하였다가 다시 걸어가는 발걸음은 야트막한 석성을 만나는데 그 앞에는 '미숭산성(美崇山城)' 안내판이 있다(10:22).

 

미숭산성(美崇山城)

경상남도 기념물 제67호

경남 합천군 야로면 하빈리 산 3번지

   미숭산성은 757m의 미숭산 정상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자연지세를 최대한 이용하여 8부 능선을 따라 축조된 포곡식(包谷式) 산성으로 성의 둘레는 1,325m에 이르며 삼국시대에 축조되어 조선시대까지 여러차례 보축하여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군사적 요충지인 미숭산은 원래 상원산이었다. 이성계가 역성혁명으로 조선을 건국하자 정몽주의 문인(門人)이었던 안동장군(安東將軍) 이미숭(李美崇)이 고려의 재건(再建)을 위한 근거지로 성을 쌓고 최후 항전을 하였으나 순절하여 후인들이 그 충절을 기리기 위해 상원산(上元山)에서 미숭산(美崇山)으로 바꾸어 불러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산성내에는 동문(東門). 서문(西門), 남문(南門), 망향대(望鄕臺), 주마대(走馬臺), 달각암(達覺巖), 연병장(練兵場), 순사암(殉死巖), 봉수대(烽燧臺) 등 유적이 산재해 있다.

 

   옛 산성의 위용은 사라지고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 있는 미숭산성의 남문을 뒤로 하고 권재형 씨와 마지막 인원이 되어 걷는다. 육 개월만의 근황을 이야기하면서 걷는 발걸음이지만 멧돼지들이 분탕질한 것으로 추정되는 묘터를 지나니 따가운 햇살이 내리쬐는 산길에서 만나는 이정표에는 정상까지 0.1km 남았다고 적혀 있다. 지금까지 훍길이었던 듯한 산길이 돌길로 바뀌는가 싶더니 이내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미숭산 정상(755m)에 도착하는데 앞서간 일행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10:32).

 

   정상석 뒤편 꼭대기의 산불감시초소에는 근무자 한 분이 본인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어 조용히 올라선다. 주변으로 펼쳐지는 풍광이 아름답다고 하는데 오늘의 대기질은 미세 먼지 때문인지 흐릿하니 시계가 별로 안 좋다. 인터넷으로 찾아본 맑은 날 이곳에서 보는 풍경 사진은 시원스럽기만 한데 지금 앞쪽으로 보이는 가야산은 무채색의 하늘선만 그린다. 아쉽지만 내 맘대로 되는 것이 아니니 오늘 내게 주어진 순간일 뿐이라 생각하면서 정상석이 있는 곳으로 되돌아간다.

 

   일행들 모두 모였으니 정상석을 중심으로 모여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주산을 향한 발걸음을 시작한다(10:48). 올라왔던 길로 조금 내려가다가 왼쪽 산등성이를 따르는 산길은 삼각점[합천 22]이 매설된 733.9봉의 미숭산성을 지나는데 어디에 정신을 두고 걸었는지 지난다는 것도 모르고 그냥 지나쳤다. 아마도 '나대치(羅帶峙) 길' 안내판과 '미숭산 정상 0.5km / 주산정상 6.0km' 이정표가 있는 곳으로 추정된다(11:01).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다소 경사진 내리막길로 바뀐 산길에서 보는 간간이 남아 있는 진달래가 봄이 떠나는 중이라고 한다. 통나무로 정비된 내리막길의 '안동장군 이미숭(安東將軍 李美崇)' 안내판을 지나 십여 분을 더 내려가니 휘리릭 바람처럼 사라졌던 일행들이 쉬고 있는 쉼터에 이르는데 '현위치 번호 9 주산-미숭산' 위치 표지판 및 쌍방울의 남근목 조각 작품이 서 있다(11:15).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일행들과 어울려 간식을 먹으면서 멈춘 걸음을 다시 움직인다(11:25).

 

   약간 경사진 내리막 능선을 따라 십삼 분 정도 더 내려가니 '현위치 번호 8' 위치 표지판이 있는 삼거리에 이르는데 앞서서 걷고 있는 범솥말 회장님이 좌측 산등성이로 가는 것을 보고 권재형 님과 헤어져 나 역시 왼쪽길로 진행한다(11:38). 고저차가 별로 없는 밋밋한 둔덕같은 산등성이에는 낙엽만 수북히 덮여 길의 흔적이 흐릿한 반면 오른쪽 아래편으로는 이곳 등성이를 우회하는 산길을 걷고 있는 권재형 님의 모습이 이내 사라지는 것을 보니 높낮이가 제법 있나 보다. 하지만 이내 내려가는 길은 낙엽 때문에 조심스러워 발걸음 폭이 좁아지는데 뜬금없이 나타난 비석 옆으로 내려서니 먼저 내려가신 범솥말 회장님이 비석에 '天祭壇(천제단)'이라고 음각되어 있다고 알려주신다(11:42). 하여 비석에 가까이 가서 보니 天祭壇이라 음각된 글자가 보이는데 무슨 이런 곳에서 하늘에 제사를 지냈을까 의아스럽다.

