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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팀 합동 산행

[2020-05-24] 대구팀 합동산행-27_대구 주암산 → 최정산 : 가파른 오르막길이 끝나니 가파르게 내려서라 하네

[대구팀 합동산행-27] 대구 주암산 → 최정산 : 가파른 오르막길이 끝나니 가파르게 내려서라 하네

[산행 일시] 2020.05.24(일) 09:47~15:04(5시간 17분)

[날       씨] 흐림

[산행 인원] 16명(서울팀 4명, 대구참사랑산악회 12명 / 이하 존칭 생략)

                 (서울팀) 시인마뇽, 하이맛, 범솥말, 성봉현

                 (대구팀) 차수근·박금선, 임상택, 박영홍·천정미, 기경환, 차성섭·나경숙, 박상훈·최미애, 김칠곤, 권재형

[접       근] 서울역 → 동대구역 : 열차(KTX) / 동대구역 → 광덕사 입구 : 자차(임상택)

[이       탈] 운흥사 → 대구(두산동) : 자차(임상택) / 동대구역 → 서울역 : 열차(KTX)

[산행 시간] 광덕사(09:47~09:56) → 옥낭각씨베짜는바위(10:20) → 460능선(10:36~10:50) → 619.2봉(11:14~11:17)

                 → 배바위(12:02~12:07) → △846.7봉(12:10~12:13) → 884.4봉(12:40) → 평상 쉼터(12:48~13:28)

                 → 헬기장(13:32~13:35) → '최정산 누리길 1-12'(14:13) → '최정산 1-13'(14:40~14:44) → 운흥사(15:04)

[산행 지도] 1:50,000 대구(국토지리정보원 1:25,000 2013년 on-Map 편집) / 국제신문사 주암산~최정산 등산 지도

 

[구글 어스]

2020-05-24_대구팀_27_대구 주암산~최정산.gpx
0.26MB

 

[산행 기록]

우리나라에서 금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COVID-19)가 조금 조용해지는가 싶었는데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봇물처럼 터지더니 급기야 전국적으로 비상이 걸렸다. 그런 와중에 십 년을 넘어 십사 년 째 접어드는 27회차 대구팀 합동산행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스럽기만 하다. 시간은 흘러 사월이 되었지만 코로나19의 기세는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아 다수의 의견에 따라 일단 한 달을 연기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찾아온 오월, 그새 조용해지던 코로나19가 이태원 클럽 사건으로 다시 시끄러워졌지만 이번에는 예정대로 진행한다.

 

백수에게는 날짜 감각이 사라져 별 의미가 없지만 약속된 네 번째 일요일이 되어 이른 아침 신내동을 출발한다. 지하철 서울역에 도착하여 지상으로 올라가는데 산행을 해야 하는 산꾼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비가 하염없이 쏟아지고 있다. 집에서 출발 전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의 일기예보를 검색했을 때 오후에 비가 온다고 하던데 하아 심란하다. 얄궂지만 시원스럽게 내리는 비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포항이 종착지인 KTX 열차에 승차하기 위해 개찰구를 통과하여 대기 중인 열차에 승차하니 지금은 야인이 되신 이규성 교수님이 기다리고 계신다. 그리고 2층 대합실에서 기다리고 계시던 범솥말 회장님이 내려오시고 열차는 정시(06:45)에 출발하여 광명역에서 시인마뇽 고문님이 승차하신 것으로 서울팀은 열차가 동대구역에 도착할 때까지 시간을 보내면 된다. 다행히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맑아지는 하늘에 걱정을 한시름 놓다 보니 열차가 어느새 동대구역에 도착하였다(08:31).

 

비교적 한가로운 동대구역의 계단을 올라 개찰구로 나가니 오늘도 대구참사랑산악회의 임상택 산행 대장이 마중 나와 있다. 반갑게 가벼운 주먹 인사를 나누고서 동대구역을 빠져나가 주차장에 도착, 임 대장 승용차로 산행 들머리를 향해 움직인다. 우리 산하에도 봄은 찾아왔지만 코로나19의 영향인지 원활한 차량 흐름을 타고 참사랑산악회 회원님들이 기다리고 있는 가창댐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9시가 조금 넘었는데 대략 이십여 분이 채 안 걸린 것 같다. 이곳에서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있던 참사랑산악회 회원님들과 7개월 만의 인사를 나누고 더불어 오랜만에 만난 권재형 님과도 인사를 나눈 후 맛있는 아침 식사를 끝낸다. 오늘 산행은 광덕사에서 운흥사로 넘어가는 A팀과 최정산 목장에서 운흥사로 하산하는 B팀으로 산행한다는 임 대장의 설명을 들은 후 지척에 있는 광덕사 주차장으로 이동하여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서 A팀과 B팀 모두 광덕사로 출발한다(09:47).