 

   능선 사면으로 우회하여 내려오는 길과 합류된 산길에는 '←미숭산 1.25km 주산 4.70km→'라고 새겨진 이정표가 보이고 오 분 정도 더 내려가니 반룡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안부가 나온다(11:51). '현위치 번호 7' 위치 표지판이 있는 이곳에서 반룡사까지는 1.0km이고 청금정은 1.5km 더 가라고 이정표가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천제단 길(10구간 1.7km) / 간절한 기도를 하늘에 전하고자하는 염원의 길'이라 적힌 안내판도 서 있다.

 

   청금정으로 향하는 산길은 왼쪽의 산등성이를 사면으로 돌아가는데 오른쪽으로는 제법 경사졌다. 하지만 고도의 차이가 별로 없이 이어지는 산길이라 그런지 둘레길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산길에서 '미숭산 2.25km / 주산 3.70km' 이정표가 보이는가 싶으면 0.25km 더 가서 이정표를 또 만나는데 주산까지 0.25km 간격으로 걸려 있다. 좌우로 경사진 능선길은 459.1봉을 왼쪽에 두고 우회하다가 삼각점[합천 421 / 1981 재설]이 매설된 412.4m 지점을 지나(12:23) 나직한 구릉에 팔각정이 있는 청금정으로 올라선다(12:30).

 

   고령군에서 2009년 5월 27일 새롭게 중수한 청금정(聽琴亭)은 대가야의 숨결이 스며있는 가야금 발상지인 정정골이 조망되는 이곳에 악성(樂聖) 우륵 선생의 뜻을 기리고 8개 읍면의 화합과 발전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금강송(松)으로 팔각정자로 중수하였다고 한다. 정정골은 이곳 청금정에서 거의 동쪽으로 보이는 중화저수지 옆쪽에 자리잡은 마을인데 오늘은 바람이 실종되어 고요하기만 하니 가야금의 현이 울리는 소리마저 멈추어버렸나 보다.

 

   16명의 우리 팀들이 모두 앉아도 충분한 넓이의 청금정에서 풍류는 없어도 대구 참사랑산악회 회원님들이 풀어놓는 푸짐한 진수성찬은 식탐을 넘어 음식을 먹는 소리까지 흥겹기만 하다. 언제나 어디서나 항상 산상 만찬을 펼치는 대구팀의 먹거리에 그저 숟가락만 올려놓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어이하랴. 식곤증이 들 정도로 맛있게 먹은 점심 식사를 끝낸 후 다음 주인들을 위해 청금정에 비치된 대걸레로 마무리하는 대구팀의 손길을 마지막으로 청금정에서 내려가 주산을 향해 따가운 햇살 속으로 걸어간다(13:20).

 

   주산까지 2.6km 남았다는 이정표를 뒤로 하고 미숭산을 다시 한 번 더 보고서 걷는 산길에는 붉은 영산홍이 시선을 빼앗는다. 그렇게 영산홍에 홀린 채 설렁설렁 발걸음으로 고도 차 백여 미터를 내려서니 지산임도와 중화임도가 만나는 너른 주차장에 도착하는데 이제 주산은 2.2km 남았다고 이정표가 알려준다(13:33). 십여 대의 차량이 주차할 수 있을 정도의 너른 주차장에서 쉬고 싶은 마음의 유혹을 뿌리치고 주산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완만하지만 계속해서 해발고를 낮추는 산길은 둘레길같은 느낌이고 연초록의 이파리들과 눈인사 하면서 걷다 보니 음수대 시설을 만나는데 '현위치 번호 : 3' 표지목이 있다(13:58). 더불어 이제 주산까지는 1.45km 남았다는 이정표도 보인다. 이후 고만고만한 오르내림이 있는 길을 따라 얼마나 더 걸었을까, 능선 상의 삼거리를 만나는데 주산은 왼쪽 방향으로 올라가라 하는 반면 오른쪽 사면으로 우회하는 길은 대가야박물관 방향이라고 한다(14:16).

 

   주산 정상까지 0.24km 남았다는 이정표가 가리키는 왼쪽길은 짧은 거리이지만 제법 경사진 오르막이라는 것을 아직 몰랐다. 시인마뇽 고문님과 박영홍 총무 그리고 차수근 회장으로 이루어진 마지막 후미 그룹이 되어 올라가는 길에서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중화저수지를 보면서 주산 정상에 올라선다(14:28).

 

   넓고 평평한 주산 정상에는 '대가야 주산성 | 大加倻 主山城' 안내판과 함께 '현위치 번호 : 2' 표지목이 있다. 더불어 휴대폰의 오룩스 맵에 주산에는 삼각점이 표기되어 있어 확인해 보니 붉은 영산홍 더미에 가려져 있는데 [합천 301]로 국토지리정보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해 보니 이곳이 아니라 경남 거창군 가조면의 1084번 지방도의 가조2교 인근의 논둑에 있다. 즉 이곳의 삼각점은 용도 폐기된 것이다.