 

광덕사 축대를 따라 조금만 걸어가면 2층은 범종각이고 1층은 사천왕문을 겸한 최정산 광덕사 출입문이 나온다. 좌우의 사천왕을 보면서 계단을 올라서니 연등이 걸려있는 마당 위에 큼지막하게 자리잡은 대웅전이 첫눈에 띈다(09:48). 발걸음을 좌측의 大佛殿(대불전) 방향으로 옮겨 대불전의 불상들과 정토극락원 건물의 외형만 둘러보고 왔던 길을 따라 대웅전 앞마당을 지나 사무실로 쓰이는 건물 우측으로 걸어가니 최정산 숲길 안내도 앞에서 일행들이 기다리고 있다(09:54). 최정산 숲길 안내도를 보면 2구간 광덕사에서 출발하여 최정산 헬기장을 지나 1구간 운흥사로 하산하는 경로를 걷는다. 이곳에서 출발하는 A팀이 모두 도착한 것을 확인하고서 B팀과 최정산 헬기장에서 만나기로 하고 출발한다(09:56).

 

최정산 헬기장~광덕사 구간인 2구간의 총 거리는 5.7km라고 적힌 숲길 안내판을 뒤로 하고 초반부터 급경사의 오르막을 오른다. 산행 전 오늘 산행은 조망권을 바라지 말라고 한 임 대장의 말처럼 사위를 가리는 숲길을 따라 거친 숨을 내쉬면서 올라간다. 앞사람의 발 뒤꿈치만 보일 정도로 고개를 들고 있는 오르막길을 얼마나 올랐을까, 초반부터 무더운 날씨에 땀만 연신 흘러내리지만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가는 지점에서 '현위치번호 : 최정산 누리길 1-2' 이정표를 만나는데 광덕사에서 겨우 0.4km를 왔다고 한다(10:11). 힘들지도 않는지 쉬지 않고 올라가는 일행들을 따라 뒤꽁무니에서 십여 분을 더 올라가니 앞서갔던 일행들이 쉬고 있는 곳에 이르는데 아마도 지형도 상 옥낭각씨베짜는바위인 듯 하다(10:20). 요 근래 육, 칠 개월 정도 산행을 하지 못했다고 체력이 딸리는 것인지 이곳까지 오는 것도 벌써부터 힘드니 남은 산행이 걱정된다.

 

잠시 숨을 고르고 주암산으로 향하는 일행들을 따라 다시 발걸음을 옮기는데 사오 분을 올라가니 답답하던 시야가 트인다. 가던 걸음 잠시 멈추어 서서 가창호를 내려다보니 기경환 씨가 이야기 한 것처럼 잔잔한 수면에 일정 간격을 유지하면서 물살이 맴돌이치는 것이 보이는데 대구시 상수원인 가창호에서 취수를 하는 것이란다. 더불어 산성산(△653.4m) 뒤편 산줄기에 하얀 시설물이 보이는데 앞산의 시설물이다. 짧은 휴식을 끝내고 다시 올라가다 보니 사자의 머리 옆모습을 닮은 바위를 지나고 460능선에 이르는데 산길에서 살짝 우측으로 비껴난 460능선 상의 전망바위에서 쉬고 있는 일행들과 다시 만나 같이 쉬어간다(10:36).

 

조망은 막히고 때 이른 더위로 몸은 지쳐가는데 그나마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막걸리 한잔 하면서 쉬었다가 다시 출발한다(10:50). 산길을 따라 몇 걸음 걷지 않았는데 '최정산 누리길 1-3' 이정표[↑최정산 헬기장 4.89km ↓광덕사 0.97km]가 나온다. 역시나 답답한 산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이 높은 곳에 어느 누구의 음택인지 2기의 묘가 보이고 좌측 원광사 방향을 가리키는 이정표는 땅바닥에 떨어져 나뒹굴고 있다(11:02). 권재형 씨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걷는 발걸음은 느려진 것인지 앞서간 일행들의 흔적이 보이질 않는다. 그렇게 십여 분을 더 걸어가니 나무의자가 있는 쉼터인 619.2봉에서 기다리고 있는 일행들을 만나 잠시 숨을 고른다(11:14).

 

가장호의 상류인 양지머구 마을 위편으로 청룡산이 보이는 조망을 훑어본 후 다시 출발한다(11:17). 일 분여 후 '최정산 누리길 1-4' 이정표를 지나면 달성군의 이정표도 나오고 낙엽이 수북한 오르막길을 걸어 스파밸리 갈림길을 만나는데 '최정산 누리길 1-6'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이다(11:54). 여태까지 가파르던 산길이 이곳 삼거리를 지나면서 다소곳이 경사도를 누그러뜨리고 '최정산 헬기장 2.3km' 이정표를 지나 이 분여 더 걸아가면 좌측으로 짧은 나무계단이 나오는데 배바위로 올라서는 계단이다(12:02). 산의 정상 부근에 위치한 바위가 배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주암산이라 하며 배바우산으로도 불린다고 한다. 또한 천지가 개벽할 때 온 세상이 물바다가 되었는데 이때 물에 잠기지 않은 이 바위에 배를 매었다고 하여 배바위라고 한다. 배바위에 올라서니 사방으로 조망이 시원스레 트이지만 오늘의 하늘은 흐릿한 구름에 가려 시계가 그리 좋지를 않다. 사방으로 한바퀴 둘러본 후 통신용 철탑이 보이는 최정산 방향으로 가기 위해 배바위에서 내려선다(12:07).

 

나무계단을 다시 내려가 좌측으로 방향을 바꾸는 산길은 배바위를 노아의 방주로 생각한 것인지 검은 차양포를 뒤집어 쓴 움막이 보이는데 작은 현수막에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곳'이라 적혀 있다. 움막을 지나 조금만 걸어가면 삼각점[대구 338 / 1994 재설]이 매설된 846.7봉에 도착한다(12:10). 2015년 2월 4일자로 게재된 국제신문사의 등산 지도에는 이곳을 주암산이라 하고 있는 반면 국토지리정보원의 지형도에는 여기서 조금 떨어진 곳의 854.7봉을 주암산이라 하고 있으니 어느 말을 믿어야 할까나. 삼각점 및 볼 것 없는 답답한 주변을 확인하고서 앞서 떠난 일행들을 따라 산길을 계속 이어간다(12:13).

 

바로 만나는 이정표가 최정산 헬기장까지 2.19km 남았다고 알려주고 있다. 야트막한 850능선 상의 구릉을 좌사면으로 우회하는 길에는 낙엽만 수북이 쌓여 있고 알게 모르게 지형도 상 주암산도 우회하여 여태까지 올라온 길과는 완전 상이한 넓은 평지같은 안부를 만난다(12:20). 참나무와 단풍나무가 서로 맞붙은 곳의 하단부가 잘려진 연리지를 보면서 가는 산길은 마치 동네 뒷산에 오른 듯한 분위기이다. 잠시 후 짧은 나무계단이 나올 때 우측으로 우회하는 길도 있지만 나무계단으로 올라서니 '최정산 누리길 1-8' 이정표가 서 있는 850능선 구릉으로 최정산 헬기장까지는 1.2km 남았다고 한다(12:29).

 

완만한 산길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최정산 누리길 1-9' 이정표가 서 있는 펑퍼짐한 능선 구릉을 지나는데 884.4봉이다(12:40). 이제 최정산 헬기장까지 0.6km 남은 산길은 평지나 다름없는데 산길 우측에 '山 69 北東 75m ←'라 적힌 대리석판이 보인다. 몇 걸음 안 걸어서 또 '山 69 ㅇㅇ(北東 ?) 42m ←' 가 보이지만 무슨 용도인지 알 수가 없고 산길은 이내 임도와 만나(12:44) 우측으로 걸어가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좌측편 평상에 최정산 목장에서 올라온 B팀과 앞서간 일행들이 보인다(12:48). 다시 모두 만나 운흥사로 하산하기 전 점심 아닌 점심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꽤 흘렀다. 주변을 안 온 듯이 정리하고서 최정산 헬기장을 지나 운흥사로 내려가는 하산길을 다시 시작한다(13:28).