 

   짧은 휴식을 끝내고 이제 지산동 고분군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한다(14:36). 내려가는 길에 범솥말 회장님이 발밑에 구슬봉이 꽃이 있다고 알려주어 발걸음을 멈춘 채 사진기에 담고서 다시 내려가는데 주산 오르기 전 삼거리에서 올라선 것처럼 하산길 역시 가파른 내리막이라 내딛는 발걸음이 조심스럽다. 원형 통나무를 이용하여 정비한 계단길을 십여 분 내려가 만나는 삼거리에서 왼쪽 고령향교 방향이 아니라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평탄한 길을 이 분 정도 걸어가니 사적 제79호인 고령 지산동 고분군이 시작된다(14:49).

 

고령 지산동 고분군(高靈 池山洞 古墳群) - 사적 제79호

지산동고분군은 5세기부터 6세기까지 가야 북부지역에서 후기가야의 주요 세력으로 성장한 대가야 지배자들의 무덤들이다. 고분군은 높은 산자락에 위치하여 경관이 빼어나며 가야 고분군 중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고분의 규모가 클수록 전망이 좋고 높은 곳에 위치하며 큰 고분 주위에는 작은 고분이 호위하듯 배치 되어 있다. 44•45•73•75호분 등 대형 고분은 으뜸덧널 주위에 10~40여 명의 순장자를 함께 묻어 지배층의 무덤임을 잘 보여준다.

고분에 부장된 각종 유물은 대가야의 문화적 특성을 잘 보여준다. 대가야 양식의 토기는 5세기 후반이 되면 합천과 남원 등 가야 전역에서 출토되어 후기 가야연맹을 주도한 대가야의 영향력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44호분에 부장된 백제 무령왕릉 출토품과 같은 형태의 청동그릇, 일본 오키나와산 야광조개로 만든 국자, 45호분에 부장된 신라 황남대총 남분 출토품과 같은 형태의 세잎무늬 고리자루큰칼, 일본 전역에서 출토되는 대가야 양식의 귀걸이와 마구류 등은 대가야의 활발한 교류관계를 잘 보여준다.

지산동고분군은 가야 사회의 계층구조와 대내외 문물교류를 가장 잘 보여주는 가야 후기의 대표 고분군이다.

 

   커다란 고분의 왼쪽으로 돌아서 진행하면 아랫편으로 보이는 고령읍을 향해 이어지는 산등성이를 따라 고분군이 이어진다. 단정하게 다듬어진 고분군들과 어울리는 큰 나무 밑 그늘에서 멈추어 있던 선두 그룹이 다시 길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시인마뇽 선배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마지막 인원이 되어 그들을 따라 걷는다. 커다란 봉분의 고분들이 그리는 풍경을 보는 우리의 눈은 즐거울지 몰라도 저 거대한 흙속에 내 뜻이 아닌 타의에 의해 묻혀버린 힘없던 생명들은 마지막 순간에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나.

 

   산줄기의 높이가 낮아짐에 따라 봉분의 크기도 같이 작아지고 뒤돌아보면 커다란 봉분들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작아지는 봉분들과 나란하게 천연야자 매트가 깔린 산등성이 탐방로에는 한낮의 뜨거운 햇살만 내리꽂힌다. 개개의 번호를 가진 고분들과 정비된 연도가 새겨진 화강암 표석들을 살펴보면서 걷다 보니 어느새 지형도상 떡곡재에 도착하는데 떡곡재 아래는 대가야통문 터널이다. 이곳 떡곡재에서 고분군을 따라 올라가다가 발걸음이 상대적으로 느린 시인마뇽 고문님은 기경환 님과 함께 주차장으로 내려가신다고 한다

 

   주차장으로 내려가시는 시인마뇽 고문님과 헤어져 앞서간 일행들과 합류하여 고만고만한 고분들을 지나친다. 그러한 고분이 끝나면서 만난 이정표에는 왼쪽으로 대가야박물관 방향이라고 알려주지만 우리는 고아리벽화고분 방향으로 직진한다(15:26). 그리고 바로 만나는 삼거리에서 왼쪽 대가야 역사테마 관광지 도로를 따라 내려가 관리사무소/매표소에 도착한다(15:40). 관리사무소 바로 전에 있는 에어건으로 등산화의 먼지를 털어낸 후 바로 앞의 주차장에서 대구팀과의 합동 산행을 마친다.

 

   십 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지만 대구 참사랑산악회와의 인연은 변함없이 벌써 15년을 지나 16년차로 접어들었다. 봄ㆍ가을 일 년에 두 번씩 만나는 모임이라 그런지 육개월이라는 시간이 어떨 때에는 길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막상 그 시간이 다가오면 금방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코로나19 때문에 연속해서 대구팀의 안내 산행으로 찾은 미숭산, 고령읍에서 대구 시내로 자리를 옮겨 대구팀과의 식사를 끝내고 금년 가을에는 서울에서 만날 것을 약속하고 동대구역에서 헤어진다.

 

   대구 참사랑산악회 회원님들, 가을에는 서울에서 만날 것을 기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