 

평상 쉼터에서 조금 걸어가니 군부대로 이어지는 시멘트 도로를 만나고(13:29) 좌측으로 걸어가 최정산 헬기장에 이른다(13:32). 상당히 넓은 헬기장에는 우리보다 먼저 올라온 MTB 라이더 세 명이 선점하고 있으며 SUV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고 군부대가 자리잡은 최정산(905m)은 눈으로만 볼 뿐이다. 국토지리정보원 2013년 온맵은 북서쪽으로 조금 떨어진 881.2m 봉우리를 최정산으로 표기하고 있지만 2016년 온맵을 보면 국제신문사 등산 지도처럼 군부대가 자리잡고 있는 900능선 봉우리를 최정산이라고 수정하였다. 마지막 후미가 되어 운흥사로 하산하는 산길을 따라 내려간다(13:35).

 

우측의 이정표[←최정산 목장 3.0km ↑운흥사 2.66km | 최정산 누리길 1-10]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내려가는 산길은 부드럽게 시작하지만 백 미터를 지나 만나는 이정표를 지나면 서서히 급해지기 시작하는데 말라버린 계곡을 따라 내려간다. 더불어 너덜같은 느낌을 주는 돌길에 낙엽이 수북히 쌓여 조심스럽기만 하다. 내리막의 하산길은 헬기장에서 차량 회수를 위해 먼저 내려간 참사랑산악회 여성 회원 두 명을 모르고 기다리고 있던 나를 찾아 되돌아 올라왔던 기경환 님과 발걸음이 느린 시인마뇽 고문님이 어우러진 후미가 되어 쉬엄쉬엄 내려간다.

 

광덕사에서 배바위까지 올라섰던 것처럼 급경사의 내리막 너덜길, 중간중간 조성된 쉼터 시설물들을 보면서 내려간다. 해발 고도가 낮아지면서 이정표에 표기된 운흥사까지의 거리도 줄어들지만 걸음 속도가 느린 우리에게는 아직도 멀게 느껴진다. 쓰러져 넘어진 소나무에 머리를 부딪치지 않게 조심스레 통과하는 곳의 '최정산 누리길 1-11' 이정표를 지나면(13:58) 이제는 낙엽으로 미끄러운 산길이 이어지다가 한 자리 수의 나무계단길을 내려선다(14:02).

 

수시로 나타나는 이정표를 벗 삼아 볼 것 없는 계곡능선을 따라 얼마나 내려갔을까, 운흥사까지 0.7km 남았다는 '최정산 누리길 1-13'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숨 한번 고르면서 물 한모금 마시고 다시 하산길을 이어간다(14:40~14:44). 수북하던 낙엽이 어느 순간 없어지면서 다시 너덜길로 바뀌었는가 싶었는데 '최정산 누리길 1-14' 이정표를 지나니 좌측으로 운흥사가 언듯언듯 보이기 시작하더니 잠시 후 좌측으로 방향을 바꾸어 샛길로 나서니 앞서간 일행들이 정토교 앞에 보인다. 너른 공터를 가로질러 내려가 정토교에 도착하면서 오늘 27차 대구팀 합동산행을 마무리한다(15:04).

 

두 대의 차량에 분승하여 광덕사로 내려가는 도로는 주말을 맞이하여 나들이 나온 차량들인지 주차장을 방불케 하고 광덕 주차장에서 차를 회수하여 다시 수성구 두산동에 위치한 조돌해녀 수성직영점으로 이동하는 길 역시 지정체가 심하다. 힘들게 도착한 조돌해녀 음식점에서 해산물을 안주삼아 마시는 소주 한잔은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어 간다. 금년 가을에 경기도 연천의 고대산에서 만날 것을 약속하면서 대구참사랑산악회 회원님들과 작별인사를 나눈 후 동대구역에서 서울역으로 향하는 열차에 승차한다.